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진일렉트론 최철수 대표 “법인공장 준공, 자동차 센서 분야 핵심 소재 공급”

‘RCS 2.0 인증’, 핵심 경쟁력 될 듯

2025-11-11     박용준 기자

[시사뉴스피플=박용준 기자] 전도성 섬유 글로벌 기술 리더 기업인 ㈜아진일렉트론(대표이사 최철수)이 4공장을 신축, 지난 9월 26일 준공식을 가졌다. 신공장인 이 기업의 법인공장은 도금 이송 바 자동 박리 설비 2기, 자동 약품 이송 장치, 자동 제품 이동 및 포장 시스템, 비접촉 열 회수 건조 설비 등을 갖춘 국내 최대 생산 규모를 자랑한다. 

IT에서 자동차 분야로 사업구조 재편 
최근 ㈜아진일렉트론 최철수 대표이사를 만났다. 축하인사부터 건넸다. 환한 웃음으로 화답한 그는 “화관법 등 각종 까다로운 규제로 인해 예상보다 시일이 오래 걸렸다”면서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법인공장 준공을 계기로 자동차 분야로 규모를 보다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기업은 2013년 세계 최초로 무(無)전해 도금방식의 ‘전도성 블랙 폴리우레탄 폼(Form)’을 개발하는 등 그간 축적된 기술력으로 휴대폰을 비롯한 IT산업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했다. 관련분야 세계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할 당시 자동차 분야 진출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했고, 수년 전 범용 센서 소재 생산에 나서게 됐다. 
㈜아진일렉트론의 우수한 기술력을 먼저 알아본 곳은 룩셈부르크의 ‘IEE사’다. 이 기업은 전 세계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자동차 제조사들과 함께 일해 온 오토모티브 센싱 부문의 리딩 업체다. 자율주행을 위한 손떨림 감지 솔루션은 업계 최고로 인정받는 등 맞춤형 센서 솔루션 설계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IEE사는 이 기업의 전도성 섬유에 관심을 가졌고, 2022년 공급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대규모 발주 계약이 완료되면서 신공장의 필요성이 절실해졌고, ㈜아진일렉트론은 관련 제품 생산을 위해 공장 및 설비확보에 나서면서 최근 법인공장 준공을 이뤄냈다. 
현재 ㈜아진일렉트론의 매출 비중은 애플 등의 휴대폰 관련 40%, 자동차가 60%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는 미국과 유럽, 중국, 남미까지 진출한 상황이며, 계속해서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에 관련 매출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발맞춰 북미와 유럽 OEM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으며, 주요 해외 고객사를 방문해 협업을 논의하고 미국전기전자학회(IEEE) 유럽 및 아시아 전시회에 매회 참가함에 따라 사세는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법인공장, 근로자들의 안전과 편의 우선
직접 현장을 찾았다. 법인공장은 2층 규모다. 1층은 화물승강기와 변색방지코팅실, 약품대기실, 원자재보관실, 포장 및 출하실, 도금라인이 갖춰져 있다. 2층은 직원식당과 회의실, 현장사무실. 기계실, 공무자재보관실, 임원실, 원자재보관실, 실험분석실, 도금라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까다로운 환경규제에 맞춰 모든 설비를 세팅 완료했으며, 건물은 내진 설계도 적용했다. 생산현장 곳곳에는 근로자들의 안전과 편의를 우선 고려했다. 설계와 장비, 동선 최적화를 위한 효율적인 설계가 이뤄진 것. 
무엇보다 냄새가 전혀 없었다. 이 기업의 독보적인 기술과 철저한 관리를 엿 볼 수 있었다.
이 공장은 8기의 롤투롤 라인을 100% 가동률로 운영 중이며, 주요 생산 품목은 무전해 금속 도금 기술을 적용한 특수 센서용 전도성 패브릭이다.

이 제품은 자동차 및 첨단 전자기기의 센서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극한 환경에서도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무전해 도금 공정은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부식성 가스로 인한 설비 손상과 환경 제약으로 인해 완전한 스마트팩토리 전환이 쉽지 않다. 그러나 이 기업은 각고의 노력 끝에 국내 최고 수준의 자동화 공정을 구현했다.
최철수 대표는 “근로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면서도 품질과 생산성을 10% 이상 향상시켰다”며 “이것이 바로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미래형 제조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드론 산업 진입 준비
㈜아진일렉트론의 비전은 어떨까. 이 기업의 주력인 전도성 섬유 자체의 매리트가 매우 크다. 전도성 섬유는 금속 도금 또는 복합소재 코팅 기술을 통해 전기를 통하게 만든 섬유로, 기존 금속보다 훨씬 가볍고 유연하며, 다양한 형태로 가공이 가능해 전자파 차폐, 정전기 방지, 센서 신호 전송 등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된다.
특히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도성 섬유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차량 내부의 각종 전자장치가 복잡하게 연결되면서 EMI(전자파 간섭)로 인한 오작동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도성 섬유는 이러한 간섭을 최소화하고, 부품 간 신호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이 기업 최철수 대표이사는 이같은 시장상황을 미리 읽고, 선제적인 대응을 해나갔다. 이는 그만의 철학이 뒷받침된 것으로 평소 “잘 나갈 때 옆을 돌아봐라”가 실현된 것이다. 
하지만 IT용에서 자동차·항공·드론 등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로 격상시키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따랐다. 그도 그럴 것이 자동차용 부품 등은 IT 제품보다 훨씬 높은 내구성과 신뢰성을 요구하며 극한의 온도와 진동 속에서도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진일렉트론은 끊임없는 노력 결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공급 기준을 통과하는 성과를 얻었다. 나아가 지난해 11월 ‘RCS 2.0 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이는 제품의 재활용 원료 함유량이 최소 5% 이상 되어야 발급되는 국제 인증제도다. 이 인증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납품업체를 선정할 때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항목이다. 아진일렉트론은 현재 5개 제품군 10개 품목에 대한 친환경 양산을 진행 중이며, 이는 유럽과 북미 시장 진출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철수 대표이사는 “친환경 인증은 단순한 트렌드 대응이 아니라 기업의 책임”이라며 “기술력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한 소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진일렉트론은 자동차를 넘어 드론 산업으로 눈을 돌리며 새로운 비상의 날개짓을 준비하고 있다. 드론은 소형 공간 안에 센서, 통신 장비, 배터리 등 수많은 전자 부품이 집적돼 있어 전자파 간섭이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안이 바로 ㈜아진일렉트론의 경량 전도성 소재다. 드론의 무게를 최소화하면서도 EMI 차폐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경상대학교 항공핵심기술 선도연구센터’와 함께 7차 연도 연구 과제를 수행 중이다. 

코스닥 상장 예고 
“회사의 성장 열쇠는 직원이다.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기에 기술기업의 면모를 과시할 수 있었고, 밝은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다.” ㈜아진일렉트론 최철수 대표이사의 말이다. 
최 대표이사는 평소 직원 복지를 단순한 비용 지출로 보지 않는다. 회사 발전을 위한 투자이자, 가족간 마땅히 함께 나눠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알고 있는 남다른 직원들의 애사심, 업무의 효율성도 높아졌다. 
외국인 근로자들도 회사의 비전에 공감하며 안정적으로 근무 중이다.
그간의 결실을 얻어 코스닥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단순한 자금 조달이 아니라, 기업 투명성과 글로벌 신뢰도 제고를 위한 전략적 행보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사주 역시 직원들에게 배분할 계획이다.
최철수 대표이사는 “직원들과 함께하는 기업, 같이 성장해 나가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면모를 갖춰 나가겠다”며 “전도성 섬유 기술을 기반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며, 나아가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상징적인 사례를 남기고 싶다”고 전했다. 
이의 일환으로 자체 브랜드 출시를 이루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3년 내 독자 브랜드로 세계 곳곳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