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예비후보군 조기경쟁
‘대선의 디딤돌’이라 여겨지는 서울시장 후보군 누가 있나
2010-01-05 이지영 기자
정치권에서 벌써 서울시장 선거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터져
2010년 경인년은 그야말로‘정치의 해’가 될 전망이다. 미디어법과 세종시, 4대강 사업 등을 놓고 여야 간 극한 대치로 기축년 한해를 마무리한 정치권은 숨 돌릴 틈도 없이‘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체제 개편에 나서야 한다. 올해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5개월여 남았지만 벌써부터 정치권의 관심은 선거판으로 향하고 있다. 그 중 2012년 대선 전초전 성격으로‘미니대선’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는 최대 격전지로‘대선의 디딤돌’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자천타천으로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본격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한 해 21조원의 예산을 갖고 국방을 제외한 전 부문을 다루는 서울시장은 지난 민선 15년 동안 민주당이 두 번, 한나라당이 두 번 서울시장을 역임했다.
세종시와 4대강, 그리고 '한상률 의혹' 등으로 정국은 혼돈스러운 상태지만 정치권 한쪽에서는 이미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부의‘중간 심판’의 성격을 띠고 있다. 지방선거의 결과는 이 대통령의 임기 하반기 국정 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야의 대권주자들에게도 대권 시나리오를 셈하게 되는 밑그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은 올해 2월 2일부터 시작되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출마예상자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공식화한 후보자들도 나오고 있다. 우선 한나라당에서는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재선을 준비하고 있고 원희룡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밖에 권영세, 정두언, 나경원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성순 의원이 처음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이계안 전 의원도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명숙 전 총리, 송영길 최고위원과 박영선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며 원외에서는 김한길, 신계륜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명된다. 그리고 친노진영의 출마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국민참여당 창당 준비위 집행위원회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을 서울시장 후보로 제안하기로 결정했다. 진보진영에서는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출마의사를 밝힌 상태이며 민주노동당은 이상규 서울시당위원장과 이수호 최고위원, 박승흡 전 대변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장직은 대권을 노리는 이들이 거쳐 가는 전 단계로 거론될 만큼 정치적 중요성이 큰 자리다. 이 대통령 역시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건설을 통해 서울시민과 수도권 민심까지 흡수해 대권 가도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런 만큼 적잖은 예비 잠룡들이 당내 경선 무대를 통과하기 위해 물밑 행보가 한창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공격, 광화문 광장이 전초전
현재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경쟁은‘조기 과열’을 넘어섰다. 특히 광화문 광장이 전초전 무대로 부상하고 있는 형국이다. 광화문 광장 조성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으로 광화문에서 세종로 사거리 및 청계광장에 이르는 세종로의 중앙에 설치된, 폭 34미터, 길이 740미터의 상시광장 및 평상시엔 차도이나 대규모 행사시 광장으로 활용 가능한 왕복 10차선의 예비광장으로 이루어진 광장이며 지난 7월 말 완공됐다. 인기 드라마‘아이리스’촬영이 광화문 일대에서 이뤄지며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으며 얼마 전 광화문 광장이 세계스노보드 대회 장소로 활용되며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이로 인해 오 시장을 비판하는 여야의 예비 서울시장 후보들은 광화문 광장이 오 시장의 재선을 위한 이벤트 장소로 쓰인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먼저 오 시장 비판의 중심엔 출마 의사를 이미 밝힌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이 있다. 원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울시에서 벌인 광화문 광장 조성 사업은 너무 빈약하고 전시행정으로 치우쳤다”며 자신이 시장에 당선될 경우 완전히 뜯어 고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되는 각종 행사에 대해서도 전국의 모든 도시들이 경제위기 때문에 행사를 줄이면서 빈곤층 일자리 창출에 다 돌리고 있는데 왜 서울시만 그렇게 해야 되는지 공감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역시“서울 옥인동 등지에서는 엄동설한에 아파트 강제철거가 이뤄지고 있는데 광화문 광장에선 스노보드 대회가 열렸다”면서“아이리스 촬영 역시 그 순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또 다른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비판적 시각을 내비치면서도 말을 아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광화문 논란과 관련해“최근 신문을 보니‘돌이킬 수 없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나는 두렵다’는 표현이 있던데, 그 말에 공감이 간다”고 말했으며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은“생각은 많지만,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오 시장 측은 못마땅한 기분을 감추지 못하고 서울의 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치는 상황이다. 이렇듯 오세훈 시장에 대한 공격의 강도가 예사롭지 않은 이유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와 인지도가 월등하게 높게 나오는 오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선거 전략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론조사 결과, 야권단일화 성사되면 오세훈 재선 위태
언론과 여론조사기관들이 실시한 여론조사로 본 차기 서울시장 선거는 어떤 모습일까. 올해 6월 지방선거 최대 관심지역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팽팽한 접전을 벌일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작년 5월 말 <중앙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27.8%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16.5%),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9.2%), 한명숙 전 국무총리(7.7%) 등 야권 인사들이 이었다. 6월 여론조사 전문 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오 시장(17.9%)은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유 전 장관(12.5%), 한 전 총리(10.1%), 강 전 장관(6.9%)에 비하면 지지율의 추락세가 눈에 띄었다. 7월 ‘모노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오 시장은 26.6%로 선두를 지켰고, 유 전 장관(16.3%), 한 전 총리(12.1%), 강 전 장관(11.6%) 등도 나란히 순위를 유지했다. 그 뒤를 나경원 의원(5.7%),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4.7%), 원희룡 의원(3.5%), 공성진 의원(2.2%)이 따랐다. 10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에서 오 시장은 38.3%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여야 유력 후보 가상 대결도 오 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오세훈-유시민-노회찬 3자 가상대결에선 오 전 시장이 52.6%, 유 전 장관이 32.5%, 노 전 의원이 7.6%를 차지했으며 오세훈-한명숙-노회찬 3자 가상대결에선 오 시장 48.9%, 한 전 총리 29.1%, 노 전 의원 12.5% 순이었다. 이어 11월 정치컨설팅기관 <리서치뷰>에 따르면, 전화 ARS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의 경우 오세훈 시장이 33.3%,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9.0%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내인 4.3%포인트로 나타났다. 이어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15.5% 지지율을 보여 만만찮은 지지세를 보였다. <리서치뷰>는“민주당 소속인 한명숙 전 총리와 진보신당 소속인 노회찬 전 대표 지지율을 단순 합산하면 44.5%에 이른다”며“산술적으로 오 시장보다 무려 11.2%p가 높은 것으로 이는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면 오세훈 시장의 재선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933명이 유효 표본이며,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3%P로 조사됐다. 한편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한나라당 경선 조사에서도 오세훈 시장이 30.4%로, 원희룡(12.1%), 나경원(7.0%)을 크게 앞서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 경쟁은 완연히 조기 과열 흐름이다
올해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에서 내부 경쟁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오세훈 현 시장이 일찌감치 재선 도전을 선언한 가운데 경쟁자들의 도전이 거세다. 우선 같은 여권 내부에서 오세훈 시장에 대한 공격의 강도가 예사롭지 않다. 경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당내 중도개혁파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원희룡 의원이“치열한 서울시장후보 경선을 해야만 서울 시민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며“경선 없이 쉽게 가면 쉽게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광화문 광장은 실패작”,“전시행정”,“배신”등의 격한 단어를 써가면서 재선 도전을 선언한 오세훈 현 시장을 연일 공격하고 있다. 원희룡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재선 의사를 밝힌 오 시장을 향해“저분이 시장을 한 번 더 하면 서울시는 시민의 삶과 거꾸로 가는 거대한 이벤트 공연장이 될 것 같아 참으로 걱정”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근 논쟁을 불러일으킨 광화문 광장에서의 스노보드 대회 개최를 직설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원 의원은 특히 광화문 광장은 실패한 광장의 대표 사례라며 오 시장의 전시행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원 의원은 그동안 오 시장이 강조해온 서울 디자인과 마케팅 정책도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서울시장이 디자인과 마케팅에 빠져 민생을 소홀히 하면 시민의 삶은 날로 어려워진다며 대로변 화려한 디자인의 가로등에 빠져 있지 말고 골목길에서 파지를 줍는 노인들의 삶을 돌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보여 주기식 전시행정, 포장지 행정, 이벤트 행정을 중단해야 하며, 친서민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 의원은 덧붙여 이명박 시장 시절과 비교하면서“홍보예산은 그 때보다 3배 썼지만 관광객은 적고 실업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고 출산율은 낮고 재래시장에 손님 발길이 끊긴지 오래다”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권영세 의원도 경선을 통해 오 시장을 냉정히 평가해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1000만 명이 넘는 서울시를 이끌어 가는 시장을 뽑는 선거가 단순히 이미지만 갖고 결정돼서는 곤란하고 냉정하게 정책 대결이 돼야 한다”면서“반드시 당내 경선이 이뤄지도록 이끌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의원이 서울시 의회를 90% 이상 차지한 가운데 오 시장이 3년 가까이 해왔기 때문에 아주 냉정하게 평가를 받기에는 사실 부족했다며 본선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비판들이 당내 경선을 통해 아주 냉정하게 한 번 짚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일하는 시장을 선거용 시장으로 전락시키지 말아야 한다”며‘재선홍보’논란을 일으킨 광화문광장 스노보드 대회에 대해 자신의 블로그에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이야기고 근거 없는 오해며 서울을 세계 각국에 널리 알리기 위한 고심 끝의 결정한 것이다”라며“재선 의지를 밝혀 오해가 생긴 것 같아 재선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친이계인 정두언 의원도 올해 1월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이며, 나경원 의원도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모두가 중도개혁 성향의 친이 소장파 그룹으로 분류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원희룡, 권영세, 나경원 의원 등 잠재적 후보군이 속한‘7인회’가 누구를 밀지도 관심사다. 여하튼 한나라당은‘치열한 경선’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오 시장이 아직 여론조사에서 앞서지만, 광화문 광장 조성 등으로‘전시행정’비판을 받는 데다 정권 심판론에 의해 야당에 패할 수 있는 만큼 치열한 경쟁을 통해 경선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야권은 후보단일화가 관건으로 대두하는 흐름이다
민주당의 경우 한동안 한나라당 내부경쟁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즐겨왔지만 최근 사정이 바뀌고 있다. 현직이라는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이라는 새로운 주자의 싸움으로 관심이 여권 쪽 후보 경쟁에 몰리고 있어 상대적으로 야당후보에 대한 관심이 멀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하지만 세종시 문제에 대한 결론으로 요동칠 올해 초 정국에서 그 누구도 지지도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로선 선거환경이 여당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야권은 올해 초에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선거구도가 달라질 수 있으며 현재는 오 시장이 유리하지만 올해 초 정국상황에 따라 구도가 복잡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정권 견제론’을 내걸면 올해 지방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먼저 민주당에선 송파구청장, 중구청장 등 서울시에서 공무원으로 30년간 근무한 경력의 김성순 의원에 이어 이계안 전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차세대 대표 주자 격인 송영길 최고위원도 출마를 검토 중이고, 박영선 의원과 신계륜 전 의원도 거론된다. 특히 관심 인물은 한명숙 전 총리다. 한 전 총리는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기록하면서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꼽혀 왔다. 한때 한 전 총리가 재정과 건강문제 등의 이유로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으나 최근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상황이 변했다. 검찰의 수사를 계기로 한 전 총리는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확실히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한 전 총리 측은 특히 검찰의 기소에 따른 재판이 진행되더라도 서울시장 선거운동을 계속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 전 총리의 거취는 친노 진영에 후보단일화 문제를 야기한다. 친노신당인 국민참여당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천호선 서울시당위원장(전 청와대 대변인)을 올해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압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민주당 예비후보군과 서울시장 경선 1차 등록에서 단독 등록한 민주노동당 이상규 서울시당위원장과, 후보에 오르내리는 이수호 최고위원, 박승흡 전 대변인 그리고 최근 출마선언을 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에 더해 참여당도 올해 서울시장 선거에 본격 가세하면서 범야권의 후보단일화가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리고 또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를 계기로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이른바 민주개혁 진영이 빠르게 결집하고 있고 친노 세력이 재결집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야 5당이 연대해 단일 후보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6.2 지방선거, 정치권‘빅뱅’예고
여야는 올해 6월2일 제5회 동시 지방선거를 6개월가량 앞두고 당 조직과 체제정비, 인재영입을 서두르기 위한 총력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2008년 총선 이후 2년 만에 치러지는 전국 단위의 선거이면서 2012년 총선, 대선을 2년 앞두고 민심의 흐름을 읽는 시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20일 중앙선거관리위에 따르면 올해 2월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3월21일 기초단체장, 의원 예비후보 등록, 5월18∼19일 후보자 등록신청을 거쳐 5월20일부터 공식 선거 열전에 돌입하게 된다. 중앙선관위는 또 올해 초부터 지방선거가 조기 과열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불법, 탈법 선거운동에 대한 감시, 단속을 강화하고 선거 120일 전인 올해 2월2일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지방선거 대비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집권 3년차를 맞는 이명박 대통령이 연초에 어떤 내용의 정치구상을 밝히느냐에 따라 정국을 흔들림이 거세질 것으로 보이며, 개헌 및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공론화도 신년 정국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정국 주도권의 향배는 물론, 각 당의 존립과 직결된 수준의 정치권 재편 움직임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연초에 내놓을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사업 강행은 지방선거의 최대 뇌관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이번 지방 선거가 집권 3년차를 맞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와 함께 차기 대선의 전초전으로 인식되면서 여야가 서로 유리한 고지 선점을 위해 당력을 쏟아 부을 태세여서 전에 없는 치열한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 이어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명실상부한 행정, 의회, 지방권력을 쥐고 있지만 현재 상황은 결코 그리 녹록치 않다. 한나라당은 올해 국회의원 재.보선의 잇단 패배를 지방선거에서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절박감 속에, 민주당은 당의 명운을 좌우할 것이라는 위기의식 속에 양당 모두 진검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자유선진당도 충청권 승리를 발판으로 도약을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정당들도 당의 사활이 걸려있다는 점에서 연대 가능성을 적극 타진할 것으로 보여 지방선거를 앞둔 정국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므로 이번 지방선거를 전후로 정치권의 대격동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3곳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여야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 내세울 필승 카드 선택에 부심하고 있다. 수도권 3곳을 독식한 한나라당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일찌감치 재선 도전을 선언했으며 아울러 한나라당이 싹쓸이한 서울시 25개 구청장 선거를 놓고 한나라당이냐, 야당이냐가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게다가‘6.2 지방선거’의 또 다른 포인트는 여야 대권주자들이 지방선거를 무대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다는 점이다. 여권에선 유력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과연 어떤 행보를 보일지, 정몽준 대표 외에 다른 어떤 예비주자들이 지원에 나설 것인지가 관심사이고, 야권에서는 정세균 대표를 주축으로 손학규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의 조기 복귀를 통한 지원체제 구축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경인년‘호랑이 해’는 지방선거와 당권경쟁을 거치면서 각 당이 체제 개편에 나서는 계기를 제공하고 2012년 총선, 대권으로 이어주는 바쁘고 치열한 한해가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