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고 있는 현 정부의 모습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껴

국민들을 위한 진정한 정치를 위해 뛰고 또 뛰는 우리 시대의 정치인 민주당 사무총장 이미경 의원

2008-11-04     김희준 기자
민주당 내에서 작지만 조용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9월 30일 민주당 내 뜻을 같이한 여러 의원들은 ‘민주연대’ 발족식을 갖고 앞으로 국내 현안에 대한 여러 문제들을 함께 의논하고 집행해 나가기로 한 것. 이름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는 여러 의원들 가운데 민주당 현 사무총장 이미경 의원의 행보가 특히 돋보이고 있다. 국회에도 점점 여성의원의 수가 늘고 있지만 아직 입지가 좁은 여성의원의 정치생활에 큰 힘이 되어준 민주당 사무총장의 자리.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도 어렵지만 그 위치를 지키는 것 역시 어렵다는 옛말이 이미경 의원도 피해가지는 못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미경 의원은 현 정부에 대해 또박또박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외치는 당찬 정치인으로 민주연대에서도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으며 여성의원이기에 여성의 권익을 위해서도 앞장서고 있다. 국정감사 및 기타 의정활동으로 인해 매우 빠듯한 일정이지만 본지의 인터뷰에 성실히 응해주는 꼼꼼함까지 보여준 이미경 사무총장의 정치 생활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본다.


1. 1996년 처음 제 15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입당하시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1996년 통합민주당(일명 꼬마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당시 꼬마민주당은 노무현, 제정구, 이철 등 개혁적인 정치인들이 탈 지역주의 정당을 목표로 만들어진 정당이었기에 흔쾌히 입당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여성운동, 시민운동을 해왔기에 그 연장선상에서 국회에 들어가 여성의 권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당 지도부(조순 총재)가 한나라당과의 합당을 선언하면서, 비례대표로서 당적 선택의 자유가 없는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한나라당 의원이 된 것이죠. 당적변경으로 심적 갈등이 많았지만,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합니다.

2. 2004년에는 열린우리당, 2008년에는 현재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옮겨 오셨습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이미경 사무총장님의 정치 색깔과 어떤 점이 달라서 지금의 민주당으로 옮겨오시게 되었습니까?
1999년 동티모르 파병동의안 표결 때 저는 한나라당의 당론과 달리, 동티모르인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파병안을 찬성했는데, 그 결과 당으로부터 제명조치를 당했죠. 국회의원의 소신투표가 보장되지 않는 우리 정당문화의 폐단을 여실히 보여준 일입니다. 그 이후 민주당 비례대표로 16대 국회에 다시 들어오게 되었는데요,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당 개혁방향을 놓고 의견이 갈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갈라졌다가, 지난 대선 참패 이후 민주당으로 다시 통합된 것입니다. 한나라당과는 분명 가치나 노선이 달랐기 때문에 출당을 당했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원래 한 식구였기 때문에 다시 합치는 것이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씀드립니다.

“개혁적인 정치인들이 계파를 초월한 모임이 바로 ‘민주연대’이다”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전반에 대한 새로운 대안과 방법을 모색할 것”


3. 지난 9월 30일 발족식을 가진 ‘민주연대’에 대해 자세히 말씀 부탁드립니다.
민주연대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전직 의원 등이 중도적 진보주의에 입각하여 한국사회의 개혁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 만든 자발적 정치단체입니다. 지난 10년간 여당체질에 익숙해져 있던 민주당이 이제 야당으로서 보다 분명하고 확실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서 개혁적인 세력들이 계파를 초월하여 뭉쳤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4. 혹자들은 민주연대가 민주당을 모태로 분리돼 나온 또 다른 민주당이라는 느낌을 가진다고들 합니다. 사실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민주연대가 민주당 내에서 어떤 부분을 어떻게 진행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당 사무총장이지만, 민주연대 고문직을 수락할 수 있었던 것은 민주연대가 또 다른 당내 분파가 아닌, 당의 외연을 확대하고, 대여투쟁을 효과적으로 잘 조직할 수 있는 그런 조직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계파초월, 상호 치열한 소통, 대안과 비전 중심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일부 걱정스런 우려는 기우에 기칠 것으로 믿습니다. 앞으로 민주연대는 위기에 처한 한국사회의 정치, 경제 전반에 대한 새로운 대안과 방법을 모색할 것이고, 특히 국민생활과 직결된 생활 정치적인 사안들도 적극 발굴하여 정치적 의제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5. 처음 민주연대를 생각해 내신 분은 어떤 분이시며, 발족식에 모인 분들은 어떻게 민주연대에 합류하시게 되었습니까?
지난 총선에서 아깝게 떨어진 김근태 전 의장이 촛불시위에서 나타난 민심을 보면서 우리도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 끝에 모임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여하신 대부분의 의원, 지역위원장들도 앞서 제가 언급한 바와 같은 심정으로 모임에 합류하신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6. 민주연대는 특히 현 정권에 대해 '민간독재'라는 다소 거친 수식어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물론 민주연대가 현 정권에 크나큰 도움이 될 거라는 의견도 지배적이지만 수식어의 뉘앙스는 '항쟁, 투쟁'의 느낌이 듭니다. 현재 이명박 정부에 대한 이미경 사무총장님은 어떤 느낌을 가지고 계신지, 그리고 민주연대에서 현 정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명박 정부는 스스로 경제대통령, 실용정부를 자처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보다는 언론장악, 네티즌 탄압, 공안정국 조성, 좌우이념대결과 같은 과거 군사독재가 쓰던 통치수법을 부활시켜왔습니다. 이게 무슨 실용입니까? 비겁한 짓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말로는 국민을 섬기겠다고 하면서 뒤에서 이런 식으로 국민의 눈과 입을 봉하려 든다면 국민은 저항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철학의 부재입니다. 오늘은 국민통합을 역설하고 내일은 좌파척결을 주장하는 식입니다. 한마디로 일관성이 없다고 볼 수 있죠. 정치에서 대통령이란 회사를 경영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보다 복잡하고 미묘한 일종의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성격입니다. 다양성의 조화, 중용과 통합의 리더쉽을 발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며 자기 편만 감싸는 정치를 한다면 분명 실패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것은 좌파든 우파든 마찬가지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주변에 진언을 할 참모가 없어 안타까워”

7. 언론사 장악, 사이버모욕죄 신설 등 현 정부의 몇몇 진행 상황에 대해 이미경 사무총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이 문제인지, 이대통령이 원래 그런 식으로 정치를 하는 사람인지 솔직히 헷갈립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시위 때 청와대 뒷산에 올라서 아침이슬을 불렀다고 하지 않았나요? 대학생 시절에는 한일합당 반대시위 하다가 구속되기도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이명박 대통령 본인은 민주적 가치, 자유와 인권을 옹호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지요. 그런데 지금 통치행태를 보면, 자유나 민주주의 가치와는 아주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변의 참모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이죠. 현재 이명박 대통령 주변에는 대통령에게 진언을 할 참모가 없습니다. 모두가 일명 ‘예스맨’이 아닐 수 없습니다. 회사 CEO로서 지시하면 따르라는 식의 통치스타일은 자신들의 참모에게나 통하지 국민들에겐 통하지 않습니다. 촛불시위로 그렇게 큰 혼란을 겪었으면 이제 정신을 차릴 만도 한데 아직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8. 한나라당이 지난 선거에서 독식을 하며 민주당의 입지가 좁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민주연대는 그 부분에 대한 대안을 어떻게 마련하고 있습니까?
의석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80여 석은 그렇게 작은 의석이 아닙니다.
열린우리당도 창당 초기 40여 명의 국회의원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정신을 어떻게 반영하고, 관철하느냐의 문제죠. 한나라당은 역대 가장 많은 의석수를 가지고 있고, 선진당까지 보수적인 정당이 원내 2/3를 점유하고 있습니다만, 국민여론은 원구성과는 아주 다른 양상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사회가 역동적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국민의 요구, 시대정신을 어떻게 포착하고 그것을 어떻게 정책화하느냐의 경쟁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9. 환율 폭등, 주가 하락,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현재 경제 상황은 특히 서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현 정권의 경제정책이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잘못돼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은 ‘부자감세’, ‘규제완화’가 그 핵심인데, 이 정책은 한마디로 거꾸로 가는 정책입니다. 지금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 시장만능주의의 실패입니다. 신자유주의를 기치로 규제완화, 감세 등을 내세운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의 실패를 보면서 공정하고 안전한 시장을 위한 새로운 규제안들을 전 세계가 연구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는 미국이 걸어왔던 실패의 길을 답습하려고만 하고 있으니 답답합니다. 위기일수록 서민을 살리는 정책을 펴야합니다. 그러자면 부자감세가 아닌 서민감세를 해야 합니다. 종부세를 없앨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세를 인하해서 물가를 대폭 낮춰야 합니다. 금산 분리 완화, 산업은행 민영화 등 규제완화 조치들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합니다. 한미FTA도 서두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0. 앞 질문과 연관되는 질문입니다. 현재 국민들이 애타게 바라고 있는 것은 대운하도 아닌, 4강 외교도 아닌 새로운 경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선거 때까지 국민들의 마음을 민주당으로 움직이기 위해 민주연대가 생각하고 있는 비전이나 기타 정책들을 말씀해 주십시오.
물론 4강 외교도 잘해야 합니다. 경제는 독립적인 변수가 아니라 정치, 외교 등과 유기적인 연관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유일한 분단국인 우리나라의 특성상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는 한국을 안전한 투자가 가능한 국가라는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민주당은 한반도의 평화가 경제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보고 대북화해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정책이고, 수출 중심 대기업에 국한된 정책이 아니라 중소기업, 자영업을 보호 육성하는 정책이 바로 민주당의 정책입니다. 부동산 투기가 난무하는 졸부들의 나라가 아닌 일하는 중산층, 서민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위해 민주당은 일하고 있습니다.

11. 최근 러시아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한반도 주변 4강 순방에 대해 여쭤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일본 순방 전 이미경 사무총장님께서는 위안부 문제를 깨끗이 해결하고 돌아오라는 성명을 내셨습니다. 위안부 문제에 특히 더 신경을 쓰신 이유와 이번 외교의 결과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위안부 문제는 독도문제와 마찬가지로 과거의 잊혀진 일이 아닙니다. 작년 미국 하원에서도 결의안이 통과된 바가 있듯이 일본이 정식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받고 배상하지 않으면 끝날 일이 아닙니다. 할머니들이 한 분 두 분 돌아가시고 계신데 정부와 시민사회 모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드릴 수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4강 외교는 자원외교, 실용외교 운운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미국 보수파에 경도된 외교정책을 펴고 있으니까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곱지 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맹관계의 강화는 조용하고 내실 있게 하면서 균형감각을 유지해야 합니다. 특히 북한과의 신뢰회복을 위한 조치들 매우 시급한 일입니다.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 결정을 계기로 대통령이 6.10, 10.4 합의, 존중하고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합니다.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정부 스스로 북한의 통미봉남정책에 말려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시어머니, 남편 그리고 두 딸에게 늘 고마운 마음”


12. 이미경 사무총장님의 개인적인 질문입니다. 가정에서 이미경 의원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현재 시어머니 모시고 있으며, 두 딸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로서 평범하게 살고 있습니다. 남편과 시어머니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제가 있겠습니까? 늘 그분들에게 고마워하면서 책임감 있게 일하려 하고 있습니다.

13. 민주당 사무총장직을 맡은 최초의 여성 의원으로서 어려웠던 점이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4선중진의원이 사무총장을 맡는다는 것이 다소 파격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만 당을 재정비하고 안정되게 이끄는 일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사무총장을 맡았습니다. 당 통합과정에서 과도하게 늘어난 사무처 당직자 구조조정 문제가 제일 힘들었지만,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시스템을 도입하여 큰 무리 없이 구조조정이 완료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14. 마지막으로 이미경 사무총장님께서 가지고 계신 정치적 비전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저의 정치의 좌우명은 "어떤 자리에 앉을 것이냐"가 아니라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느냐"에 있습니다. 목소리 높여 주장하는 사람은 많아도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는 사람은 적은 게 한국정치인의 현주소라고 봅니다. 저는 조용하면서도 실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정치인이 되려고 합니다. 주부이자 학부모로서 생활정치의 새로운 전형을 창출해 나갈 것입니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