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에 걸친 연구, 전통과 현대의 만남 ‘옹기점토의 변용다구’ 展
‘무심’ 욕심을 버리고 흙을 만져야 좋은 작품의 탄생한다.
2008-11-29 백보국 기자
인간성에 내재된 감정, ‘옹기점토의 변용다구’ 展
지난 11월 교육자이자 국내를 대표하는 중진도예가로 유명한 계명문화대학(인테리어장식디자인) 월농 이원부 교수의 7번째 개인전이 있었다. 대덕문화전당에서 ‘옹기점토의 변용다구’(10~16일)라는 주제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회는 현대관객이 옹기점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새로운 실험 작품들이 선보여졌다. 이 교수는 개인전, 그룹전, 초대전 등 100여 차례의 전시(수상)및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 국내를 대표하는 중진작가로서 평단과 후진들에게 존경받고 있다. 특히 항상 새로운 시도를 통해 주제의 다양성과 신소재의 개발 등, 우리전통도예가 발전할 수 있는 연구에 매진해왔다. 그는 과거 영남지방의 백자활성화를 위한 연구로 3회에 걸쳐 전시를 해왔을 정도로 도자공예의 현대화 큰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60여점의 작품은 옹기점토를 가지고 전통의 투박함과 현대의 세련된 공예미를 접목하여 좀 더 실용적인 형태와 간결한 장식미를 결합한 다구들이 대부분이다. 평소 차를 즐기던 중 차를 아름답고 실용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용기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제는 다양한 패턴의 작품을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옹기의 단편적인 디자인의 변화를 현시대와 접목시키고자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도예의 기술과 완성도는 매우 우수한 반면 기존의 작가들은 전통방식 그대로 작품을 만들어오다 보니 현 시대에 맞는 관객의 취향을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미래의 디자인을 제공하고 관객에게 새로운 모션을 제공해주어야 다시 옹기점토를 비롯한 한국 도예가 관심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번 전시를 통해 통기성과 맛, 색상, 디자인이 좋은 옹기점토가 일반인들에게 알려지며 큰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이 교수는 과거 점토를 응용한 발효저장항아리 연구를 통해 기존의 옹기에서 시도할 수 없었던 화려하고 다양한 색의 유약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2~3년을 주기로 매회 테마에 맞추어 과거의 전시작품은 배재하고 항상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전통도예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원부 교수는 현재 계명문화대학 인테리어장식디자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대구공예대전 심사위원, 산업디자인전 심사위원, 경북미술대전 심사위원, 대구·전국기능올림픽 도자기심사 심사장, 대한민국명장심사위원(도자기 명장) 등을 역임했으며 국내를 대표하는 학자이자 중진 도예가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 교수는 달을 뜻하는 흙, 그것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뜻이 호 ‘월농’으로 불리 운다. 흙을 매일 만지고 작품을 탄생시키니 농사짓는 이치와도 맞아 떨어진다. 이 교수는 학생들에게 이론적 교육보다는 실험적이고 실습위주인 지도를 하고 있다. 또 학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는 항상 작업에 매진하고 노력한다. 자신을 통해 제자들 또한 항상 작업하는 자세를 갖추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도자공예의 매력은 결국은 ‘인간성에 내재된 감정’이라 말할 수 있다. 빈손으로 태어나 한줌이 흙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나는 돌아갈 흙을 좋아한다. 흙과 불이 음양이 어울러 예술이 탄생되는데 도예가는 작품을 남겨놓고 흙으로 사라진다. 작품에 ‘무’자를 변형해서 사용할 정도로 ‘무심’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항상 첫 강의마다 ‘욕심을 버려라.’는 말을 자주한다. 인간의 여러 가지 욕심 중 물질이나 명예에 대한 욕심을 버리라고 말한다. 도예 가는 욕심을 버리고 흙을 만져야 좋은 작품의 탄생하기 때문이다.”고 피력했다.
이 교수는 학부시절 가마에 20시간 넘게 장작을 때며 흙과 불의 조화로운 매력에 빠져들었다. 대학원시절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현장에서 3년 여간 실무를 읽히며 작가로서의 내실을 다진다. 대외적인 호응으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오던 이 교수는 주위의 추천으로 교육자의 길에 들어선다. 20년 전 제자들과 2년에 걸쳐 벽돌하나하나 쌓아가며 만든 작업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현재 후진들을 우려하며 문화경제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 교수는 “경제가 좋아야만 결국 문화도 창달된다. 지금은 모든 면에서 암흑기라고 볼 수 있다. 우리제자들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먹고 사는가에 대해 고민이다. 그래서 현실적인 마케팅 전략을 연구해 몸소 실천한 후 후진들에게 표본이 되어주고 싶다. 물론 예술은 물질과 다른 경계이지만 지금은 경제력이 있어야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는 시대이다. 현실적으로 공방과 같은 자기작품에 대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지도할 예정이다. 더불어 전국의 전업 작가 및 지도자 분들이 미래문화산업을 이끌어갈 현대의 젊은 도예가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연구해 주시길 희망한다. 우리는 대를 이을 후진들에게 그들이 살아갈 전략적 방법을 제시할 책임이 있다.” 고 말했다. 이 교수는 향후 개인적으로는 차기 전시를 위해 건조작업보완연구를 통한 다상작품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실생활에 활용될 인테리어 실내조형 등에 대한 다양한 작품연구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다. 이처럼 그의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도전이 우리전통공예도자의 미래를 밝게 내다볼 수 있는 희망이 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이 국가를 대표하는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