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열 사설] 조희대 대법원장, 국민 앞에 그림자를 걷어내라
2025-09-17 뉴스피플
[시사뉴스피플=박무열 수석주필] 지금 조희대 대법원장은 마치 안개 낀 새벽길에 서 있는 사람과 같다. 앞이 보이지 않는데도 그는 묵묵부답으로 서 있을 뿐이다. 윤석열 파면 직후 한덕수 전 총리를 만났다는 의혹, 그리고 “이재명 사건을 알아서 처리하겠다”는 발언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그의 침묵은 오히려 더 짙은 안개를 만들어낸다.
대법원장은 나라의 최종 재판관이자 사법부의 상징이다. 그러나 정치권력과 밀실에서 거래를 했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더 이상 등불이 아니라 어둠을 키우는 존재다.
법은 국민을 비추는 등대여야 하는데 만약 그 빛이 사적인 약속으로 흐려진다면, 그 순간 사법부는 길을 잃은 배처럼 표류하게 된다.
국민은 단순한 변명을 원하지 않는다. “만났는가 만나지 않았는가” “말했는가 하지 않았는가” 분명하게 밝히라는 것이다. 이는 그의 개인적 명예 문제가 아니라 사법 정의와 국가의 운명을 가르는 문제다. 답을 피하는 순간 그는 배신의 그림자를 짊어진 채 역사의 법정에 서게 될 것이다.
진실은 물과 같아 아무리 막아도 언젠가는 흘러나온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흐르는 물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터주는 것이다.
그것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침묵은 더 이상 방패가 되지 않는다. 이제는 의혹의 안개를 걷고 밝은 대낮처럼 사실을 드러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