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도반 카라지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체포된 후

수배 중인 세계적인 전범 6인에 관심 집중

2008-09-02     장정미 기자
보스니아 내전 당시 ‘인종청소’의 주범으로 수배를 받아온 라도반 카라지치(63)가 신출귀몰한 도피 행각 끝에 7월 21일 체포됐다. 1995년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로부터 기소된 지 13년 만이다.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였던 카라지치는 3년에 걸친 내전 기간 중 스레브레니차에서의 이슬람계 8000명 학살 등 반인도주의적인 전쟁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현재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카라지치는 90년대 초 유고연방 해체 과정에서 보스니아가 독립을 선언하자, 연방 잔류를 바라는 밀로셰비치의 지원을 받아 내전을 일으켰다. 내전 중 스레브레니차에서 8000명에 달하는 보스니아 무슬림 남성들을 살해한 혐의와 사라예보를 폭격하고 284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을 인간방패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ICTY에 의해 기소됐다. 95년 데이턴 평화협정 이후 대통령직에서 축출된 카라지치는 어린 시절을 보낸 몬테네그로의 북서부 산악지대에서 도피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80명의 세르비아 준군사조직 대원들의 보호를 받았던 카라지치는 비교적 자유롭게 생활하며 국제사회를 비웃었다. 라도반 카라지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가 체포된 후 지난 7월 31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의 뒤를 이을 ‘응징 대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인터넷판은 지난 8월 ‘수배 중인 세계적인 전범’6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오마르 하산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 지난 7월 14일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알 바시르를 현직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기소했다. 그에게 붙은 혐의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수단 다르푸르에서 벌어진 학살을 포함한 3건의 대량학살과 5건의 인권침해, 2건의 살인 혐의 등 모두 10건이다. 알 바시르 대통령은 “수단을 갈라놓으려는 음모”라고 반발하고 있다. 군 출신으로 89년 쿠데타로 집권한 알 바시르는 다르푸르에서 벌어진 인종청소의 원흉으로 지목된다. 바시르 대통령은 1989년 집권한 뒤 수단 서부의 다르푸르에서 ‘인종청소’를 자행했으며, 희생자 수는 공식적으로는 3만5000명, 비공식적 추산으로는 정부군과 아랍계 잔자위드 민병대에 학살된 민간인만 30만명에 달한다. 참상을 피해 난민촌에 정착한 이들 중에서도 250만명 이상이 정부군이나 민병대의 성폭행과 고문에 시달리고 있다.

◆우간다 반정부그룹 지도자 조지프 코니=2005년 전쟁범죄와 인권침해로 ICC에 의해 기소된 조지프 코니는 현재 170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려있다. 코니가 이끄는 ‘신의 저항군(LRA)’은 우간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수단과 콩고민주공화국 등을 거점으로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하고 소년을 납치해 소년병으로 이용하는 비인도적인 만행으로 악명을 떨쳐 아프리카 소년들에게 악명이 높다. 그가 이끄는 LRA는 2만5000명 이상의 소년·소녀를 납치해 전사로 이용했다. 소년병들은 폭력에 시달리면 잔인한 훈련을 받았다. 훈련 과정에서 동료 소년병을 죽이기도 했다. 소녀병사들은 성폭행에 시달렸다. 조지프 코니는 포린폴리시가 꼽은 ‘최악의 종교 지도자 5인’에도 선정된 인물이다.

◆라트코 믈라디치 세르비아계 군사령관=보스니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 군사령관이던 믈라디치는 카라지치와 함께 8000여명에 이르는 이슬람계 주민들을 학살한 당사자로, 1995년 대량학살 등의 혐의로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 의해 전범으로 기소됐다. 믈라디치는 1992~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카라지치 휘하의 세르비아군 사령관으로 활동했다. 이슬람교도 남성 8000여명이 희생된 ‘스레브레니차 대학살’을 직접 주도했다. 95년부터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가 수배령을 내렸으며 전쟁 당시 반인도적 범죄와 학살 등 총 15건의 혐의를 받고 있다. 믈라디치에게 붙은 현상금은 600만유로(약 95억원)에 이른다. 2001년 베오그라드에서 목격됐다는 증언도 있지만 10년 넘게 꼬리를 밟히지 않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믈라디치가 세르비아 군부의 보호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를 잡는 일은 카라지치 체포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믈라디치는 정치적 후원 조직이 와해됐고 유럽연합(EU)이 세르비아에 그를 체포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붙잡힐 것으로 보인다.

◆아리베르트 하임=살아있다면 94세의 고령이다. ‘죽음의 의사’ 혹은 ‘마우타우센의 도살자’라고 불리는 하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 마우타우센 유대인 포로수용소에서 유대인들에게 마취제 없이 장기를 제거하거나 독극물을 주입하는 등 극악무도한 생체실험을 자행했다. 하임을 추적하고 있는 독일 정부 등은 하임이 그의 딸이 살고 있는 칠레에 숨어 살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임에 걸려있는 현상금은 49만5000달러다.

 

 

◆펠리시앙 카부가=르완다의 기업가인 카부가는 르완다 대학살 사건의 배후로 세계적인 전범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인종갈등에서 촉발돼‘인종청소’로 번진 르완다 분쟁으로 8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콩고민주공화국 반군그룹 지도자 보스코 은타간다= ‘터미네이터’라는 별명을 지닌 은타간다는 이미 ICC에 의해 구금된 토머스 루방가(47)와 함께 소년병들이 전투에 참가하도록 지휘했으며, 이들이 벌인 종족 분쟁으로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약 5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NP < /P> < /P> <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