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수능, 전년과 비슷한 난이도…‘사탐런’ 현상 속 55만 명 응시
[시사뉴스피플=정이안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전년도와 비슷한 난이도 속에서 독서 영역이 상위권 변별력을 좌우한 시험으로 평가됐다. 특히 ‘사탐런’(이과 수험생의 사회탐구 선택) 현상이 심화되며 수험생 선택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이번 수능 응시자는 55만 4,174명으로, 최근 7년 사이 가장 많았다. EBS 현장교사단은 “전체적으로 적정 난도를 유지하면서도 독서와 선택과목 난이도 조정을 통해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출제위원장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적정 난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국어 영역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출제됐으며, 독서의 체감 난이도가 다소 높게 나타났다. 한병훈 충남 덕산고 교사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제 경향 분석 브리핑에서 “올해 국어 난이도는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독서 난도는 다소 오르고, 문학·화법과 작문·언어와 매체는 낮아져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뤘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운 문항으로는 독서 8·12번, 문학 34번, 화법과 작문 40번, 언어와 매체 36번이 꼽혔다. 특히 열팽창 개념을 복합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독서 12번 문항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한 교사는 “국어에서 킬러문항은 지문 근거 없이 과도한 추론을 요구하는 문제를 뜻하지만, 12번 문항은 근거가 명확히 제시돼 있어 킬러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EBS 연계율은 53.3%(24문항)로 분석됐다. 독서 지문 4개 모두가 EBS 교재(수능특강·수능완성)와 연계됐으며, 문학에서도 8개 작품 중 3개가 연계됐다. 한 교사는 “공교육 기반 독해훈련과 EBS 연계교재 학습의 중요성이 다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입시업계 역시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종로학원은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쉽고,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며 “전반적으로 변별력 있는 시험이었다”고 분석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독서의 난도가 높고 문학과 선택 과목은 상대적으로 낮았다”며 “전년도보다 약간 어렵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운 편으로 보인다. 독서 문항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해결했는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능의 주요 변수로 꼽힌 사회탐구 과목 선택 비율은 전년 대비 15.1%포인트 상승한 77.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이과 수험생의 과목 선택 폭이 넓어졌고, 이에 따른 경쟁 구도 변화도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응시자 수 증가와 선택과목 분포의 변화 속에서 치러진 올해 수능은 향후 입시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독서 중심의 변별형 출제가 수능 전반의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