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평] 인도-파키스탄, ‘무의미한 전쟁’

2025-05-20     진태유 논설위원

[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인도와 파키스탄은지난 4일간의 서로 간의 드론, 미사일, 포병 공격으로 최악의 상황에까지 갔었다[사진=np자료사진 픽사 합성]

5월 10일에 미국의 중재로 휴전이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웃 국가인 파키스탄에 대한 징벌적 군사작전이 잠시 중단되었을 뿐이라고 공표했다.    

그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전쟁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평화주의자적 조언을 했지만, 정작 인도는 파키스탄과의 새로운 분쟁으로 이어질 뻔했다.    

그는 인도 관광객들을 상대로 4월 22일 카슈미르에서 벌어진 매우 잔악한 테러에 복수하길 원했다. 테러범들은 인도관광객에게 냉혹하게 공격하기 전에 힌두교도인지 이슬람교도인지 겁박한 것으로 보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임에 분명하다.  

인도정부는 파키스탄의 펀자브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테러 집단을 공격함으로써 외교보다는 무력을 선택했다. 또한, 파키스탄 정부가 이번 테러에 연루되었다는 증거도 없이 테러 집단이 펀자브에 진을 치도록 용인했다는 사실만으로 파키스탄을 타도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예상대로 파키스탄군은 즉각 반발하여 양측은 최고조의 군사적 긴장상태로 들어갔지만 다행히도 미국의 중재로 일단 휴전상태로 접어들었다.  

두 교전국은 양측 모두 이번 군사충돌 동안 서로 간의 우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거의 30년 만에 가장 심각한 분쟁에서 승자를 가리지 못한 것이다. 인도 입장에선, 테러 집단에 대한 억제효과는 파키스탄에 대한 억제효과와 마찬가지로 입증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는 셈이다.  

이번 테러는 평화와 안전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했던 카슈미르에 대한 인도의 모디 총리의 정책의 불완전성을 드러냈다. 사실 100년 전 극우 이념가들이 세웠고 모리 총리가 답습한 인도를 흰두교화하기 위한 ‘힌두트바’의 논리와 일치한다.  

모리 총리의 정책은 2019년부터 인도의 유일한 무슬림 다수 지역인 카슈미르를 중앙정부의 감독하에 놓았고, 1947년부터 누려온 헌법상의 자치권을 폐지하였으며, 카슈미르인들에게만 토지를 할당했던 토지정책을            종식시켰다. 이것은 파키스탄에 모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도-파키스탄 두 적대적 이웃은 역사적으로 ‘분할의 미완성’ 지역인 카슈미르에서 여러 번 충돌한 바가 있다. 두 나라 모두 이 지역에 대한 완전한 주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았다. 그 이후 카슈미르-파키스탄 간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카슈미르는 친-인도적 독립국가로 탄생하여 실질적으로 인도의 지배를 받고 있다.  

서방국가들은 둘 다 핵보유국인 인도-파키스탄 사이의 분쟁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는 매우 취약하고 불안전한 국가인 파키스탄이 지난 수십년 동안 테러단체의 산실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역시 카슈미르 분쟁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파키스탄이 환영할 만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인도는 이런 식의 중재는 원치 않으며 카슈미르의 문제는 인도- 파키스탄의 양자 간의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화의 불능과 마비로 교착상태가 이어오면서 무의미한 전쟁을 재생산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