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論] 북한은 개성공단을 정치적으로 악용마라!

2009-03-25     진태유 논설위원

[時論] 북한은 개성공단을 정치적으로 악용마라!


북한이 지난 3월 13일부터 개성공단 남한 기업관계자들 720여명의 왕래를 차단하다가 16일 그 중 453명에 대하여 남측 통행을 갑작스레 허가했다. 그러다가 키 리졸브 한미합동 군사훈련 종료일인 20일 개성공단 통행을 또다시 전면 차단했다. 다행히 21일 오전 8시부터 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 기간(3.9~20) 차단했던 군 통신선은 정상화되었다. 그러나 북한의 이와 같은 일방조치들은 개성공업지구에 관련 남북간 합의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북한 스스로 만든 개성공업지구법에도 위배되는 처사를 일삼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오락가락한 조치들은 개성공단에 대한 그들의 그릇된 태도를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개성공단은 2003년부터 100만평에 이르는 부지조성을 준비하여 2006년에 마무리되었다. 지난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총 매출액은 2억5142억달러에 이른다. 누적생산액은 2008년 11월 5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이 중 대략 9600만달러는 수출생산액이다. 현재 입주기업은 2008년 9월 대비 74개에서 93개로 증가되었고 1000여명의 남한 기업관계자들과 3만9천여명의 북한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기업들로부터 북한 근로자 임금을 달러로 일괄하여 받아 일 년에 3400여만 달러의 외화를 번다. 실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남한의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개성공단에 2010년 입주계약업체가 본격 가동될 경우 생산 유발효과는 36억~47억2천만 달러,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1억9천만~15억6천만 달러가 될 것이라고 2008년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소는 전망한 바 있다. 이렇듯 개성공단은 남북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경제협력사업이자, 한반도 냉전질서를 무너트리는 평화사업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중요한 지역이기도 하다. 남북협력 모범인 개성공단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경제적 기준으로만 따질 수 없는 막대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남북 긴장 완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이 활성화될수록 ‘코리아 리스크’는 그만큼 감소하고 그 파급효과는 무한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매년 실시해온 한·미 군사훈련을 트집 잡아 남한 기업관계자들과 개성공단 자체를 볼모로 삼는 북한 당국의 처사는 정치적·군사적으로 악용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아무리 군부가 득세하고 있는 북한정권이라지만 이번 조치는 전적으로 잘못이다. 북한의 이번 조치로 피해를 보는 실제 피해자는 남한의 중소기업과 북한 주민들이다. 북한의 일방적인 조치가 재발하지 않을 거라는 확실한 보장 없이는 우리 남한 중소기업들의 불안감은 지속될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차원에서 자유왕래 보장, 남한기업들의 제약 없는 공단운영에 요구되는 확실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북한당국은 재발방지의 확고한 약속을 남한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천명해야한다. 정경분리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남북경협의 시범케이스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국제사회도 북한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정부의 대응에도 한계가 있는 듯하다. 미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 6자회담의 재개, 북한 미사일 계획 등, 현재의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변화를 보면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 정부는 외부환경과 북한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근본적 정책전환을 꾀할 필요가 있다. 즉,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존중과 이행, 대북인도적 지원, 금강산 관광사업, 상호비방 금지의 약속에 따라 대북 비방 전달 살포행위, 등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선별적 선처도 필요하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남북의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판단을 통해 대화의 재개를 촉구하는 바다.

개성공단사업은 남북이 함께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가장 현실적인 생존방식이다. 이 사업의 쓸모를 손상시키는 행위는 남북 서로가 삼가야 함이 마땅하다. 특히 북한은 정치적·군사적 목적으로 개성공단사업을 좌지우지하려는 속셈은 하루 속히 버려야한다. 남한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대한 투자를 멈추게 되면 외국기업도 북한과의 경제교류 의지가 약화된다는 점을 북한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