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Stage
10월 공연 안내 및 리뷰
2009-09-28 김미희 기자
세기를 뛰어넘어 종연을 예측할 수 없다
“팬텀의 광기, 가면 속 감춰진 슬픈 사랑의 반란”
프랑스 파리의 어느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한「오페라의 유령」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의 원작 소설을 세계적인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와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 무대 연출의 거장 해럴드 프린스(Harold Prince) 등 쟁쟁한 제작자들이 참여해 탄생시킨 뮤지컬이다. 1986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됐으며, 2년만인 1988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현재 웨스트엔드에서 23년, 브로드웨이에서 21년째 장기 공연 중으로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장기 공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기를 뛰어넘어 종연을 예측할 수 없는 유일한 뮤지컬인「오페라의 유령」은 관람인구만도 전 세계 25개국 124개 도시에서 약 1억 명에 달한다. 총 티켓 매출 또한 50억 달러로, 그 어떠한 공연이나 영화보다도 높은 판매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수상 경력도 화려한 본 공연은 1986년 런던 올리비에상 2개 부문(작품상·남우주연상), 1988년 뉴욕 토니상 7개 부문(작품상·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연출상·무대디자인상·의상디자인상·조명디자인상)을 비롯해 1988년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7개 부문 등 전 세계 50여 개의 주요 상들을 석권한 바 있다.
환상적인 넘버와 완성도 높은 무대 메커니즘
경매가 한창 열리고 있는 1911년 파리 오페라 하우스. 70세 노인이 된 라울은 휠체어에 앉아 뮤직 박스를 구입하고 있다. 경매인에 의해 소개되는 오페라 하우스의 샹들리에. 라울은 오페라의 유령과 관련된 지난 시절을 회상한다. 이 때, 관객들은 한 줄기 섬광과 함께 파리 오페라가 절정에 달했던 과거의 어느 날로 머나먼 여행을 떠난다. 암흑의 저주 속에 살아온 슬픈 운명의 주인공 팬텀과 아름다운 목소리의 매혹적인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사랑을 위해서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귀족 청년 라울의 러브 스토리는 살아있는 감동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주옥같은 멜로디와 수준 높은 무대장치로 무대예술의 진수라 불리는「오페라의 유령」은 시대를 고증하는 화려한 의상과 수많은 특수효과로 시청각적인 마력 또한 대단하다. 매 공연마다 130여 명에 이르는 배우와 스태프, 오케스트라가 투입되며, 230여 벌의 화려한 의상이 쉴 새 없이 무대를 뒤덮는다. 20만 개 이상의 유리구슬로 장식된 1톤 무게의 샹들리에가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본 공연의 특수 분장도 놀라움 그 자체다. 화려한 오페라 장면을 연상케 하는 황금빛 장식과 무대 의상들, 거대한 계단 세트에서 파리 하수구 밑의 음침한 지하세계에 이르기까지 완벽 재현하고 있는「오페라의 유령」은 무대라는 제한된 공간을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활용, 변화시킬 수 있는가를 증명해 주는 작품이다. 제작비 250억 원, 더욱 커진 스케일로 8년 만에 돌아온 본 공연은 내년 여름까지 계속된다. 마치 팬텀이 살고 있는 오페라 하우스에 온 것처럼 작품의 클래식함을 지닌 샤롯데씨어터에 들어선 순간부터 당신의 오감은 신비롭고 로맨틱한 느낌에 휩싸일 것이다. NP
Stage - 10월 공연안내
뮤지컬 <당신도 울고 있나요>
마음의 상처에는 어떤 처방전이 있을까. 카멜레온과 같은 뮤지컬 배우 김선경이 그 해법을 제시한다. 우리들의 인생이 아무리 보잘 것 없어 보여도 결코 의미 없지 않음을, 감사하고 축복할 날들임을 전하고 있는 본 공연은 치유(治癒) 모노뮤지컬이다. 라디오DJ란 설정 하에 관객과 소통하는 배우 김선경은 그들의 사연을 극중극으로 설정, 보다 현실화시키고 있다. 다양한 사연으로 꾸며진 드라마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 본 공연은 극이 끝날 무렵, 현장에 온 관객들과 함께 사연에 관한 진솔한 얘기를 나누며 서로의 상처를 감싸 안는다.
- 일 시 : 2009 / 9 / 8 - 2009 / 10 / 31
- 장 소 : 대학로 예술마당 3관
뮤지컬 <남한산성>
세계적 문화유산인 남한산성을 다룬 김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이다. 탄탄한 원작과 극본, 느와르 영화처럼 콘트라스트 강한 연출, 과감한 무대 분할, 라이브 오케스트라에 버추얼 오케스트라가 더해진 웅장한 사운드, 스펙터클한 특수효과 등이 결합되어 공연 내내 숨 막히는 긴장감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명분과 실리의 갈림길에 설 수 밖에 없는 숙명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본 공연은 우리만의 정서와 언어로 갈 수 없는 길과 가야만 하는 길을 노래하고 있다.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된 역사 소설의 무대 언어에 주목해보자.
- 일 시 : 2009 / 10 / 9 - 2009 / 11 / 4
- 장 소 :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Maksim Mrvica Live in Seoul>
격정적인 피아노 연주와 다이내믹한 속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일렉트릭 클래식의 폭풍, 막심 므라비차가 2009 마지막 솔로무대를 갖는다. 장르와 음악적 경계를 넘어서는 파격적인 피아노 연주로 클래식 음악계에 핵폭풍을 몰고 온 크로아티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막심은 연주실력 못지않은 화려한 외모로 지난 여섯 차례 국내 공연을 모두 매진시키는 저력을 보여주며, 일렉트릭 클래식계의 황태자로 자리매김하였다.‘신이 내린 손가락’이란 찬사를 받고 있는 막심의 거침없는 속주와 완벽한 리듬감을 가을 향기와 함께 만끽하길 바란다.
- 일 시 : 2009 / 10 / 11 (일) 오후 2시 30분
- 장 소 :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뮤지컬 <건 메탈 블루스>
194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필름누아르 스타일을 정교한 대본과 블루스 뮤지컬 넘버로 구성하여, 스타일리쉬한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준다. 좀처럼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토대로 사설탐정과 금발의 여인, 그리고 블루스 연주자가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사건을 미궁 속으로 빠뜨린다. 이에 더욱 숨을 죽이게 된 관객들도 등장인물의 대사와 노래에 집중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고자 극의 한 가운데로 뛰어든다. 하드보일드 미스터리를 표방한 본 공연은 올 가을, 관객의 시선을 대학로 소극장으로 이끌 강력한 핫 아이콘이다.
- 일 시 : 2009 / 10 / 15 - 2010 / 1 / 10
- 장 소 : 대학로 뮤디스홀
뮤지컬 <어쌔신>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대표적 작품으로, 비현실적 상황을 무대 위에 실현한 <어쌔신>은 링컨을 암살했던 부스(1865)에서 케네디를 암살한 오스왈드(1963)까지 각자 다른 시대와 장소에서 대통령을 저격했던 인물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는다. 철저히 암살자들의 시각에서 그려진 본 공연은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관객들을 불안하고 혼란스럽게 만들며,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역사와 판타지 속에 녹아드는 암살이란 주제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비판, 암살자들의 동기에 대해서도 탐구해보길 바란다.
- 일 시 : 2009 / 9 / 26 - 2009 / 11 / 8
- 장 소 : 신촌 더 스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