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AI 투자 경쟁, 속도전…새로운 제도적 해법 필요”

2025-11-26     김시동 기자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차 기업성장포럼-기업성장이 미래다’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시사뉴스피플=김시동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차 기업성장포럼에서 “대규모 AI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며 “저희가 원하는 것은 금산분리 완화 자체가 아니라, 이 숙제를 풀 수 있는 방법론”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AI 투자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각국이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숫자들을 투자하고 있다. ‘이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의 규모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50조 원 규모 국민성장펀드가 조성되지만 솔직히 그것도 부족하다”며 “1호에 이어 2호, 3호, 4호가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AI 산업은 규모뿐 아니라 속도의 게임”이라며 “집중된 자금과 플랜이 없으면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차 기업성장포럼-기업성장이 미래다’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최 회장은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기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규제 개혁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최근 5년마다 민간 성장률이 1.2%포인트씩 하락했다. 2030년이면 마이너스 성장으로 들어간다”며 “이렇게 되면 국가 전체의 희망이 사라질 수 있다. 절체절명의 5년”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정거래법이 기업집단 규제를 강화해 왔지만 누구도 그것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한민국 성장 단계에 맞는 새로운 규제 틀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차 기업성장포럼-기업성장이 미래다’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최근 정부는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정부가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에서 대규모 자본 조달이 꼭 필요하다면 관계부처와 협의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금산분리의 근본적 정신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를 전제로 제도 개선 가능성을 열어뒀다.

경제계는 이날 포럼에서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 재점화를 위해 민관 협력 기반의 ‘스케일업 하이웨이’ 구축을 제안했다. 성장 단계가 높아질수록 규제는 늘고 혜택은 줄어드는 역(逆) 인센티브 구조를 개선해 기업이 성장한 만큼 보상받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는 정부, 국회, 학계가 참석해 성장지향형 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혁신 전략을 논의했다.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국경제연구원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최진식 중견련 회장을 비롯해 구윤철 경제부총리,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