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공업고, 정서지능 높인 도제교육으로 글로벌 인재 양성
'3行4無' 교육목표로 전인적 성장 지원
[시사뉴스피플=김시동기자] 세상에는 교과서로만 배울 수 있는 것과 교과서 밖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 모두가 존재한다. 서산공업고등학교(교장 이경훈)는 학생들이 이 두 가지를 3년 동안 모두 습득하여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목표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산학일체 도제학교를 운영함으로써 어엿한 미래인재로서의 덕목을 기르도록 이끌고, 내면적으로는 정서 지능을 높여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대처하게끔 교육한다.
서산공업고등학교는 “화학공업과”와 “정밀기계과”, “자동차과(군(軍)특성화과)” 3개 학과를 중점으로 미래인재를 양성한다.
화학공업과와 정밀기계과는 서산공고 도제학교의 커다란 두 개의 기둥이자 튼튼한 뿌리 역할을 한다. 덕분에 학생들은 학업과 경력 그리고 정서적 성장까지 동시에 쌓아나갈 수 있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려면 고난을 피할 수 없지만, 좌절하지 않는 힘은 결국 본인의 실력과 내면에서 나오기 때문에 서산공업고의 가르침은 더욱 의미가 깊다. 이미 이뤄낸 지난 과업에 대한 강조보다는 '학생의 성장이 곧 교사의 보람'이라는 메시지에 목소리 높인 이경훈 교장과 함께 서산공업고를 탐방해 본다.
어디서나 환영받는 미래 인재로 성장하는 '산학일체 도제학교' 운영
서산공업고등학교에는 화학공업과, 정밀기계과, 자동차과까지 3개의 학과가 존재한다. 그중에서 2개 학과(화학공업과, 정밀기계과)는 산학일체 도제학교로 운영된다. 도제반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2학년 2학기부터 3학년 1,2학기까지 기술인력이 되기 위한 맞춤 커리큘럼에 맞춰 생활한다. 나머지 1개 반은 도제에 참여하지 않고 취업이나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로 구성된다. 또한, 수월한 학교생활을 위하여 총 80인실의 학교 기숙사도 운영되고 있다.
화학공업분야 검점학교 운영 ‘화학공업과’ - 최고 수준 장비와 실습 환경 구축
도제학교는 학생들이 실무 중심의 교육을 통해 전문적인 기술을 습득하고, 졸업 후 바로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화학공업과(이하 '화공과')로 예를 들면 학교는 수억 원을 들여 고가의 장비를 마련하고 있다. 시료진처리, 분석장비관리, 크로마토그래피 분석 등을 위한 장비 외에 자잘한 기자재까지 포함하면 수십 개에 달한다. 이러한 장비들은 일반 대학보다도 더 나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에 대하여 이경훈 교장은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인다.
"충남 지역에서는 저희 도제학교 시설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특정 분야에서는 최상의 시설을 자랑하죠. 도제반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전문대학 수준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으며, 졸업 후에는 중소기업에 바로 취업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춘답니다. 희망하는 좋은 회사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선택만 하면 되는 상황입니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도제학교와 협력하는 회사들은 임금 체불이나 안전사고의 위험이 없어야 하며,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는 회사들만이 학생들을 받을 수 있다. 이경훈 교장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실습을 진행하고, 졸업 후 취업까지 이어질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참여학교 운영 ‘정밀기계과’ ? 정밀기계분야 전문 기술과 경력까지 쌓는 도제 운영
정밀기계(CAD, CNC, 특수용접, 선반, 밀링, 다축가공기계 분야 등)과는 산업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의 교육을 받는 도제반, 취업이나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진로반이 있다. 정밀기계과는 매년 약 21명의 학생이 입학하며, 각종 산업 현장에 산학일체형 도제프로그램으로 참여하고 P-TECH(폴리텍)대학 등 재직자 단계 일-학습병행제와 연계한 다양한 진로와 직업 선택을 위한 기회를 제공받는다.
국방부 지정 군(軍‘)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 ’자동차과’ - 군(軍) 특성화반(이하 군특반) -
자동차과(군특반)에 속한 학생들은 군 공병으로 진출할 수 있는 특수 기술을 습득하며, 굴삭기(포크레인), 불도저 등의 특수건설장비 자격증과 지게차운전 자격, 자동차정비 등 학과와 과련된 자격증을 취득한 후 군대에서 해당 기술을 활용하는 주특기병으로 복무하게 된다. 만약 군대 생활이 적성에 맞다면 하사관으로 6개월에서 2년 동안 더 복무할 수 있으며, 장기 복무를 원할 경우 직업군인으로 전환하는 길도 열려 있다. 군 복무를 통해 기술을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며, 경력까지 쌓는 이점이 있다. 전문적인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가는 것이다.
무료한 방학은 No, 학습 동기 부여 '명장 프로그램'
명장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배운 기술을 다시 복습하고, 자신의 실력을 시험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교내 경연 대회이다. 시험이 끝나고 방학이 시작되기 전 1~2주 동안 진행된다. 해당 기간에 학생들은 그동안 습득한 기술을 다시 한번 실습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 대회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은 학교에서 시상을 받게 된다.
"명장 프로그램의 취지는 방학 직전의 시간을 단순히 영화 시청 등으로 보내는 대신, 조금이라도 더 유익하게 활용하자는 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동시에 상을 받는 기쁨도 누릴 수 있죠. 호응도 무척 좋고요. 학교에서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자신이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하고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학생들에게도 의미 있는 도전이 아닐까 합니다."
이경훈 교장의 설명과 같이 명장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실력과 학습 의욕을 모두 불러일으키며, 방학 전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산공업고만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3行4無' 교육목표로 올바른 가치관 정립하는 서산공업고
서산공업고의 최우선 교육목표 중 눈에 띄는 것이 있으니, 바로 '3行4無'이다. 인사, 봉사, 질서 세 가지는 행동으로 옮기고, 흡연, 폭력, 결석, 교권침해 네 가지는 하지 않을 것을 기치로 삼는다. 올바른 가치관을 세우기 위한 중요 목표 외에도 이경훈 교장은 학교 내에서 직접 작은 변화를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다소 딱딱한 멜로디인 탓에 귀에 편히 들리지 않을 때도 있던 벨소리를 국악음원으로 바꾸면서 더욱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한 바 있다. 기술교육을 받는 학생들이나 취업 준비에 매진하는 학생들도 월 1회운영 되는 체육예술문화주간, Wee Class 운영, 상담 활동 등 문화 예술적 감성을 신장할 기회를 제공받는다. 한편, 지역사랑 학부모 봉사대는 나눔과 배려로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등 학생들에게도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교직생활 35년차 이경훈 교장, '정서 교육'의 중요성
2023년에 서산공업고등학교 교장으로서 발령을 받은 이경훈 교장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서산공업고등학교 교감으로 지내면서 파악된 학교의 특성을 잘 알기에 자신의 교육 철학으로 언제나 학생들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을 꼽았다. 학생들이 잘 성장하고,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믿는 것이다. 매년 같은 과목을 여러 반에서 가르치지만 각각의 방식은 다르며, 매 학년마다 조금씩 다른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서 지능이 높은 글로벌 인재 육성'을 현재 서산공업고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기술뿐만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으로도 잘 갖춰진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변화 속에서도 교사의 역할은 학생들이 잘 성장해 나가도록 돕는 것이며, 학생들이 성공해야 학교와 교사도 함께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교사와 학교 모두 비난받는 상황을 피할 수 없죠. 따라서 어떤 일이 벌어지기 전부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의 지론입니다."
이경훈 교장은 학생들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도록 인성적인 측면에서도 제대로 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이공계 학생들을 미래의 기술인으로서 대우하고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중요한 인재들로 잘 교육하고 길러내는 것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것으로 귀결된다. 오로지 서산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미래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길에 집중하는 이경훈 교장의 진심은 듣는 이로 하여금 깊은 감동을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