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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4     장정미 기자
<모던타임스> 폴 존슨 지음/ 조윤정 옮김/ 살림출판사 펴냄
현대 세계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경험적인 증거로 입증된 1919년 5월 29일에 시작되었다. 그러나 상대성이론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아인슈타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상대주의라는 전염병이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폴 존슨은 이러한 도덕적 상대주의, 개인적인 책임감의 소멸, 유대 기독교적 가치의 거부, 인간이 지적 노력을 통해 우주의 모든 신비를 해결할 수 있다는 오만한 믿음이 어떻게 인류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끌고 들어갔는지 정치, 군사, 경제, 과학, 예술, 철학계를 뒤흔든 인물들의 기질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러시아 혁명, 히틀러의 등장, 제2차 세계대전을 비롯한 20세기의 모든 사건을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위선과 오해에 싸여있던 역사의 껍질을 벗겨내 날 것 그대로의 진실을 드러내 보여준다. 폴 존슨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20세기 세계사를 결정지은 주요 사건과 인물을 이해하는 탁월한 시각을 얻게 될 것이다.

<검은 비밀의 밤> 딘 쿤츠 지음 / 김진석 옮김/ 제우미디어 펴냄
<검은 비밀의 밤>은 매우 빠르게 읽힌다. 작가의 미려한 문체와 더불어 사건 진행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마치 미국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듯이 눈을 한 번 주면 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작가의 주특기인 듯하다. 여성 주인공 에이미와 남자 친구 브라이언이 말려드는 사건은 거침없이 진행되며, 극적 반전과 함께 환상적인 요소들이 끼어든다. 환상과 스릴러의 만남은 적당히 잘 버무려져 있으며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의 성격은 개성적이고 금방이라도 옆에서 말을 붙일 것처럼 생생하다. <검은 비밀의 밤>의 악역들은 끔찍하리만치 잔인한 성품의 소유자이지만 그들의 행동이 이해될 만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고, 각 등장인물들은 유머를 잃지 않는다. 결국 스릴러 소설이지만 인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딘 쿤츠 소설의 특징이자 장점이며 <검은 비밀의 밤>에서도 그 특징이 고스란히 보이고 있다. 읽고 나면 손에 땀이 흥건히 젖을 정도의 스릴러 소설이지만 결국은 희망을 보여주는 소설이 바로 <검은 비밀의 밤>이다. 보너스로 동물구호단체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알 수 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에른스트 페터 피셔 지음/ 박규호 옮김 / 들녘 펴냄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세계를 바꾼 과학적 인식을 소개하는 책이다. 유럽 최고의 과학사가로 꼽히는 에른스트 페터 피셔가 자연과학적 이론과 인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들려준다. 저자는 자연과학을 보다 재미있게 설명하기 위해 ‘인물’이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각 분야의 이론과 지식, 연구방법을 인물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 책은 세기의 과학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선택했던 이미지와 비유들을 보여준다. 특히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지식인답게 저자는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양쪽에서 재능을 보인 학자들을 자주 등장시킨다. 그리고 철학이나 논리학의 명제들이 과학적 사실과 충돌할 때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먼저 과학에서 근본적인 혁신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설명한 후에, 과학의 발전을 이루어낸 인물들을 소개한다. 특정한 과학자의 이름이 새로운 인식이나 법칙과 결합된 31가지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어떤 명제와 그것을 최초로 제기한 인물을 직접 연결시켜, 수수께끼 같은 과학의 개념에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 지음 / 노정태 옮김 / 김영사 펴냄

이 책은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티핑포인트>, <블링크>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이다.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 프로그래밍 귀재 빌 조이, 록의 전설 비틀스 등 이 시대 아웃라이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밀을 파헤친다. 그 동안 우리가 보지 못했던 성공의 색다른 측면을 제시한다. 제목은 <아웃라이어>는 본체에서 분리되거나 따로 분류되어 있는 물건, 또는 표본 중 다른 대상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통계적 관측치를 의미한다. 이 책에서는 보통 사람들의 범주를 뛰어넘은 특별한 사람, 즉 천재를 뜻한다. 본문은 21세기 성공의 새로운 모델로 이 아웃라이어를 주목하며 성공과 부의 비밀을 밝힌다.

 

 

<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 L. 프랭크 바움 지음/ 공경희 옮김 / 북폴리오 펴냄

20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오즈의 마법사>는 미국 동화의 정수로 통한다. 조금 이상한 캐릭터들이 그보다 더 이상한 나라를 여행하는 이 이야기는, 세기를 초월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원래는 장편이 아니었지만 독자들의 성화 때문에 14권까지 출간됐고,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나 뮤지컬, 영화, 애니메이션의 수만 해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 그러나 사랑받은 만큼 수난도 적잖아서 늘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오즈’시리즈는 수많은 학교와 도서관에서 금지도서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 외 ‘오즈’에 얽힌 수많은 비밀들이 이 책 안에 담겨 있다. <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는 꼼꼼하고 치밀한 주석을 통해 ‘오즈’의 역사를 펼쳐 보인다. 작가의 일생과 작품에 얽힌 배경은 물론, 놓치기 쉬운 숨은 디테일과 뮤지컬, 영화에 관한 정보까지 놓치지 않는다. 그야말로 ‘오즈’의 비밀을 파헤치는 보물지도라고 할까. 모든 창조의 비밀은 상상력이다. 비밀의 열쇠는 오즈 안에 있다!

<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 왕은철 옮김/ 현대문학 펴냄

미국 최고의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가 노래하는 구원의 인간 드라마
아프가니스탄의 현대사는 피와 눈물로 얼룩져 있다. 구소련의 침공과 왕정 붕괴, 군벌들 간의 내전과 그들을 타파하겠다며 총을 든 탈레반 정권, 그리고 미국과의 전쟁으로 인해 아프간 사람들의 삶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 정들었던 이웃들은 하나둘 고향을 등진 채 다른 나라로 피난을 가고, 남은 이들은 언제 어느 때 폭탄이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바로 폐허가 된 그 땅에 남겨진 사람들, 그 중에서도 이슬람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망명자로, 단 한 편의 데뷔작으로 미국 문단에 혜성처럼 등장한 할레드 호세이니는 인터뷰에서 “현지의 아프가니스탄 여성들과의 대화에서 이 책을 쓸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소설 <천 개의 찬란한 태양>에 등장하는 기구한 운명으로 태어난 주인공들의 삶은 한 편의 소설이기도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실제 삶이기도 하다. 악마적인 한 남자의 아내로 있게 된 두 여자는 남편이라는 휘호 아래 갇힌 짐승 같은 삶 속에서도 사랑과 우정으로 그의 폭력과 가난을 함께 헤쳐 나간다. 그리고 죽음의 땅에서 새로 태어난 생명을 지키기 위한 두 여자의 끈끈한 사랑과 노력은 인간 이상의 것을 향한 위대한 사랑에 도달한다. 아프가니스탄은 우리에게 테러와 납치가 밥 먹듯 일어나는 낯설고 위험한 땅일 뿐,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전무하다. 할레드 호세이니는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인권을 보호받아야 할 우리 같은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한다. 버릴 수도 떠날 수도 없는 불모의 땅에서 그래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살고 있는 그들의 현재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모든 인간의 삶을 새롭게 하는 깊은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