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진 베트남전 파병

고엽제 전우들의 명예와 긍지를 남기고픈 간절한 소망

2008-12-05     노동진 기자
지난 2008년 10월 30일 창원 용지공원 야외무대에서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경남 안상근 정무부지사와 고엽제전우회 회원 1,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제10회 고엽제경남지부 만남의 장 및 충혼위령제’ 행사가 열렸던 것. 이는 국가의 부름을 받고 세계의 자유와 평화, 곧 한국의 경제발전의 초석을 가져다준 고엽제 전우들의 안녕과 피해를 입은 회원들을 위로하는 행사로,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경남지부(강인호 지부장)에서 주관해 매년 열리고 있다. 이날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으며, 제1부 기념식에서는 모범회원 19명에 대한 표창과 불우회원 위문 및 자녀 장학금이 전달됐고, 제2부에서는 귀순가수 가무단과 농협주부농악대의 위문공연 등으로 베트남전쟁에서 고엽제 피해를 입은 회원들을 위로했다.


국가에 대한 애국심이 똘똘 뭉친 고엽제전우회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경남지부는 지난 1998년 3월 17일 창립됐다. 그해 12월 창립 1주년 기념식 때 전국 최우수지부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한 경남지부는 고엽제 전우들의 복지증진 및 권익사업, 명예선양 및 추모사업, 고엽제후유의증 사망자 유족 돕기 등 지속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00년 11월 4일부터 실시한 ‘고엽제경남지부 만남의 장’은 지역별로 흩어진 고엽제 전우들을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아픔을 감사 안아주는 화합의 시간이 되고 있다. 강인호 지부장은 “고령에 접어든 고엽제환자들은 민주화유공자 뒷전에 밀려 아직도 명예회복이 되지 않은 채 음지에서 신음하고 있다”며, “병원에서 신음하고 있는 고엽제환자들의 빠른 쾌유와 그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전우들의 화합이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사실 베트남전에 참전한 많은 군인들이 조국으로 돌아와 40대의 나이로 원인도 모른체 고통 속에서 죽어가고 있지만, 아직 국가의 처우는 너무 미비한 수준이다. 최근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이 ‘암저널’에 밝힌 베트남 전쟁 참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베트남 전쟁 참가자들에서 전립선암이 조기 발병하고 보다 중증 전립선암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엽제 전우들은 아직 명쾌한 해석도 없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를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현재까지도 국가에 대한 애국심 하나만으로 헌신하고 있다. 하지만 참전 유공자들의 위용과 참전가치가 점점 퇴색되어 가고 있고, 사회 일각에서 베트남전 참전 평가절하와 전상전우들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봉사활동에도 으뜸
지난 2008년 3월 1일 북핵폐기·친북좌파 척결 촉구 국민대회, 국정흔들기 중단 촉구 6.13대회 등 국가안녕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경남지부. 어느 덧 흰머리도 힐끈거리는 소위 ‘할아버지’가 되었지만, 국가의 부름은 언제든 환영하고 달려가고 있다. 매년농촌일대 대민지원사업과 주요공원 풀베기작업 등 사회봉사활동도 오직 국가가 바로서기를 위하는 마음으로 고엽제 전우들이 적극 동참한다. 그들의 형편도 넉넉하지 못하지만 불우회원을 위한 성금과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전우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모든 시·군 지회를 갖추고 있는 경남지부는 강인호 지부장을 중심으로 단합이 가장 잘 되는 곳으로 정평이 나있다. 매년 최우수 지부 및 우수 지부로 선정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강인호 지부장은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 전우들이 자발적으로 적극 동참한다. 편치 않는 몸을 이끌고 더위와 추위를 이겨내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안쓰러운 마음만 앞선다”고 전했다.

국가유공자 예우는 당연한 권리
“국가유공자는 나라를 위해 이바지했다는 것을 인정받는 최소한의 권리이자 보상이다. 후손들에게 명예와 긍지를 남기고 싶은 것이 마지막 소망이다.” 강인호 지부장의 말이다. 사실 베트남전 파병은 국내·외 정치문제와 한국의 안전보장, 한국경제의 근대화, 자주국방의 육성, 세계진출의 국민적 자신감 등 새로운 한국 역사의 정기를 마련한 계기가 됐고, 그들의 희생이 뒷받침한 결과다. 하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고엽제라는 질병 뿐. 강인호 지부장은 “물질적인 보상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는 명예를 지키고 싶을 뿐이다”며 한시바삐 국가유공자 예우가 우선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지난 1997년 12월 24일 ‘고엽제후유의증 환자 지원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정부에서 발표했지만,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고엽제 대미소송과 피해보상 등 명예와 권리회복을 위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앞으로도 정부와 국민들이 과거 국가를 위해 헌신했고 현재도 사회의 안녕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그들을 바라보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