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서 몽마르트까지 문화의 물꼬는 터졌다
인사동 문화의 힘을 프랑스에 전파하고 있는 민간외교관, (사)종로문화관광협의회 문화분과 장재창 위원장
2009-12-07 이태향 기자
컬처노믹스(Culturenomics). 문화(culture)와 경제(economics)를 합성한 조어로 단순히 문화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 그 자체의 부가가치를 경제와 접목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문화가 밥이고 돈이다.”라고 강조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신념도 문화를 원천으로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고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
장동미 국장 이태향 기자
세계 관광기구에 따르면 문화시설과 문화공연을 찾는 ‘문화관광’이 전체 관광에서 37%를 차지하고 그 수요는 매년 15%씩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의 경우 낡은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해 ‘테이트 모던 미술관’으로 이름을 붙인 후, 3,00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고 연간 470만 명에 가까운 관광객을 유치하는 ‘테이트 효과’ 덕을 본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또 아시아 최대의 예술촌을 조성하고 있는 베이징(北京)을 중심으로 중국 현대미술의 가격지수가 상승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울시가 컬처노믹스(Culturenomics)를 표방하며 문화도시로의 변화를 추구하는 데는 서울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자원의 원천이 바탕이 되고 있다.
민간에서 주도하는 외국과의 전통문화 교류
Q. 현재 인사동에 관한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인사동 정책에 대한 비판도 필요하지만 현재의 모습이 있기까지의 노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문화지구로 지정된 후 인사동은 한국전통문화 보존에 관한한 상징적인 곳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사실입니다.
Q. 문화분과 위원장의 역할과 계획은 무엇인가.
= 종로구는 서울 문화재의 40%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고 아름다운 고궁이 있는 곳입니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볼 생각입니다. 특히 유럽과 한국 간‘유소년 교차 홈스테이’를 추진하고 있는데, 생활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학생교류사업 이외에도 종로구와 파리의 몽마르트 지역과 다양한 민간교류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장재창 위원장이 인사전통문화보존회장을 맡고 있던 시절, 몽마르트의 지역단체와 문화교류를 하면서 민간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들었는데.
= 2002년도에 국내의 미술관과 프랑스 화가들이 전람회를 연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옵저버로 참여를 했는데요. 그때, 화가 미셸 앙리(Michel Henry)와 개인적인 인연이 되어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고, 프랑스 문화계의 단체와도 교유하게 되었습니다. 2005년부터 2008년 2월까지 (사)인사전통문화 보존회장을 맡고 있을 때, 인사동과 몽마르트는 국제문화교류협약을 체결했습니다(2006년). 몽마르트에는 그들의 문화적 창의성과 고품격의 문화이미지를 보존하기 위한 중요 단체들이 있습니다. 그랑 몽마르트 연합(U.V.A. Grand Montmartre), 몽마르트 국제아카데미(Academie Universelle de Montmartre), 몽마르트 관광협회(Syndicat d'Initiative de Montmartre)가 대표적인데요. 이들과 연합해서 한국의 전통음악을 선보이고, 인사동을 대표하는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시인들과 시를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이 교류가 인사전통문화보존회라는 민간단체에서 주도하고 종로구에 지원을 받는 형식이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고 봅니다.
Q. 프랑스어에 능통하시겠군요.
= 믿기지 않겠지만 프랑스어라고는 인사말밖에 하지 못 합니다. 언어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적인 공감대라고 생각합니다.
인사동만의 고품격 문화를 보존해야
Q. 인사동만의 고유한 문화란 무엇이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 문화란 흐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정체를 규정짓는다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지만, 명동이나 신촌이나 대학로에서 느낄 수 있는 젊고 발랄한 문화의 이미지와 인사동에서 찾을 수 있는 문화의 분위기는 분명히 차별화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인사동을 지키는 일은 정부나 행정기관에서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민들 스스로 문화에 대한 애정을 갖고 회복운동과 보존운동을 한다면 이 도시와 거리는 거기에 반응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능하면 가공하지 않은 상태를 보존해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