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불정사 고담스님, 한국불교 태고종의 최고 법계 대종사 법계 받아

“나 아닌 모든 것을 귀중하게 여겨야”

2025-05-09     노동진 기자

[시사뉴스피플=노동진 기자] “제대로 된 삶이란 항상 함께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한다. 주변이 있음으로 해서 내가 존재하니, 나 아닌 모든 것을 귀중하게 여겨야 한다.” 천불정사(주지 법경스님) 회주 고담스님의 말이다. 스님과 인연이 닿은지도 20여 년, 친견할 때 마다 늘 존경스러움이 한껏 든다. 오늘의 만남은 삶의 의미, 상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꾸준한 지원, 다수의 합격생 배출
천불정사 고담스님은 한결같다. 20여 년 전이나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 항상 밝은 웃음으로 자비를 실천하고 있어서인지 외모도 여전하다. 

그를 첫 대면할 당시의 이슈는 ‘고담정(古潭亭)’. 당시 고담정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부산대 학생을 무상으로 입주토록 하면서 숙식을 제공하고,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었다. 이에 다수의 학생들이 행정고시에 합격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담정은 2019년 덩치가 더 커졌다. 고담스님이 천불정사 앞 주택을 매입해 새롭게 개원, 2층 건물 각 층에 방 3개로, 2인 1실 규모로 구성했다. 이곳에서 행정고시 준비생과 로스쿨 학생, 기술고시 준비생 등이 공부에 몰두했다. 
현재는 어떤가. 한결같은 지원이 따르고 있다. 단지 달라진점이 있다면, 세태가 변화면서 절에서 기숙하는 것보다는 학내 기숙사를 선호함에 따라 소수의 학생만이 기거하는 점이다. 그래도 부산대 고시 준비반인 ‘신목정’과 ‘고담 기맥정’을 통해 꾸준히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기금으로 모의고사 지원과 인터넷 강의비와 관련한 컴퓨터와 각종 기자재 구입 등에 사용된다. 
이같은 꾸준한 지원에 힘입어 지난 연말 기준 행정고시 합격생 52명, 기술고시 4명, 로스쿨을 통해 변호사가 된 학생들도 많다. 
고담스님에게는 철칙이 있다. 그의 한결같은 지원으로 고위공직에 입문할 계기가 됐음에도 일체 개인적으로 연락하지 않는다. 합격생들의 전화번호도 모른다. 
고담스님은 “단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학업을 병행하는 학생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한 것”이라며 “내가 힘들다고 그들에게 연락하는 것은 괴롭히는 행위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고담스님은 의료사고를 당한 바 있다. 변호사의 도움이 절실했지만, 스스로 처리할 뿐이었다. 

‘누림주간보호센터’ 개원
천불정사의 자비는 지역 곳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마다 금정구청과 지역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해 쌀 나눔과 성금, 장학금 후원 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 또한 동국대학교에 발전기금을 기탁 해왔다.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경우 1억 원 이상을 기부한 후원자 모임인 ‘동국아너스’를 출범했는데, 고담스님도 이름을 올렸다. 
2019년에는 20여년간 경북북부제2교도소 교정위원으로, 재소자의 교화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제37회 교정대상 자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좀더 체계적인 부처님의 자비사상을 실현하기 위해 2021년 5월에는 ‘(사)고담정토문화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2022년에는 천불정사가 도량 내 노인장기요양시설인 누림주간보호센터도 개원했다. 당시 고담스님은 환영사에서 “오랜 세월 지장도량으로 수행해 온 천불정사가 더 큰 신심과 원력을 세워 이웃 어르신들을 나의 어버이같이 잘 모시며 부처님의 자비행을 실천겠다”고 밝혔다. 
현재 누림주간보호센터(시설장 조민호)는 정원이 곽차 있을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는 “사랑하고 섬기며 베풀며 살겠습니다”라는 원훈을 따라 어르신들에게 늘 가족같은 마음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인력을 통해 치매와 뇌졸중 등 노인성 질환으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에게 헌신적인 봉사와 보살핌이다. 현재 입소문을 타면서 대기를 타야할 정도로 인기다. 

한편, 천불정사 회주 고담스님은 지난해 7월 24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대불보전에서 불기 2568년 한국불교 태고종의 최고 법계인 대종사 법계를 받았다. 고담스님은 법랍 40년·세납 65세 이상으로 종단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어 대종사가 됐다. 이날 고담스님은 “후학들에게 용기와 근기를 불어넣는 귀의처가 되고 종단의 어른으로서 지혜와 경륜으로 종단이 올바로 나아갈 길을 지도 편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