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문화 발전의 중심, 고금미술연구회
18명의 스타 작가 배출한 지역 최고의 미술작가 등용문
2009-01-06 최수정 기자
32년째 미술을 사랑해 온 사람들
대구·경북지역의 미술 애호가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고금미술연구회(회장 김성수)는 1977년 6월에 창립되어 올해로 32주년을 맞이한 영남 최고의 비영리 미술 후원단체이다. 지역 경제인과 법조인들이 주축이 된 이 사교모임은 옛것과 오늘의 미술을 고루 접하며 시대와 조류에 편중 됨 없이 일관적인 예술 철학을 가진 예술가와 미술을 만나보자는 취지로 ‘고금미술’이란 용어를 사용해 단체 이름을 붙였다. 지금까지 20회에 걸쳐 지역 내 신진작가 지원을 위한 공모전을 개최해 18명의 고금미술 선정 작가를 배출해 왔으며, 선정된 작가들은 현재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며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랑나눔전’을 통해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공적을 바탕으로 고금미술연구회는 최근 지역의 미술문화 발전에 기여한 것을 인정받아 제 22회 금복문화상(문화예술진흥 단체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1998년부터 고금미술연구회를 이끌어 온김성수 회장은 “소박한 취미 동호인의 모임이 30년 이상을 이어오며 18명의 훌륭한 작가들을 배출할 수 있었던 것은 45명의 고금미술연구회 회원들의 친화력이 만들어 낸 것이다. 금복문화상 수상은 미술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뭉친 고금미술 가족들이 다 함께 만들어낸 성과이기에 더욱 영광스럽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지역 최고의 미술작가 등용문으로 자리 잡아
검찰청 사무국장 출신의 회장, 기업인, 의사, 법조인, 금융인들이 모인 미술 후원단체. 민간인들이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은 고금미술연구회가 유일하다. 이들은 작품 수집 활동 뿐 아니라 매월 지역 미술계 저명인사를 초청한 특강을 마련해 미술에 대한 식견을 기른다. 김 회장은 “한 시간의 강의가 끝나면 식사를 하며 미술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과 대화를 나누곤 하는데 한번 시작하면 보통 서너 시간은 기본이다. 기초적인 미술이론이나 미술사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이제는 강의 수준이나 주제를 정하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라며 웃지 못 할 고민을 토로하기도 한다.
고금미술연구회의 가장 중요한 사업은 1989년부터 시행해 온 ‘고금미술 작가 공모전’이다. 지역 최고의 미술작가 등용문으로 자리 잡으며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이 공모전은 수많은 스타 작가를 배출해왔다. 2002년 선정 작가인 박성열과 2005년의 김대섭은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각각 최우수상과 평론가상을 수상했으며, 2000년 선정 작가 장기영의 ‘금강MBC 미술대전’ 대상 수상 등 고금미술 선정작가들의 국내·외 각종 공모전의 연이은 수상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윤병락(95년), 도성욱(01년) 등은 한국구상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서양화 구상계열의 기초가 튼튼하고 미래지향적인 의식을 갖춘 화가를 선정하는데 주력해 온 고금미술연구회의 한결같음이 만들어 낸 결실인 것이다. 김 회장은 “공모 작품을 회화나 조각 등 여러 분야로 확대하지 않은 것은 구상계열 작품이 미술의 기초 등 실력을 가장 정확하고 쉽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2008년 제 20회 고금미술 작가 공모전에서 당선된 정재용 역시 지난 12월 3일 첫 번째 개인전을 통해 데뷔했다. 인간과 자연의 화해를 기원하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인체와 식물의 합성을 시도한 참신한 발상과 사실적 묘사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정재용 작가는 “자연 속의 인간, 인간 속의 자연, 그리고 자연과 하나”라는 신념으로 자신의 작가관을 화폭에 담아냈다. 김 회장은 “또 한명의 훌륭한 작가를 탄생시켰다는데 보람을 느낀다. 정재용은 신인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매우 성숙하고 예술성이 높다는 평을 받았다. 앞으로의 작품 활동이 매우 기대되는 화가이다”라고 소개했다.
33년간의 공직 생활을 정리하고 2000년부터 미술과 봉사활동에 전념해 온 김성수 회장은 현재 (공)한국해비타트 대구·경북지회의 부이사장으로 십년 째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해비타트 창립멤버로 지금까지 80여세대의 집을 무주택자에게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은 미술 후원활동과 함께 내 생애 최고의 보람된 일이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은 이 세상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다. 함께 해 준 고금미술연구회와 해비타트 회원들에게 늘 감사하다”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고금미술연구회는 곧 그동안의 연구회 활동과 역대 선정 작가, 역대 심사위원의 작품을 수록한 기념 화집 발간으로 2009년을 시작할 계획이다. 따뜻함을 나누는 사회를 구현하는데 앞장서 온 김성수 회장과 고금미술연구회의 행보가 주목된다.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