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문수·이준석·권영국, 대선후보 4인 첫 TV 토론
[시사뉴스피플=박일봉 대 기자] 제22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주요 정당 후보들이 18일 첫 공식 TV토론에서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경제 분야를 주제로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이번 토론은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처음 열린 합동 방송토론으로,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오후 8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생중계된 이 토론은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개사에서 동시 방송됐다.
첫 번째 세부 주제는 ‘저성장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내수 경기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골목상권이 붕괴되고 자영업자 매출도 급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며 추경 편성을 강조했고, “장기적으로는 구조적 대책을 통해 성장률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문수 후보는 “소상공인 채무 조정과 금융 지원 확대, 건설업 특별 대책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겠다”며 “정부는 R&D(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미래산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추경 주장에 대해 “‘돈 풀기식 괴짜 경제학’”이라고 비판하며 “경제 성장의 본질은 생산성 향상에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포퓰리즘이 아닌 실력과 교육 중심의 정책으로 국가 경쟁력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영국 후보는 “성장의 그림자에 가려진 불평등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며 “해법은 부자 감세가 아니라 부자 증세”라고 밝혔다. 그는 “상층의 부를 아래로 흘러가게 하는 조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강화 흐름 속에서, 후보들은 대미 통상 전략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입장을 내놨다.
이재명 후보는 “국익 중심의 신중한 협상이 필요하다”며 “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일본과 중국도 처음에는 강경했다가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처럼 조기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상황을 면밀히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한미동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당선되면 즉시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권영국 후보의 비판에 대해서는 “미국에도 꼿꼿하게 설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꿇릴 이유는 없다”고 응수했다.
이준석 후보는 “한미 관계는 단순한 교역을 넘어 전략적 동맹”이라며 “상대가 거칠게 나올수록 우리는 냉정하고 계산된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국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단순한 무역 조정이 아니라 약탈적 행위”라며 “우리의 경제 주권을 지키기 위해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과 중국, 어느 쪽에도 편향되지 않고 다자외교를 통해 균형 잡힌 외교를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는 오는 23일(사회 분야), 27일(정치 분야)로 예정된 2차, 3차 토론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총 3차례로 구성된 TV토론이 유권자들의 표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본격적인 정책 대결이 시작된 만큼 각 후보들의 향후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