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덮친 ‘가뭄 공포’…오봉저수지 저수율 14.9%, 48년 만에 최저
[시사뉴스피플=안상호 기자] 강릉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5% 아래로 떨어지며 생활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강릉시는 운반급수 확대와 추가 취수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지역 주민들의 생활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기준 강릉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4.9%로, 1977년 준공 이후 4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릉시는 지난달 27일부터 계량기 75% 잠금조치와 운반급수를 선제적으로 시행했지만 저수율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저수율이 15%를 밑돌았지만 추가 제한급수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재보다 잠금조치를 강화하면 사실상 단수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절수 홍보와 함께 운반급수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운반급수 시행 이후 감소폭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월 21일 20.1%였던 저수율은 27일 16.4%까지 6일간 3.7% 감소했지만, 운반급수가 시작된 후인 31일까지 4일간은 1.5%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정부의 재난사태 선포에 따른 국가소방동원령 발동으로 추가 물탱크가 투입되고 타 지역 급수 지원도 가능해지면서 저수율 하락세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릉시는 추가 취수원 확보에도 나섰다. 남대천 물을 오봉저수지로 끌어올려 하루 1만 톤의 생활용수를 확보하고 있으며, 민방위 시설 지하수를 활용해 하루 4,643톤을 추가로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강릉 내 다른 저수지 상황도 심각하다. 지역 11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23.5%로, 오봉저수지를 비롯해 향호(16.7%), 사천(23.8%), 신왕(25.1%), 동막(28.4%) 등이 ‘심각 단계’에 해당한다.
강릉시 관계자는 “당초 오봉저수지가 10월 말쯤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했으나 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계획을 계속 조정하며 급수량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릉시는 지난달 29일 지역 대형 숙박업소 8곳에 자발적인 절수 동참을 요청했으며, 1일에는 가뭄 대응 비상대책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 격상에 따른 대응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