[국제時評] 중·남미에서 부는 좌파정권의 전성기
[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콜롬비아에서 역사적인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마르크스주의로 이념화한 게릴라 운동(M-19)의 일원이었고 1990년 무장투쟁을 포기한 극좌파 구스타보 페트로(Gustavo Petro)가 역사상 처음으로 좌파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페미니스트이자 아프리카계 프랜시아 마르케즈(Francia Marquez)가 부대통령이 됐다.
폭력이 일상화되어 있는 콜롬비아의 불안한 치안상황에도 불구하고 높은 투표율을 보이면서 차질 없이 치른 이번 대선은 극좌파의 승리를 더욱 빛나게 했다.
결선투표에서 47,16%를 득표하고 패배한 무소속의 우파이자 포퓰리스트 로돌포 에르난데스는 주저 없이 그의 패배를 받아들였고, 집권에서 물러난 보수와 중도 진영도 승자들을 축하하면서 콜롬비아의 정치적 성숙도를 보여줬다.
이 전례 없는 좌파에 의한 정권교체 변화는 1년 전 콜롬비아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대규모 시위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정부의 의한 기본 식료품에 대한 부가가치세(VAT)의 인상계획은 수만 명의 콜롬비아인 들을 거리로 내몰았고 동시에 코로나-19의 치명적인 3차 유행에 의해 사회는 불안정했다.
이반 대선에 불출마했던 이반 두케(Ivan Duque) 현 대통령은 부가세 인상을 철회하도록 콜롬비아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을 받고 무너졌다. 이것은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깊은 불평등이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콜롬비아 국민들의 저항이 가혹하게 탄압을 받으면서 2019년과 2020년 칠레에서 일어났던 시위를 되풀이하는 양상으로 확대되었으며 신자유주의 발전의 모델을 지향했던 콜롬비아 우파정권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평등의 확대에 국민적 저항을 받은 것이다.
2021년 12월 남미 칠레의 가브리엘 보릭(Gabriel Boric)의 좌파에 의한 정권교체와 이번 콜롬비아의 정권교체에는 그 과정에서 흡사한 점이 많다.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에서도 최근 몇 년 동안 확인된 라틴 아메리카에서 좌파의 급증은 실제로 일반적인 사회현상이 됐다.
그것은 또한 오랫동안 지배적이었던 보수적인 가톨릭과의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부로 작용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도 이번 가을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이러한 좌파적 움직임이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빈곤의 증가에 직면한 베네수엘라 역시 오랫동안 불평등 감소의 구실로 사회를 황폐화시킨 라틴 아메리카 우파에 등을 돌리고 다시 좌파적 움직임에 합류하고 있다.
그러나 칠레에서 좌파정권을 수립한 가브리엘 보릭 대통령이 당면한 어려움에서 보듯이 선거에서의 승리 후의 기쁨보다 더욱 가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중남미에서 고질적인 정치·경제적 환경이 반복된다는 사실이다.
다가오는 8월에 콜롬비아 대통령에 취임하는 구스타보 페트로 신임 대통령 역시 암울한 세계경제의 전망과 극단으로 분열된 국가, 그리고 의회의 여소야대의 정치적 환경에 의해 불안하고 힘겨운 좌파정권의 시작이 될 듯하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