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최초 미국의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
오바마의 당선 후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과 대처 방안은?
2008-12-02 김희준 기자
오바마는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 성별과 연령에서 골고루 표심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49%, 여성의 56%가 오바마를 지지했는데 특히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어 18~29세가 66%, 30~44세에서는 52%의 지지를 얻었다. 인종별로 봤을 때 단연 흑인들의 표심은 오바마에게 쏠렸다. 흑인의 95%가 오바마에게 표를 던진 것을 비롯, 아시아계 62%, 히스패닉 66% 등 소수계의 지지 비율 역시 높았으며 백인 중 오바마를 지지한 유권자도 43%나 돼 오바마의 표가 흑인 등 소수계에 집중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즉, 오바마의 이번 당선은 전 미국인의 마음을 흔든 그 무언가가 있었다고 할 수 있으며, 오바마가 미주리, 오하이오, 버지니아 등 공화당 성향이 강한 주에서조차 승리한 사실은 유권자들이 경제 위기로 취약해진 미국 사회에 오바마가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 자료가 나오고 있다.
동북아시아 외교 정책에 입지 좁아질 우려 커
자국민들의 변화 갈망에 힘입어 대통령 당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외신들 역시 일단 그에게 축하의 서한을 보내고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11월 7일 버락 오바마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보냈다. 하지만, 오바마가 마냥 이명박 대통령에게 환영 받을 상대가 아니라는 것은 그간 미국 대선 상황을 쭉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일단 오바마의 당선은 이명박 정부의 대외정책에 상당한 어려움을 안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그간 친 공화당 노선을 걸었기 때문에 오바마 진영과의 인적 네트워크가 취약한 편이다. 어쩌면 이명박 대통령은 매케인 후보가 당선되기를 은근히 바랐을지도 모를 터. 때문에 정부가 현재 최우선시하고 있는 한미동맹의 유지 및 강화를 위해서는 이제 오바마 정부와 신뢰를 쌓아야 한다. 물론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되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대외정책에서 대화와 협력을 중요시해왔던 당이다. 특히 동북아시아에서는 중국을 중요한 국가로 꼽고 있고, 미국, 중국, 일본 삼각관계 개선이 동북아시아의 안정에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북한 핵 문제조차 북미협상과 미국과 중국간 협력을 통해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오바마가 비록 한국과의 동맹관계 강화를 천명할지언정 한미관계는 오바마 정부의 동북아시아 외교 정책에서 뒷전으로 밀릴 수 있으며,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북한의 문제에 우리나라가 빠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대비해 정부는 오바마 정부에 대한 이해관계의 폭을 넓히고 하루빨리 오바마 정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에 따른 외교 정책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특히 오바마는 대북 정책에 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직접적인 대화를 시도하려 하고 있다. 이미 북한과 민주당계 대북정책 담당자의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북한과 오바마 정권과의 대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어떤가? 재차 북한과의 관계 악화로 대북관계에 있어 갈팡질팡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북관계의 단절로 한반도 정세에 절대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할 우리 정부가 미국의 동북아시아 정책에서 입지가 좁아져 버린다면 자칫 동북아 외교에서 외톨이로 전락할 수 있다. 이미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현재의 '친 공화당, 친 부시' 외교 정책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심지어는 미 대선 후 외교팀의 전면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바마와 이명박 대통령은 현재 어떠한 공통된 정치철학도 보이지 않는다. 오바마는 미국의 보수주의 정치 시대와 대결해 값진 승리를 얻어낸 인물이며, 이명박 대통령은 '진보 정권 10년'을 부정하며 보수주의로 다시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차근차근 공통점을 찾고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이미 오바마가 당선된 이때, 그 방법을 택하기엔 현 상황이 매우 촉박해 보인다.
강경 보수주의에 반하는 오바마 정부에 대한 대책 시급해
또한 이명박 정부가 오바마 정부에 대비해 변화시켜야 할 부분은 또 있다. 미국에서 대선이 한참 진행되던 시점에서 매케인은 오바마에 대해 "가진 사람의 것을 뺏은 후 나눠 주려는 부의 재분배를 하려 한다"며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한 적이 있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이념대결 구도는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는 마당에 이러한 매케인의 주장은 통합과 화해를 바라는 미국인들의 요구에 반하는 것이며, 이념대결을 부추길수록 강경 보수주의에 기반한 부시 정부의 뒤를 이은 이른바 '매케인 = 부시 3기'라는 등식을 보이는 꼴이 되었으며 결국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에게 패하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도 '좌파척결'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면서 '이념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거센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매케인의 경우와 비교해 보라. 이명박 정부가 이념을 언급하고 그것에 전념할수록 주변에서는 경제는 뒷전이고 엉뚱한 일에만 신경 쓴다는 여론이 일었고 그것이 정권 유지에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것인지 종합부동산세 완화, 기독교와 영남 편향 등을 통해 계층간, 종교간 그리고 지역간 갈등의 골을 더 깊게 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모습을 오바마가 간과할 리는 없다. 오바마 특유의 리더쉽을 통해 미국 사회에 만연된 갖가지 갈등을 치유해 나간다면 이명박 정부의 강경 보수주의 체제는 큰 부담을 갖게 될 것이다. 이에 오바마가 당선되면서부터 이명박 정부가 어떻게 변화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것도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 역량을 결집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국정 운영으로 회복은 못 시킬지언정 더 이상 악화시키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환호하는 좌파, 과연 환호할 일인가?
정부의 올바른 국정운영도 중요하지만 소위 '좌파'의 들뜬 모습도 국민들에게는 거슬리는 부분이다. 오바마의 당선을 기뻐하는 좌파 진영의 시각에 국익이 존재하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 혹자는 자신들의 생각에 반하는 이명박 정부가 오바마 당선 이후 미국과의 정책 차이로 적잖게 타격을 입게 생겼으니 그게 좋아 죽겠다는 주장으로 들린다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오바마의 당선이 우리나라에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어쨌거나 오바마 당선 이후 한미 FTA가 난항을 겪는 것을 비롯, 증세 및 복지 확대를 주장하는 오바마의 정책에 의해 상대적으로 미국의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가 후퇴해 그 여파가 우리나라에 미칠 우려도 있으며, 이념이나 역사적 관계에 의거한 외교보다는 철저히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입장에서 외교 정책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안보 문제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러한 국가적 문제는 생각하지 않은 채 그저 오바마 당선에 환호하는 좌파 세력의 모습에서 국익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집단 이기주의가 엿보인다. 오바마 당선 이후 국익이 손상되고 국민들의 삶이 그만큼 고달파 진다고 생각해보자. 일단 국민들은 자신들의 삶이 고단해지는 것이 싫어 현 정부에 등을 돌릴 것이고 결국 이명박 정부가 실패를 하기 되면 차기 집권에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이라는 생각이 아닐까? 이명박 정부가 물론 보수주의를 향해 달려가는 양상을 보인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바마와 극단적인 대립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은 적다. 사실 독도문제, 비자문제 등 그간 이명박 정부가 거둔 대미외교의 성과가 이명박 정부와 부시의 이념적 코드가 맞기 때문만은 아니다. 실용적인 이명박 정부의 외교 정책의 성과이기에 이러한 장점은 오바마에게도 그대로 작용할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좌파의 이러한 '오버'는 자칫 차기 집권 욕심으로 보일 수 있으며 오바마의 당선이 이명박 정부에게 재앙이라면 그것은 단지 정부의 재앙이 아니라 전 국민에게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오바마의 당선을 기뻐한 좌파 진영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질 것이다. 정부의 발 빠른 대책도 중요하지만 좌파는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비난이 아닌 협조 체제로 전환, 국민들이 더욱 잘 살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눈앞의 이익 때문에 여론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미국 초유의 '사건'으로 기록될 최초 흑인대통령 오바마의 당선으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한껏 들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앞으로 미국의 행보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그간 오바마가 주장해온 여러 정책들로 인해 가시화된 상황이지만 미국 및 세계 정세가 어떻게 진행될 지, 그리고 어떤 뜻하지 않은 사건이 터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부는 오바마 당선 이후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해 자세히 분석하고 그에 따른 철저한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며 정부 외 여당 및 기타 단체들도 마냥 정부의 정책에 이견을 제시할 것이 아니라 국익을 위해 최대한 정부를 돕는 자세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현재 경제를 비롯해 국가는 위기 상황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잘 헤쳐 나가갈 것인지, 그리고 오바마 당선 이후 국가 정책이 어떻게 변하고 어떠한 외교 정책을 보여줄 것인지,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