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등 농업학교로 가고 있는 공주생명과학고 교육 혁신

2024-10-16     김시동 기자

학생중심 교육과정 운영 후 농업계 취업률 1위, 영농학생축제 충남 1위 결실

공주생명과학고등학교 김용정 교장선생님[사진=시사뉴스피플]

[시사뉴스피플=김시동기자] 공주생명과학고등학교(교장 김용정)는 디지털전환시대 지속가능한 AI기반 농업교육 요구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로 학생 수 급감이 예측되는 상황속에서, 개교 100주년을 준비하는 학교가 택한 항로는 전국 1등 농업학교로 가는 변화였다.
전국 1등 농업학교로 가기 위해 학교 구성원들과 함께 끌어낸 근본적인 질문은 첫째, 내가 근무하고 싶은 학교는?, 둘째, 동료 교사와 함께 하고 싶은 것은?, 셋째, 학생들과 함께 하고 싶은 교육 활동은?, 넷째, 학생들에게 어떤 힘을 길러주고 싶은가? 였는데 핵심은 학생이 중심이 되는 교육과정의 운영과 수업이었다.

 공주생명과학고는 인성과 핵심역량을 갖춘 창의적인 농생명산업 인재 육성을 목표로, 치유농업, 축산자원개발, 농산업기계 및 식품가공 분야에 중점을 두고 교육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교육과정 운영을 학생 중심으로 개편하고, 학교 변화를 학생회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이끌어 냈다. 그 결과 2024학년도에는 모집정원 100% 충원 성공과 더불어 농업계 취업률 1위라는 성과까지 달성했다. 숫자만으로는 모두 설명되지 않는 공주생명과학고의 변화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 재정비로 농업계취업률 1위 등극
직업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역의 특성을 살린 교육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10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학교가 문을 닫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공주생명과학고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학생 수 급감 속에서 학교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차별화된 교육과정과 내실 있는 학사운영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인지했다. 이에 김용정 교장은 교직원 설문조사 결과 생활지도 문제가 가장 크다는 인식하에 담임교사 중심 사무분장을 실시하여 담임에게는 다른 업무를 부여하지 않고, 오직 학생의 진로와 생활지도를 책임지는 조직 체계를 도입했다. 그 결과 학교폭력과 교권침해가 거의 없는 학교로 탈바꿈 하였다. 
즉, 교사들이 학생들의 전반적인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고, 학생들에게는 더 많은 주도권을 부여하여 변화를 유도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이런 계획을 구체화하기 이전에 김용정 교장의 포부는 다음과 같다.
“1등 농업학교로 가는 길은 교무조직을 업무중심 조직에서 수업중심 조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의 생활지도가 우선이고,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온전히 헌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진정한 학생 중심 교육을 실현하려는 노력이 가능하다고 느꼈답니다."
학생이 중심이 되는 교육이라는 명확한 비전하에 시작되었던 공주생명과학고의 변화는 성과로 이어졌다. 최근 10년간 미달되던 신입생 정원이 100% 충족되었고, 충남 농업계학교 취업률 1위, 충남영농학생축제 1위로 이어지고, 교사 주도형 행사를 선출된 학생회 중심의 학교 행사로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학교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본관 1층에 공생관(홈베이스)을 개관하여 학생들이 쉬고, 즐겁에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다. 
또한, 육아를 병행하는 교사들의 경우 이른 아침 출근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상황을 배려하는 사무분장을 마련하여 육아문제로 출퇴근이 어려운 교사에게 육아시간을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교사들의 상황을 고려한 조직 개편은 교사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학생 중심의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마침내 학생중심의 교육, 담임 중심의 조직 그리고 학생회 관점에서의 교내활동까지 세 개의 기둥이 공주생명과학고에 세워졌다.

각종실습를 하고 있는 학생들

구체적인 꿈을 키우는 학생 선택 빛뜨란 교육과정 운영
공주생명과학고는 취업률 1위를 달성한 성과에 이어, 학생들의 교육과정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설정하고자 한다. 1학년 때는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체험 중심의 교육을 운영하고,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틀 안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수업 방식을 채택한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 단순 암기와 해석보다는 전공교과 실습실이나 체험학습장에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교육 활동을 통해 자존감을 키워 ‘자기주도성’을 키워주는 것이 목표이다. 2학년 때는 프로젝트 학습을 운영하여 학생활동 결과물을 학년말에 발표하는 교육을 운영한다. 다가올 AI시대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의 협업과 공유를 통해 함께 해결하는 능력 즉, ‘더불어 살아가는 힘’을 길러준다.
3학년이 되면 취업, 대학 진학, 창업 등 구체적인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이므로 역량 중심의 전공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규 교육과정에서는 고교학점제를 도입하여 타학과 융합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학과별로 타학과에서 선택할 수 있는 교과목을 개설하여 학생의 선택권을 부여하고 학생들은 전공 이외의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다방면으로 능력을 발휘하여 취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정규 교육과정 외에도 방과후 활동을 통해 선택과 집중의 학생 진로중심 방과후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진로과정으로 공무원반, 대기업반, 해외인턴십반, 고급자격증반을 운영하여 선발된 학생들의 진로 맞춰 2년이상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학생들의 희망에 맞춰 자격증반을 운영하는 한편, 목요일에는 특기 적성 중심 방과후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보컬, 밴드, 탁구, 농구, 족구, 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취미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결과 1학년에 4개의 자격증에 도전하는 학생이 있고, 호주와 뉴질랜드 해외인턴십 2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고, 댄스실과 체육관 등에서는 학생들이 끼를 맘껏 펼치고 있다. 김용정 교장은 1,2,3학년별로 조금씩 다른 활동에 대한 중요 포인트로 다음의 내용을 전했다.
"방과후 교육과정을 구상하면서도 놓치지 않으려 했던 점은 '학생들이 재미있게 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정규 교육과정에서 할 수 없는 부분들은 방과후 활동을 통해 조금 더 보완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러다 보면 학생들도 기쁘게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요."

기숙사 내부 
화훼실습

빛나는 농업의 꿈을 키우는 학교 브랜드 '빛뜨란'
-충남 최초 학생 이사장 학교협동조합 운영
공주생명과학고는 학교 브랜드인 '빛뜨란'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과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빛뜨란'은 들판 위에 빛나는 별을 의미하며, 이를 활용한 축제인 '빛뜨란데이'도 개최된다.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체육대회, 노래자랑, 댄스, 프로젝트 학습 발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신들의 성과를 공유한다. 또한, 학교는 빛뜨란 브랜드를 사용하여 학교협동조합을 통해 학교에서 생산하고 있는 계란과 쌀, 그리고 이를 가공한 흑갱 누룽지를 지역주민들에게 판매하고 있고, 토마토와 레몬 판매도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창업에 대한 역량을 키우고, 매출의 10%를 장학금으로 받아 경영을 배우게 된다. 단순한 생산과 판매를 넘어, 창업 교육과 연결된다는 부분이 핵심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공주시 및 공주대 산학지원단에서 운영하는 창업교육지원사업을 유치하여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한 창업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농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농업을 빛내고 나를 빛내자'는 구호 아래, 학생들은 자신만의 역량을 키우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학생중심 교육이 가장 중요"

드론장

김용정 교장의 교육철학은 오직 ‘학생중심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교장은 교육 시스템, 시설, 예산 집행 등 모든 활동의 출발점은 학생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육은 학생의 미래를 위해 하는 활동으로 어떤 것이 최선이고 바람직한지 모르지만 학생들만 생각하면서 교육활동이 이루어진다면 먼 훗날 돌아보아도 실패는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교직원의 존재 이유는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이며, 학생들이 없으면 학교의 의미도 없다는 점을 항상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학생의 지식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인성과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 학생이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할 수 있다는 교육, 선생님이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학생들로 하여금 무엇을 하게 할 것인가로 변하는 교육, 학생들의 단점이 아닌 장점을 찾아주는 교육으로 수업이 바뀐다면 개교 100주년을 전국 1등 농업학교로 탈바꿈하여 기념식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모든 교육 활동은 학생의 진로 역량에 맞추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야 하죠. 학교장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위해 모든 역량을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줄곧 모든 학교 활동이 학생들의 미래를 밝히는 역할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한 김용정 교장이다. 그의 학생중심 교육 철학은 공주생명과학고가 일궈갈 교육적 토양의 매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으로 농생명산업 분야의 인재를 키워낼 공주생명과학고의 2025년과 그 이후까지가 더없이 기대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