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무너지는 서구 패권, 심상치 않다
중국과 러시아 위시한 브릭스 국가들의 선전, 다변화 외교 전략 필요
[시사뉴스피플=한장선 선임기자] 자원 부국들로 결성된 브릭스(BRICS)가 역내 교역에서 달러 결제 비중을 크게 줄임에 따라, 사실상 '달러의 종말'을 맞이하는 형국이다.
러시아가 방아쇠를 당겼다. 우크라이나 영토 내 특수군사작전 이후 영미권을 중심으로 한 국가들은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선포했다.
이에 러시아는 유럽으로 통하는 가스관을 잠궜고, 벌써부터 전력난을 겪고 있다. 유럽의 겨울은 어느 해보다도 더욱 차가울 전망이다.
미 재닛 앨런 재무장관이 원유가격상한제 카드로 나름 반격을 해보는 모양새나, 자원이 빈곤한 국가들은 결국 을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도리어 배럴당 400달러까지 올라갈 수도 있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존 국제거래 스위프트(SWIFT) 시스템에서 러시아가 탈퇴를 선언했고, 거래 대금으로 자국통화인 루블화로 결제하게 함으로서 사실상 달러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문제는 이러한 선언을 한 국가들이 러시아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브라질, 인도, 중국 등은 물론이고, 브릭스에 가입하려는 이란과 아르헨티나까지 서구권이 주축이 된 G7과의 정면대결에 합류함에 따라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는 끝났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미권 국가들과 대척점에 선 중국과 러시아가 갈수록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모양새다. 바이든의 잇단 실정(失政)으로 갈데까지 간 미국과 보리스 존슨 총리가 낙마한 영국, 그리고 같은 위기에 몰린 서구권 국가들의 추락과 맞물려 다극화체제를 공고히 하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다변화된 외교가 절실하다. 당장에 일본만 보더라도 그렇다.
영미권 국가들의 입장만 대변하다가, 러시아로부터 원유와 천연가스가 끊김은 물론 사할린2 LNG프로젝트 참여도 무산당해 궁지에 몰린 이웃국가의 전철을 밟으면 안 될 것이다.
국제사회에는 선악도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 급격히 국제정세가 변하는 이 때 지혜로운 판단이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