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민주 vs ‘상복’ 국힘…엇갈린 국회 개회식

2025-09-02     박일봉 대기자
국회 개회식에서 의원들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형형색색의 한복을 입은 민주당 의원들 (사진=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시사뉴스피플=박일봉 대 기자] 정기국회가 개회한 1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본회의장에서 상반된 복장을 선택하며 극명한 정국 인식을 드러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한복을 입고 개회식에 참석한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 정장에 ‘근조(謹弔) 의회 민주주의’ 리본을 달고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에 따라 전통 한복을 착용했다. 위성곤·전용기·모경종 의원은 갓을 쓰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으며, 일부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등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역시 한복 차림에 부채를 들고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 일부,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등은 정장을 착용했다.

우 의장은 회색 바탕에 보랏빛이 감도는 한복 차림으로 개회사를 진행하며 “여러 사정으로 모두가 한복을 입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이번 행사가 한복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 개회식에서 의원들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검은 정장에 '근조(謹弔) 의회 민주주의' 리본을 단 상복 차림의 국민의힘 의원들 (사진=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 상복을 착용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최근 자당이 추천한 국가인권위원 선출안 부결, 방송법 개정안(방송 3법)과 노란봉투법 처리에 반발하는 의미였다.

박수민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기업을 해치는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하고, 특검도 연장하려 한다”며 “헌법 질서와 의회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웃거나 즐길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우 의장의 개회사 도중에도 양당의 태도는 대비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반도 평화 결의안 채택 촉구,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안 등 발언에 박수를 보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대정부질문과 관련한 국무총리·국무위원 출석 요구안이 상정된 뒤 종료됐다. 이후 우 의장과 민주당,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찍으며 개회식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