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그들, 공무원! 이제 그들을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 시대!

땡땡이와 뇌물은 이제 그들에겐 필수! 공무원, 그들의 기막힌 속사정!

2008-10-02     김희준 기자
지난 7월 서울시의회 김귀환 의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돼 공무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에 또 다시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취업난이 날로 심각해져 가면서 공무원 시험으로 취업난을 헤쳐 보려는 젊은 청년들이 많이 있지만, 그들의 내면에는 '공무원은 땡보'라는 인식 또한 적지 않다. 국내 정관계 고위 공무원 숫자의 50%가 강남에 거주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공무원들의 청렴도는 이미 바닥을 친 지 오래다. 또한 우리나라가 이제 순 채무국이 됐다는 사실은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올 1분기 우리나라가 외국에 진 빚이 빌려준 돈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했기 때문. 참여정부 이래 약 2000조 이상 땅값과 집값의 폭등, 빈부격차 및 양극화 심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와 가계 부채 등 서민들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지만, 공무원들의 바닥은 그야말로 깨지지 않는 두꺼운 빙하판이다.

일본의 경우, 1997년 85만 2천명이던 공무원의 숫자가 2007년 32만 6천명으로 10년 동안 무려 52만 6천명이나 감소했고, 지방 의원들은 연간 평균 340만엔(3400만원)의 월급을 폐지하고 의정 활동시에만 하루 3만엔(30만원)의 '일당'을 받고 있다. 하는 일 없이 재정만 악화시킨다는 일본 국민들의 따가운 여론과 눈총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인식이 많이 바뀐 것도 큰 몫을 했다. 또한 음주운전 적발시 무조건 면직될 뿐만 아니라, 함께 동승했거나 술을 권했던 직원 역시 관여 정도에 따라 면직, 정직, 감봉 등의 경고 조치가 취해진다고 하니, 일본의 공무원들은 여간 청렴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을 정도이다.

비교당하지 싫으면 비교당할 일을 하지 말라!
일본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반감의 요소일 수 있겠지만 비교를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약 3배 정도의 인구를 가지고 있지만 공무원 수는 오히려 우리나라가 약 3배 정도가 많으며, 2007년 이들의 인건비만으로 무려 23조 4000억 원이 지출됐다. 2007년 우리나라 국가부채 총액이 302조원임을 감안하고 공무원 수가 지금의 절반이라고 가정했을 때, 국가 재정에 얼만큼 보탬이 될 수 있었을지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위원회 공화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부 부처 산하에 440여 개의 위원회가 난립하고 있으며 이 위원회에 속한 위원 수만도 1300여 명에 이른다. 이 위원회들이 이렇게 유지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국민들의 아까운 세금 덕택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 이 중 185개 위원회에서 설치 및 운영 상의 문제점이 적발됐고 대통령 소속 11개 국정 과제 위원회 가운데 절반 가량은 법률적 근거조차 없는 불량 위원회라는 사실도 적발됐다. 한 마디로 국민들은 뼈빠지게 일해 공무원들을 먹여 살린 꼴이 된 것이다. 공무원들의 혈세 낭비 실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직도 뇌물 수수 혐의로 심심치 않게 언론에 노출되는 공무원들이 있는가 하면, 회식 및 개인적인 술자리까지 야근으로 몰래 체크해 야근 수당을 챙기는 공무원도 있다. 특히 근무 허위 기재는 이제 시청 및 구청의 고질적인 병폐로 드러나고 있는데, 5급 공무원의 경우 한 달에 약 60만원, 9,10급 공무원도 약 3,40만원 상당의 야근 수당을 이런 식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한다. 공무원들이 빼먹는 국민들의 혈세가 도를 넘어섰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뒤늦게 각 시청 및 구청에서는 진상 조사 및 해당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가 내려졌지만 이마저도 솜방망이 징계가 아니냐는 불만의 소리 또한 높아져 가고 있다. 공무원들의 실태를 자세히 알고 있는 한 네티즌은 “서울시청 뿐만 아니라 각 구청, 동사무소 심지어 파출소까지 허위 근무 기재로 새버린 국민들의 소중한 혈세가 이미 수조 원이다. 세금이 세금답게 쓰여져야 세금 아닌가?”라는 개탄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서울 시청의 한 공무원은 “사실 누군들 그렇게 하고 싶지 않겠는가? 한 달에 몇 십 만원이면 가뜩이나 아이들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는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차라리 내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일이 있더라도 국민들이 낸 혈세를 낭비하는 것은 분명 큰 잘못”이라고 말했다. 모든 공무원이 그러는 것은 아니고 일부 공무원들의 잘못이지만 그런 공무원들 때문에 공무원의 이미지가 더 나빠질까 염려하기도 했다.

미미하기만 한 개혁의 효과
지난번 발표된 서울시 공무원 3년 내 직원 13% 감축안이 현재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지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나라 경제 및 국가 경쟁력이 현재 바닥난 상태임을 알 수 있는데 국가 부패지수를 보더라도 웬만한 아프리카의 국가보다도 떨어지고 국가 경쟁력을 보아도 어떻게 다시 끌어올려야 할지 난감한 상황에 정말 부패와 비리로 찌든 공무원들은 놔두고 취업한 지 3년 이내의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감축안을 발표한 것은 매우 퇴행적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한 네티즌은 “현재 서울시 공무원들의 모습은 마치 언론 권력의 공기업 KBS가 어떤 구조조정이나 개혁도 하지 않은 채 편하게 시청료를 올리고 겉만 요란하게 포장한 후 광고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중산층 임대아파트 계획에서도 그 실태를 엿볼 수 있는데 평균 기준을 40~50평으로 잡은 것은 중산층과 서민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계획으로 또 한번 원성을 사고 있는 것. “대체 중산층의 기준을 알기나 하는지 의심스럽다”라는 서민들의 원성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공무원들의 일상은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의 행태,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의 서남표 총장은 올초 재임용을 신청한 교수 25명 가운데 연구실적이 부진한 6명을 탈락시키고 다른 2명에 대해서도 2년 내 기대 수준의 연구성과를 내지 못하면 퇴출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연구, 강의 실적 심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교수 15명을 탈락시킨 바 있었던 서남표 총장의 이런 모습은 거듭된 자정과 변신의 노력이 대학 사회를 리드하고 있다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 공무원들은 어떨까? 심각한 청년실업으로 인해 젊고 활기찬 청년들의 열정과 기능이 발휘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공무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고용의 안정과 퇴직 나이 등을 이유로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물론 한국과학기술연구원처럼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탈락시키라는 것이 아니다. 최근 공무원들 역시 업무 성적을 반영해 저조할 경우 퇴출 대상으로 올린다는 보도를 한 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부패와 비리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그럴수록 안정된 직장과 보수 그리고 각종 특혜에 눈먼 공무원들은 ‘혈세는 공돈’이라는 생각에 더욱 부패와 비리에 파고들 수밖에 없다. 근본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백만 명이 넘는 참신하고 혈기왕성한 청년들이 직업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그들의 부패와 비리를 눈감아주기엔 그들의 미래가 너무 암울하기만 하다.

대책은 없는가?
간단하다. 혈세를 내야 하는 국민의 입장에서 부패와 비리, 무능력 등으로 판명된 공무원은 과감히 끌어내고 새로운 피를 수혈하면 된다. 고의성 잘못은 공직 생활에 가당치 않은 얘기다. 공무원들의 혈세 낭비와 태만한 근무로 인해 이미 신뢰는 깨진 지 오래다. 일본의 경우를 자꾸 들어서 필자도 기분이 좋진 않지만, 근 10년간 공무원의 수를 반 이상 줄이고 혈세 낭비를 최소화한 그들의 모습을 배울 필요가 있다. 당장은 어렵고 고통스러울지 몰라도 전체를 위해서 그리고 장기적인 측면을 생각해 봤을 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반드시 무능력한 공무원의 퇴출이라는 과감한 카드를 꺼내야 할 것이다. 또한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의 경우처럼 핵심을 정확히 짚어낸 후 냉정하고 확실한 개혁을 단행하는 것 역시 공직사회에서 본받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발전이라는 깃발을 들고 개혁을 하는 앞서가는 지도자가 있어야 사회는 발전할 수 있고 국민들은 신뢰를 하며 따라갈 수 있는 것이다. 감언이설의 말 한마디보다 끝까지 곧고 정직하며 적극적인 행위를 보여야 한다. 특히 국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혈세는 아무리 위에서 잘 쓰고 있다고 해도 부지불식간에 사방에서 빼내고 있다면 모든 노력은 헛수고가 된다. 이것을 다시 고치고 제대로 수정하려면 시간적 소비는 물론이고 몇 번의 혈세 낭비를 거듭해야 하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올바른 개혁과 과감한 퇴출로 국민의 비난과 불신을 불식시켜야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우리나라는 이제 채무국이다. 외국에서 빌려 쓴 돈이 빌려 준 돈보다 더 많다는 얘기다. 왜 우리가 외국에서까지 돈을 꿔가면서 경제를 유지해야 하는가? 과연 지금 어디선가 몰래 국고를 낭비하고 있는 자가 있지 않은지 주변을 돌아보는 자세가 절실한 때이다. 비 온 뒤 땅이 더 굳어지듯,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개혁의 강도가 더 클수록 그 다음 펼쳐지는 국민들의 생활은 한결 편해진다는 사실을 공무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