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했던 녹조, 부산시상수도본부의 위기 대응 빛나
박진옥 본부장 “취수탑 설치로 녹조 걱정 덜 것”
[시사뉴스피플=박용준 기자] 지난해 겨울과 올해 봄까지 이어진 가뭄, 여기에 여름 장마 또한 강수량이 적어 낙동강에 발생한 녹조가 어느 해 보다 심각했다. 이에 부산시민들의 걱정은 클 수 밖에 없었다. 과연 내가 마시는 물에 독소물질이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 박형준 부산시장도 매리취수장과 덕산정수장을 방문해 녹조 대응 상황과 정수처리공정 전반을 점검하기도 했다. 실상은 독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깨끗한 수돗물이었다. 이는 부산시민들의 마시는 물을 책임지는 부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본부장 박진옥)의 남다른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있기에 가능했다.
부산은 낙동강 하류에 위치한 도시라 늘 마시는 물에 대한 걱정이 크다. 여름이면, 특히 강수량이 적은 해일수록 시름이 깊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언제나 걱정은 기우에 불가했다. 유난히 녹조가 급증한 올해에도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의 저력이 빛났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는 취수원에서 고농도 남조류 발생에 따라 조류감시 주기를 강화해 남조류 개체수를 매일 검사했다. 또한 조류 유입 차단막과 살수시설을 운영하는 등 염소처리와 오존처리 등 정수 공정을 강화했고,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 5종을 완전히 제거했다.
박진옥 본부장은 “올해 강수량이 유난히 적었다. 예년 5월에서 7월 대비 60%에 불과했고, 이른 폭염으로 남조류가 급격이 증식했다”며 “다행히 부산시가 자랑하는 고도정수처리 시설로 시민들에게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부산은 세계보건기구의 먹는 물 가이드라인 보다 많은 항목에 대해 엄격한 수질검사를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덕산정수장과 화명정수장에 분말 활성탄 투입·저장시설을 설치하고 7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이 시설은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유해화학물질 제거와 염소 소독으로 발생하는 부산물 저감에 따른 맛과 냄새 유발 물질 제거 등에 활용된다.
조류 발생 3단계 대응전략도 마련했다.
박진옥 본부장은 “조류유입 최소화를 위한 매리 취수구 도류벽과 조류차단스크린 설치(‘20년~’24년)와 맑은물 확보를 위한 취수원 다변화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 수돗물인 ‘순수365’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깨끗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미국 국가위생재단(NSF)의 수질검사에서도 증명됐는데, 총 191개 항목의 검사결과 수질기준을 모두 통과했다.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만전
앞으로 부산에도 원수가 좋은 물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지난 6월 30일 ‘2022년 제2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낙동강 먹는 물 공급 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부산은 경남 합천군의 황강 물과 창녕 강변여과수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합천 황강 복류수와 창녕 강변여과수를 개발해 부산과 동부경남에 일평균 90만t을 공급하기 위한 취수시설 및 관로 102.2km를 건설하게 된다.
박진옥 본부장은 “부산시민들의 숙원사업이 정부사업으로 진행되게 됐다”며 “수십년간 원수 문제로 고통받아왔던 부산시민들에게 희소식이자, 발맞춰 보다 깨끗한 물 공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해 부산시상수도본부에서도 나섰다. 2024년을 목표로, 녹조를 대비한 취수탑을 설치할 예정이다. 취수탑의 성공사례는 이미 회동수원지에서 증명이 됐다. 회동수원지는 취수탑을 통해 수심 깊은 곳에서 물을 빨아들인다. 보통 조류가 1~5m에 서식하니, 혹 조류가 유입되도 극소량이며, 고도정수처리로 안전한 물을 공급할 수 있다. 실제 최근 심각한 녹조에도 회동수원지에서 취수한 물은 독성물질이 없었다.
이물질 유입 원천 차단을 위한 ‘미세여과망 설치’도 진행할 예정이다. 2년 전 인천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 돼 전국이 떠들썩했다. 부산시상수도본부도 재발을 막기 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진옥 본부장은 “부산시민들을 위한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 중 하나인 ‘황령산 터널배수지 건설사업’이 추진 중에 있는데, 조속한 시공으로 남구와 수영구 주민들의 숙원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황령산에 배수지 용도로 초대형 터널을 뚫는 프로젝트로, 터널 길이는 약 1.2㎞, 시설용량은 7만5000㎥다. 추정 총사업비는 총 1271억원이다. BTL 민간제안 방식이며, 부산시는 GS건설 컨소시엄과 늦어도 내년 1분기 중 실시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사업이 완공되면, 가정물탱크는 사라지고 직결급수가 된다. 노후 정수장 개량이나 시설용량 축소 등 예산 절감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