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대 지진 참사

최악의 지진 참사 아이티 하루빨리 고통에서 벗어나길

2010-01-28     이지영 기자
카리브 해 히스파니올라 섬 한쪽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가난한 나라 아이티 공화국에 240년 만에 초대형 재앙이 닥쳤다. 지난달 12일 발생한 강진으로 도시 전체가 무너져 내린 아이티에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10만 명에서 최대 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아이티는 정확한 사상자 숫자조차 집계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아이티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300만 명의 시민이 살고 있는 수도 인근 지역이 완전히 붕괴된 데다 교통, 통신시설이 파괴되고 정부의 행정능력도 마비됐기 때문이다. 지금 아이티는 대지진으로 무정부상태나 다름없게 되자 구호품전쟁과 약탈행위가 잇따르고 각종 범죄발생으로 총격전마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구조의 손길이 모자라 시신이 나뒹구는데 마저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한다. 그리고 구호의 손길이 모자라 시간이 지체하거나 방치할 경우 또 다른 질병과 전염병마저 위협받고 있어 피해규모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20일 또 다시 규모 6.1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날 2차 지진으로 구조작업과 구호작업이 일시 중단됐으며 갑작스런 여진에 놀란 각국의 취재진들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추가 피해 상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추가 여진이 한번 발생한 만큼 또 있을지 몰라 아이티 주민들의 공포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온정의 손길이 이어져
이에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유니세프(Unicef) 단체는 물론 UN사무총장을 비롯하여 세계각지에서 복구와 피해자구조에 포커스를 맞추어 구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을 비롯하여 약 30여국에서 도움을 주기로 했고, 현재 구호활동에 착수하여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아이티는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사람들의 손에 닿는 구호품은 물량이 여전히 달리고 배급 속도도 더디다. 각국 정부가 10억 달러가량의 원조금을 제공하고 수천t의 식량과 의료품을 공급했지만 도로훼손과 치안불안 등 배급환경이 여의치 않아 현지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편 아이티에는 현재‘지진고아’가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이들에 대한 보호가 중요하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보육원 시설이 지진으로 대부분 붕괴된 데다 구호작업이 늦어지면서 아이들이 '배고픔'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지진 이전에도 2008년 허리케인 등과 같은 자연재해와 빈곤으로 아이티의 고아는 38만 명에 달했다. 고아들을 보호하겠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데 네덜란드 정부는 이미 입양절차를 밟은 고아 100명을 데려오기 위해 이민국 관계자들을 아이티에 파견하기로 했다. 미국 인디애나 주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고아원단체인 '키즈 얼라이브 인터내셔널'은 고아 50명을 도미니카공화국에 있는 보호시설에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아이티에는 각국에서 파견돼 9000여명의 군과 경찰 인력이 유엔아이티안정화지원단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치안 확보와 함께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국은 아이티에 경찰 1,500명과 평화유지군 2,000명, 모두 3,500명을 추가 파견하기로 의결했다. 이들은 앞으로 6개월간 주둔하면서 인도적 지원으로 들어오는 물자의 호송 업무 등을 맡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유엔안정화지원단 규모는 만 2,600여 명으로 커지게 된다. 반기문 사무총장은“최대한 빨리 병력 증강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하며 15개의 식량 배급소가 마련돼 아이티 국민들에 대한 지원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의 목표는 지원받는 인원을 이번 주에 100만 명, 다음 주까지는 200만 명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아이티에 대한 따뜻한 온정을 전하다
우리나라 정부는 아이티 지진 피해복구를 돕기 위해 민관 합동으로 1000만 달러를 지원키로 결정했다. 긴급구호금으로 500만 달러, 중·장기 복구 지원금으로 500만 달러 등 모두 1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민간 측에서 250만∼300만 달러 정도를 모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나머지 금액은 정부 예산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의약품과 의료용품 등 긴급구호품도 도착했으며 정부 차원의 긴급구호대 35명은 건물생존자 수색작업 등을 벌이고 있으며 방역작업과 의료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강진 피해로 폐허로 변한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 전력 복구에 한인 업체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아이티 내 발전소 O & M 사업을 맡고 있는 도미니카 현지동포인 최상민 사장이 운영하는 ESD가 복구사업의 주역이다. ESD는 현재 아이티전력청과 긴급 협의를 갖고 구체적인 지역별 전력 복구 계획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한국 기업
들이 전력과 봉제 산업 분야에서 주요 역할을 하면서 구호작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아이티에서 구호활동과 치안유지 활동을 하고 있는 유엔 평화유지군(PKO)에 우리 군 병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형식은 유엔 안전보장위원회 결정에 따라 유엔 아이티 안정화 지원단에 증파될 유엔 회원국 병력에 우리 국군을 포함시키는 방안이 유력하다. 우리나라 PKO가 치안유지 또는 재건활동 등 어떤 역할을 맡을지, 파병 규모와 그 시기에 대해서는 국방부가 검토 의견을 내면 외교부가 유엔과의 협의를 통해 최종 결정하게 된다. 정부는 곧 유엔 평화유지활동 사무국과 협의를 거쳐 정부합동실사단을 구성해 아이티를 실사한 뒤 구체적인 파병 규모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기부 열기도 뜨겁다. 네티즌들은 또한 사이버 머니 모금, 배너 달기 등 소액기부 형식으로 아이티를 돕기 위해 참가하고 있다. 이번 아이티 대지진을 보며 자연재해 앞에 우리인간은 나약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비록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지만 부디 세계가 한마음으로 도와 아이티가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고 아이티 국민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길 바란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