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노력에 의해 변할 수 있는 것

2025-10-14     김태균 기자

해동장군암 별상동자

어릴 때부터 남달랐던 삶 운명적으로 맞이하게 된 신의 길
신의 원력으로 전국에서 찾아오는 신도들 
 

해동장군암 별상동자 [사진=시사뉴스피플]

[시사뉴스피플=김태균기자]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 길을 피하고 싶어하면서도 운명이라는 정해진 길을 묵묵히 받아들일 때가 있다.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운명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이기에 우리는 그 무게를 감당해 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운명을 바꿀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펼쳐지게 될 것이다. 여기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한 무속인이 있다. 인제에 자리하고 있는 해동장군암 별상동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보살은 운명은 정해진 것이기도 하지만 기도와 그 노력에 따라 충분히 변화될 수 있는 것이라 말했다. 

남달랐던 어린 시절, 자신조차 외면하고자 했던 이 길
이러한 그녀가 무속인의 길을 걷게 된 배경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보살에게 어떠한 계기로 이 길에 들어서게 되었는지 물었다. 그 질문에 대해 보살은 남달랐던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과 제가 좀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스스로의 생각뿐 아니라 주변인들의 시선도 그러했지요. 제가 보고 들은 것에 대해 주변에서 모두들 꿈을 꾼 것, 상상한 것이라고 치부하는 탓에 그것을 감추었지만, 18세가 되고 모든 것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을 때 단순한 나의 상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들었던 보살은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와 대화를 했다. 

당시 보살을 가깝게 보살펴 주었던 보살의 고모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기도를 통해 보살의 증상을 없앨 수 있다고 믿었고, 보살을 기독교의 세계로 이끌었다. 보살은 그녀의 고모를 따라 교회를 다니며 주야로 기도에 매진했고, 성경책을 세 번이나 정독할 만큼 정성을 들였다. 이후 안정감을 찾기 위해 일찍이 결혼을 선택한 그녀는 최선을 다해 결혼생활에 임했지만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현상들이 나타나게 되었고, 고부간의 갈등, 남편과의 갈등을 겪게 되었다. 결국 그 생활을 견디지 못한 보살은 그 생활을 정리하고 아무런 연고도 없던 강원도로 향하게 되었다. 

운명처럼 신어머니 만나
강원도에 새롭게 터를 잡은 보살은 그곳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게 되었다. 자신의 남다름으로 인해 만남 자체를 꺼려했지만 남편의 적극적인 자세로 보살은 그와의 결혼에 이르게 되었다. 남들과는 다른 보살의 상황을 모두 이해한 그는 그녀의 길을 적극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이 길에 대해 보살의 남편은 “하늘이 내려준 기회”라 말하며 보살을 인정하고 응원했다. 그렇게 보살은 한 무속인을 만나게 되며 이 길을 가야 하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임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사실 보살은 20대 초반에도 친구들과 재미로 점사를 보러갔고, 갈 때마다 늘 이 길을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믿기지도 않았고, 믿고 싶지도 않았던 보살은 그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지만 반복되는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 자신이 희망을 걸 수 있는 길은 이 길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보살은 남편의 응원과 지지 속에서 이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하지만 그 길을 걸어오는 과정은 녹록하지 않았다. 첫 번째 신어머니를 거쳐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진정으로 자신을 위하고 아끼는, 그리고 진심으로 자신이 존경할 수 있는 신어머니를 만나게 된 것이다. 현재 보살의 신어머니는 과거 보살이 모셨던 신어머니의 신어머니, 즉 신할머니였던 분으로, 그녀의 초기 모습부터 지금까지 보살에 대한 모든 것을 다 지켜보아온 사람이었다. 신내림굿을 위한 큰 지출, 이어지는 육체적인 노동을 겪으며 많은 것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 보살과 현재 그녀의 신어머니와의 만남은 운명적으로 이어졌다. 보살이 스스로의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지켜보아오던 보살의 신어머니는 보살을 제자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고, 보살은 그때부터 안정적인 길을 갈 수 있게 되었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신도들
보살을 찾는 사람들은 인근 지역뿐 아니라 전국에 퍼져 있다. 국내는 말할 것도 없고, 해외에서도 보살을 찾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살을 찾기 시작한 것은 그녀가 신내림을 받은 직후부터였다. 그녀의 영험함은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과거 신어머니들이 모두 그녀의 재능을 탐내며 그녀를 이용할 정도였다. 돌고 돌아 새롭게 지금의 신어머니의 제자로 들어선 후 평안하게 이 길을 걸어가고 있는 그녀는 홍보에 전혀 힘을 들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모두가 입소문에 의한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다방면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그녀는 그중에서도 허주에 특출나다. 허주란 일종의 잡귀를 뜻하는 것으로, 그녀는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서도 무속인을 잘 골라내며, 한이 많은 영가의 문제도 잘 해결한다. 이 길을 가야 하는 사람들 즉, 신내림을 받아야 하는 이들에게도 그녀는 그들이 처한 현재의 상황을 고려해 현실적인 조언을 내린다. 현재 그녀는 15년째 인제에서 한 자리를 지키며, 수많은 이들의 어려움을 해소시켜주고 있다. 

신의 말씀에 귀 기울이면 반드시 답 얻을 수 있어
그녀는 신의 말씀에 귀를 잘 기울이면 여러 가지 어려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뿐만 아니라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까지 피해 가야 할 길을 피하기만 해도 많은 것이 달라진다”는 그녀는 “신이 내리시는 말씀 즉, 하지 말라는 일만 하지 않아도 확실히 달라지는 결과를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그녀는 사업에 대해 상담을 하러 오는 이들에게 단호하고 조언을 한다. 쥐푸라기라도 잡고자 하는 이들이 많지만 보살은 순간적으로 그들을 위로하기 보다 신이 말씀하시고 보여주시는 것만을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한다.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확실하게 일러준다. 부적, 기도, 굿 등 소원 성취를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보살은 이러한 수단을 무언가 길이 보이는 경우에만,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만 활용하는 것을 철칙으로 한다. 
그녀는 자신을 찾는 사람들에게 신의 말씀을 전할 때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이 맞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은 신의 말씀이며 신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는 보살은 자신을 다시 찾아오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보살은 “모든 것은 자신의 능력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신의 뜻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도와 정성에 따라 운명도 개척할 수 있어

보살은 지금까지 신의 말씀을 따르며 깨달은 것이 한 가지 있다고 했다. 그것은 바로 운명 즉, 팔자는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모두가 가능성이 없다던 한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와 당선시킨 경험을 들려준 보살은 “노력을 해서 되지 않을 일은 없다”며 “운의 흐름에 대해 조언하는 자신의 이야기에 신의 원력을 믿고 정성을 들이면 결과는 분명 달라질 것”이라 덧붙였다. 또한 그녀는 “무당은 결정을 해주는 사람이 아니며 모든 결정은 삶을 꾸려가는 스스로의 몫”이라 강조했다. 

보살은 “내년까지 어려운 시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2027년부터는 많은 소상공인들이 웃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때를 위해 대비를 하고 꾸준하게 생활을 이어갈 것을 권하는 보살은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는 삶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참 무속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