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인터뷰 -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원숙한 정치를 하겠다

2010-01-05     이지영 기자

목적의식을 잊지 않고 정치를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서 도시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서울시장 선거를 향한 여야의 내부 경쟁이 과열 양상이다. 공식 출마 선언이 줄을 잇고, 예비후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전체 승패와도 직결되므로 여야 사이의 최대 전선이다. 아울러 대권 도전의 지름길로 인식되고 있는 서울시장은 여야의 차세대 주자들에겐 매력적인 무대로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본격 거론되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내 개혁 성향인 소장파 대표주자로 꼽히는 원희룡 의원이 올해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한나라당의 내부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본지는 신년호를 준비하며 한나라당 후보로서 차기 서울시장으로 거론되는 원희룡 의원을 만나 2010년 향후 추진 계획과 한나라당 정책, 그리고 서울시장 출마의사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원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최종결정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동료 의원들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 의견을 널리 구하고 있다며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뜻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원 의원은 서울시 인구가 1045만 명, 예산만해도 21조원을 넘어 기능으로는 국방과 외교만 빼면 정부의 거의 모든 역할을 서울시가 하고 있다며 우리 대한민국 행정과 설치의 축소판이라 할 수가 있는 만큼 갈등도 많은 곳이라고 서울시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고통과 갈등의 현장에서 서민들과 눈물을 함께 흘릴 수 있고 서민들의 마음을 잘 아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며 서울에 지역구를 두고서 삼선을 거쳐 오는 과정에서부터 서민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과 경험들을 해 왔다고 말했다. 또한 원 의원은 특히 요즘 어려운 경제위기 그리고 서울의 시정의 운영을 보면서 서민들의 마음과 요구를 담아낼 준비를 누구보다도 열심히해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Q. 2010년 범띠 해를 맞아 신년인사 한 말씀 부탁드린다.
지난 한해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도 우리 국민은 지혜와 저력으로 어려움을 이겨왔다. 호랑이는 지혜와 용맹의 상징이자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우리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민족 특유의 강인함, 끈질김과 용맹이 나타나는 것은 바로 우리 정신 밑바닥에 호랑이와 같은 용맹과 지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용기이다.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민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서울시장은 홍보가 아니라, 갈등조정과 사회통합을 통해 도시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서울시장은 시민과 소통하는 사람,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시민의 혈세가 무서운 줄을 알고 아껴야 하며, 시민들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시정을 펼쳐야 한다.


Q. 최근 서울시장에 관련해 의원님의 기사가 많다. 서울시장에 출마의사를 밝힌 계기는?



Q. 의원님이 생각하시는 광화문 광장의 이용방안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광장은 시민소통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광화문 광장에는 시민도 없고, 소통도 없다. 연일 무슨 행사를 하다 보니, 정작 시민들은 광장을 이용하기 어렵다.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행사를 위한 조립식 무대가 만날 설치되는 그런 광장은 세상에 없다. 광장을 시민의 품으로 제대로 돌려줘야 한다. 광화문 광장은 광화문에서 시작해서 남대문을 거쳐서 한강에까지 이르는 국가상징 거리의 출발점이다. 광화문 광장을 개선해서 진짜 광장을 만들고 시민의 품에 돌려드리겠다. 그리고 지금 정부종합청사나 외무부 청사가 있는 일대를 중심으로 정사각형에 가까운 넓은 광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집중 검토하겠다. 또한 광화문에서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바로 지나가는 차량 통행 문제는 지하차도로 우회시키는 방안이 있다. 광화문 광장에서부터 서울역, 용산, 한강까지 이르는 국가상징거리에 대해서는, 스케일이 큰 새로운 계획이 만들어져야 할 때라고 본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광화문 광장 개선과 관련해 여러 가지 안들을 가지고 있다. 서울시도 지금의 형태가 옳다고 고집하지만 말고 건축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광장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Q.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서울시장 후보로 꼽히는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 당내 소장파 의원으로 어떻게 생각하나.
이 문제는 과정상에 형평성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검찰이 피의사실을 여론에 흘리면서 수사하는 방식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고 밝혀으며 검찰의 좋지 못한 관행이다. 언론도, 검찰을 상대로 수사과정에서 취재하는 게 아니라 확정판결을 놓고 보도하는 그런 관행이 올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Q. 정부가 내년 1월 10일을 전후해 세종시에 자리할 정부부처 이전을 백지화하는 초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수정문제가 서울시와도 관련이 있는 문제로 의원님 생각은 어떠한가.
세종시의 경우 문제해결의 절차와 과정의 문제로 심하게 꼬여버렸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정치는 과정이 더 중요한데, 여야불신이 너무 깊어졌다. 핵심인 정부부처 이전을 두고‘완전 백지화’등‘all or nothing'의 입장을 못 박고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 정부안이 나온 후에, 여야가 마음을 열고 논의에 임해야 한다. 서울시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중앙정부부처의 유무가 아니라 서울시 행정이다. 세종시 문제를 서울시장과 연계시켜 생각해본 적이 없다. 저는 서울시민이 높은 정치의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국가적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이해와 국가 미래에 대한 판단을 가지고 현명하게 선택해 주시리라 믿는다.

Q. 한 언론의 정치 분야 ‘차세대 리더’ 조사에서 2년 연속 1위로 선정되셨는데 의원님이 생각하는 정치는 무엇이며 차세대 리더로서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저도 해당조사를 봤다. 정치 분야는 제가 나왔지만, 김연아, 박지성 등 국민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었던 스포츠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었다. 지난 외환위기 때 국민들이 박세리 선수에게서 희망을 보았듯이, 어려운 시기에 이들의 활동을 보면서 희망과 자부심을 갖고, 이들이 역경을 헤쳐 나가는 과정을 통해 꿈을 꿀 수 있었다. 정치를 통해서도 사람들이 꿈과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에 고개가 숙여진다. 국회의원으로 10년을 일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느끼는 것은 정치란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 것인가이다. 다른 사람의 인생과 삶의 문제를 대신 위탁해서 처리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를 차세대 리더로 2년 연속 선정해주신 것은, 그만큼 저에게 주문할 사항이 많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이 우리 정치의 중심에 서고, 정치를 통해서도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꿈을 꿀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독려일 것이다. 제가 있는 자리가 어떤 자리이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목적의식을 잊지 않고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제부터라도 명분과 절차적 정당성,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전략적인 국회운영에 나서야 하며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법안은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국민적 합의를 거쳐 처리해야 한다.

Q. 정기국회가 끝났는데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작년 연초엔 폭력국회의 오명을 받은데 이어 정기국회마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겼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연초 폭력으로 얼룩진 국회의 모습에 일원으로서 참담한 심정이었다. 폭력국회의 모습이 외신을 장식했다. 국가브랜드를 제고하기 위해 사회 전 영역에서 노력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 정치가 국가브랜드를 실추시키고 있구나.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고 머리가 숙여졌다. 정치는 다름을 전제로 출발한다. 생각이 다르고, 진단방법과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정치가 필요하다.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치는 결과를 포함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제부터라도 명분과 절차적 정당성,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전략적인 국회운영에 나서야 한다. 생산적 정치를 만들어가야 한다. 갈등국면에서는 민생법안을 우선순위로 처리하되, 갈등을 야기하는 이념법안과 민생법안을 선별 처리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법안은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국민적 합의를 거쳐 처리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원숙한 정치력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Q. 2010년 의원님의 계획과 한나라당의 향후 추진과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현재 세종시와 4대강 등 산적한 국정현안이 많다. 대통령 임기도 이제 중반에 접어들고 있다. 우선 정치과정에 대한 여야 간 신뢰를 회복하고, 통합과 포용의 정치력을 발휘하여 현안을 해결하고, 한걸음 전진을 준비해야 한다. 아직 서울시장에 공식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다. 주요 국정현안들의 추진상황을 감안하여 2월경 출마와 관련된 결심을 구체화할 것이다. 동료의원들과 책임당원들, 서울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보고, 저의 생각과 주장이 다수의 마음과 일치하는지 확인 후 출마선언을 할 것이다. 그리고 치열한 정책경쟁을 이끌 예정이다. 건전한 경쟁의 결실을 서울시민들에게 돌려드려야 한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린다.



***원희룡 의원 프로필***
1989년 서울대학교 법학대학 졸업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에 수석합격
前 서울지방검찰청,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前 제 16대 국회의원
前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
前 국회 인권특별위원회 위원
前 ‘미래를 위한 청년’공동대표
前 한나라당 기획위원장
前 제 17대 국회의원
前 한나라당 최고위원
前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
前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
現 제 18대 국회의원
現 코리아비전포럼 상임고문
現 저탄소녹색성장국민포럼 공동대표
現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

서울시정은 개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민으로 살아간 지 27년, 서울의 지역구 의원으로 3선을 하면서 10년을 일했다. 그동안 서울시 정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서울시정을 지켜봐왔다. 특히 최근 3년간은 서울시정에 대한 문제의식이 더해졌다. 오세훈 시장이 추진해온 정책들이 서울시민의 삶과는 너무 괴리되어 있다. 지금 임기 말인데, 앞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정책들도 그렇다. 그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저는 오세훈 시장의 전시행정을 비판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광화문 광장과 디자인 서울이다. 디자인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제위기속에서 직장을 잃은 분들, 청년실업의 공포에 떠는 대학생들, 하루하루가 힘겨운 중소상공인들에게 매우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정책과 예산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디자인은 서울시장이 중심에 둬야할 의제가 아니다. 행정이 어떤 것인가? 서울시 행정의 내용은 서울시민의 삶이다. 서울시민의 삶을 챙기는 것이다. 서울은 인구가 1,045만 명, 예산은 21조369억 원에 달한다.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정부의 모든 역할이 집약된 곳이다. 인구수만큼 갈등도 많고, 예산만큼 해야 할 일도 많다. 서울시장직은 천만시민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다. 디자인은 따라오는 것이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이 자신은“디자인에 미쳐있다”고 말한다. 시장이 디자인에 스스로 미쳐있다고 하니 서울시가 서민의 밑바닥 삶을 챙기겠는가. 정책결정자인 시장이 디자인을 좋아하면 디자인에 예산을 쓰게 된다. 반대로 시장이 일자리정책과 서민복지를 중시하면 예산은 그 방향으로 쓰인다. 저는 친서민, 복지서울을 만들겠다. 시민들의 삶의 현장에 중점을 두고, 삶의 질,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이 저의 구상이다. 갈등현장을 회피하지 않겠다. 갈등현장에 달려가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토론하고, 최선의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서울시장은 홍보가 아니라, 갈등조정과 사회통합을 통해 도시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서울시장은 시민과 소통하는 사람,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시민의 혈세가 무서운 줄을 알고 아껴야 하며, 여론수렴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프로젝트니 이벤트니 발표하는 일방통행식 시정도 안 된다. 시민들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시정을 펼쳐야 한다. 외형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그 내용, 시민들의 삶을 골목골목 챙길 줄 알아야 한다. 서민의 아픔과 함께, 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시정에 반영하는 일을 하고 싶다.

Q.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 ‘경선 없이 쉽게 가면 쉽게 진다’는 말을 하셨는데, 이 말은 여당에서 치열한 경선을 해서 뽑힌 사람만이 서울 시민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말인가?
경선을 하자는 것은, 서울시를 시민들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다. 서울시민과 한나라당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경선은 이런 후보를 내기 위한 당연한 절차이다. 정권중반에 치러지는 선거는 보통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이루어졌다. 현재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높긴 하지만, 여러 가지 여론의 흐름을 봤을 때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다. 경선과정에서 국민들이 마음속에 있는 하고 싶었던 말들이 대변되고, 당 내에서부터 치열한 비판과 대안 제시가 이루어지는 걸 보면서, 오히려 여당후보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게 되고, 승리가 확보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보더라도 형식적인 경선이 아니라 정말 치열한 경선이 필요하다.

Q.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의원님의 직설적 비판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이번 광화문 광장 스노보드 대회 개최에 대해서 ‘이벤트식 이미지 행정이다’는 말을 하셨는데, 이런 행사가 국제적으로 홍보가 잘 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스포츠 행사 유치는 좋다. 하지만 비좁고 위험한 광화문 광장에서 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번 행사를 전후로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감당해야 했고, 위험성 문제도 계속 제기됐다. 우리 시민들도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그런 설익은 이벤트로 과연 세계에 서울을 알릴 수 있겠는가? 오세훈 시장이 서울 CF까지 만들어가며 홍보비를 물 쓰듯 써댔지만, 오세훈 시장 임기동안 서울관광이 증가하지 않았다. 궁극적으로, 서울의 경쟁력은 홍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쟁력은 포장으로 갖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의 실제 내용을 갖춰야 한다. 서울시장은 홍보가 아니라,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서 도시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광화문 광장은 광화문에서 시작해서 남대문을 거쳐서 한강에까지 이르는 국가상징 거리의 출발점이다. 광화문 광장을 개선해서 진짜 광장을 만들고 시민의 품에 돌려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