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항공고... 하늘과 국방을 잇는 혁신 교육의 새 지평

2025-07-07     김시동 기자

미래를 비행하다... 미래형 학과 운영과 특성화 전략
2025년 개편 후 신입생 모집·KAI 합격생 배출로 항공·국방 인재 양성 선도

국방항공고등학교 조남순 교장 [사진=시사뉴스피플]

[시사뉴스피플=김시동기자]  자동차 산업의 쇠퇴, 청소년 진로의 불확실성, 학령인구 감소 등의 변화 속에서 국방항공고등학교는 새로운 해답을 내놓았다. 2025년 3월, 국방항공고등학교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한 것이다. 이 선택은 미래 산업인 항공우주와 국방산업의 중심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준비의 결실이다.
논산이라는 지역 특성 및 미래 국방산업단지 조성 계획과 급변하는 산업 환경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국방’과 ‘항공’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한 특성화 교육에 방점을 찍었다. 조남순 교장은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산업을 정확히 보고 그에 맞는 교육 방향을 세우는 것이 학교가 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학생들에게 명확한 진로 선택지를 제공해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지역과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죠”라고 강조한다.
국방항공고는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학생들에게 도전의 장을 열어가고 있다. 그 변화의 현장을 지금부터 들여다보자.
 
항공으로 진로를 설계하다, 미래형 학과 운영과 특성화 전략

국방항공고등학교는 ‘하늘을 품은 기술 교육’을 비전으로 삼고 항공 산업과 직결된 실무 중심 교육에 집중한다. 항공기계과, 항공전기전자과, 지형공간디자인과, 바이오제약과 총 4개 학과는 모두 미래 항공 분야 진출을 목표로 설계됐다.
지형공간디자인과는 기존 건축·토목 교육을 넘어서 드론 기반 공간 설계와 항공 측량, 지적 작업 등 현장 중심의 실무 교육을 제공한다. 바이오제약과는 항공 보안과 검역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항공 물류 검수, 세관 통제, 기내식 안전 관리 등 항공 산업의 이면을 다룬다. 학생들은 식품공학, 화공 실습뿐 아니라 공항 검역 실습도 경험한다. 전통적 항공기계과와 항공전기전자과도 ‘항공’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융합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기계과 학생이 항공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전기전자과 학생이 항공정비 실습에 참여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졌다.
3개 학과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와 연계되어 구체적인 진로 설계를 지원한다. 항공기계과 9명, 항공전기전자과 21명, 바이오제약과 12명이 도제학교에 참여하며 항공전기전자과는 충남 도내 도제센터로서 중심 역할을 한다. 학생들은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학습 근로자로 일하고 정식 사원으로 채용될 기회를 얻는다. 
아울러 공군 부사관 진로 지도도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군 복무 중 실무를 쌓은 부사관 출신 항공정비사 사례에 착안해 학생들이 공군 부사관으로 진출해 전문 기술을 익히고 민간 항공사로 연계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공군 정비 부사관 강의를 통해 직업군인의 삶과 전환 가능성도 안내한다. 국방항공고의 학과 운영과 진로 교육에는 ‘국방과 항공’이라는 산업 기반 위에 실무형 인재 양성이라는 뚜렷한 목표와 의지가 엿보인다.
 
국방항공고, 항공정비 전문 교육기관으로 도약

국방항공고의 또 다른 강점은 항공 정비(MRO, 정비·수리·개조)에 특화된 교육 시스템이다. MRO는 항공기 안전과 성능 유지에 필수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동화가 어려워 숙련 인력이 꼭 필요하다. 국방항공고는 항공기계과 졸업생이 국내 대표 항공기 제작사인 KAI에 최종 합격해 항공 산업 심장부 진출을 입증했다. 조남순 교장은 “비행기 한 대 구매 비용보다 정비 비용이 2~3배 더 큽니다”라며 숙련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충남 도내 고등학교 최초로 설립한 국토교통부 인가 ‘항공기술교육원’은 항공정비사 자격 준비의 기초 역량을 다지는 공간이다. 학생들은 기계, 전기·전자 실습과 기능사 자격증 취득 과정을 통해 졸업 후 현장 투입이 가능한 기본 실력을 갖춘다.
항공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정비 인력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 때문에 학교는 상위권 학생들이 전략적으로 항공 분야를 선택해 ‘명품 취업반’에서 열정을 쏟고 있다. 현실적 어려움도 있지만, 국방항공고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항공 전문 인재로 키우기 위해 학습지도와 생활지도를 펼치는 중이다. 
 
기술만큼 마음의 성장도 필요… 방과후 교육과 인성중심 체험활동
국방항공고등학교의 교육은 기술을 넘어 삶을 향한다. 단단한 실무 능력 위에 올곧은 마음가짐을 더하고 배움의 열정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 철학이다. 이러한 철학은 방과후 활동부터 체험학습, 인성교육 전반에 깊이 스며 있다. 방과후 시간에도 학생들은 항공정비 실습과 기능사 자격증 준비에 매진한다. 학교 전체가 시험 기간에는 조용한 긴장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조남순 교장은 “자격증 하나하나가 아이들의 자신감이자 미래입니다”라고 전한다.
학생들의 정서와 삶을 어루만지는 체험 중심 인성교육에도 힘쓴다. 해외 문화 탐방 프로그램과 인성·극기 훈련은 학생들에게 자기극복과 예방 교육을 제공하며, 결손 가정 출신인 학생들의 아픔을 책임감으로 보듬는다. 조 교장은 “핵심은 아이들이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과 그 계기를 만드는 일입니다”라고 설명한다. 2025년부터는 생활규정을 개정해 유해 매체 차단과 스마트폰 사용 자율·책임 교육을 도입해 학생 스스로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꾸준한 열정은 졸업 시 학생들은 평균 5~7개의 국가 자격증을 취득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방항공고는 기술과 인성이라는 두 날개로 학생들의 가능성을 키우며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여정을 동행한다.
 
학생들의 든든한 멘토, 산업 현장 출신 조남순 교장

학교전경

국방항공고등학교가 내년에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7명을 새로 맞이해 ‘글로벌 항공 인재 양성소’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입학생은 항공기계과 2명, 항공전기전자과 5명으로, 모두 우즈베키스탄 교육부의 직접 지원과 관심 아래 선발될 예정이다. 조 교장은 “우즈베키스탄 교육부 장관 비서실장이 직접 방문해 학교의 전문성과 교육 품질을 인정했다”고 설명한다. 유학생들은 엄격한 한국어 시험을 통과하고 입학해, 학교 전체 학업 분위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유학생을 위한 기숙사와 체류 지원 시스템도 구축 중이며 건양대학교와 협력해 방학 기간 지원을 준비하고 전담 TF팀이 글로벌 교육 환경 마련에 힘쓰고 있다. 
조 교장의 교육 철학은 ‘사람을 키우는 교육’에 집중된다. 그는 “생명을 다루는 교육인 만큼 기술뿐 아니라 인성과 가치관 지도도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한다. 국방항공고는 자격증보다 인성을 우선하며 학생들에게 기술은 삶의 존엄을 지키는 자산임을 가르친다. 조 교장은 화학 전문가 출신으로 9년간 연구와 산업 현장을 경험한 후 교직에 몸담으며 현실적인 조언과 멘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양질의 취업은 안정된 좋은 자본을 획득하는 것이다. 인생 전체를 책임지는 자본을 학교에서 준비하자”라는 조 교장의 말은 흔한 훈화가 아니다. 무너져가던 특성화고에 희망을 다시 심고 있는 국방항공고의 현재이자, 그가 남기고 싶은 교육의 유산이다. 산업 구조를 이해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국방항공고등학교의 교육이야말로 학생들에게 펼쳐진 활주로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