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조직기증’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관리된 조직의 이식을 통한 삶의 희망을 주겠다
2010-02-03 윤봉섭 부장
인체조직기증은 살아계신 동안 기증에 대한 희망의 서약을 하고 실제 돌아가신 후 우리 몸의 뼈, 연골, 근막, 피부, 양막, 인대, 건 및 심장판막, 혈관 등을 남을 위해 기증하는 것이다. 조직기증은 영혼에서 분리된 우리 몸의 일부가 사회에 다시 생명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삶의 최후의 봉사이며 최고의 인류애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희망의 주춧돌이다.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는 인체조직기증에 대한 올바른 인식확산과 건전한 기증문화 정착을 위한 범국민적 운동을 벌이는 곳이다. 이를 통해 생명 나눔의 이로운 정신을 확산 시키고 궁극적으로 국민건강과 국가, 사회 및 인류사회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2008년 10월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설립된 비영리 봉사 단체이다. 또한 기증자의 선별부터 환자에게 이식되기까지의 인체조직이식의 관리체계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 과정을 투명하고 안전하게 관리하려 노력하고 있다.
해마다 많은 환자들이 조직이식을 기다린다
고령화, 암, 대형사고 등으로 조직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은 계속 늘어가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인체조직기증에 대한 사회전반의 인식이 미흡하며 기증자가 적어 생명연장과 장애회복에 없어서는 안 될 인체조직을 거의 대부분 비싼 외화를 써서 전체수요의 94%이상을 외국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어려운 환자들의 절박한 사정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수입이식재가 터무니없이 비싼 값에 거래되는 비윤리적 상황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언론인의 외길을 걸어온 금창태 이사장은 몇 년 전 조직 기증이 부족해 고귀한 인체가 돈벌이로 악용되는 비윤리적 상황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이를 막기 위한 조직 기증 활성화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중 작년 뜻있는 의료계, 법조계, 언론계의 여러 인사들과 힘을 합쳐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금창태 이사장은 인체조직과 장기이식을 둘러싸고 야기될 수 있는 숱한 윤리적, 의학적, 법률적 그리고 사회적 위험에 대처할 우리사회의 준비가 너무 소홀한데서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인체조직이식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필요성과 사명감을 가지고 진정으로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건전한 기증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고자 뜻을 함께 모은 것이다.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의 이사진으로는 금창태 이사장 외에 서정돈 성균관대총장, 김기춘 전 법무부장관, 박창일 연세대의료원장, 안국정 전 SBS사장, 안혁 서울대병원 흉부외과교수, 전태준 분당차병원 대외협력원장, 박영숙 수양부모협회회장 등 사회 각 분야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금창태 이사장은“일반인들이 조직기증에 대해 잘 모르고 설사 안다 해도 이런저런 이유로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며“언론인으로서의 제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는 조직기증이 인간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숭고한 이타행위(利他行爲)이자 최고 경지의 자원봉사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런 정신을 바탕으로 기증과 관련된 모든 활동이 반드시 기증자에 대한 존경과 인체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윤리 도덕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운영하고 있다. 인체조직을 기증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국민도 많지 않고, 또 기증방법이나 절차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그만큼 이 분야는 홍보가 안되어 있고, 따라서 필요성이 절박해진다. 인체조직기증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며 장애로 고통 받고 있는 우리의 이웃들에겐 제2의 삶을 향한 희망입니다. 금창태 이사장은 “조직기증은 삶에 마지막 봉사이며 최고의 인류애로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합니다. 우리는 모두 조직기증의 기증자도, 이식의 수혜자도 될 수 있습니다. 바로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라며 대국민 홍보에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에서는 대국민 홍보사업을 하며, 지난해 인체조직기증 홍보영상물을 제작해 홍보하고 있으며 군부대와 지하철광고, 일간종합지를 이용한 광고게재를 통해 많은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현재 인체조직기증 공익광고 및 대학생대상 UCC공모전을 SK, KBB(Korea Bone Bank)와 함께 진행 중에 있고 대한의사협회와 업무제휴도 하고 있다. 그리고 인체조직이식재의 사용과 조직은행의 문제점 개선을 위한 전문가 세미나, 간담회를 수차례 개최하여 기증사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향후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한사람의 기증으로 백 명 이상의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인체조직은 피부, 뼈, 연골, 인대, 건, 혈관, 양막 그리고 각막과 심장, 판막 등을 말한다. ‘인체조직안전및관리등에관한법률’ 제3조제1호의 규정에 정해져 있는 것으로 사체조직 가운데 다른 환자에게 치료 또는 회생용으로 이식할 수 있는 조직이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인간의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조직의 의학적 사용은 매우 보편화 되어 있다. 수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생명을 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장기기증은 신장, 간, 심장과 같이 살아있는 사람이나 뇌사자로부터 적출해 이식하는 것이지만 조직기증은 사망 후 기증되는 것으로 의학적 가공 처리과정을 거쳐 보관하고 필요한 환자에게 이식한다. 장기기증과 달리 조직기증은 한사람의 기증으로 백여 명이상의 많은 환자들의 치료에 다방면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피부기증은 화상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고, 인대와 힘줄은 손상된 무릎치료에 사용되어 특히 부상당한 운동선수들의 기능을 회복시키는데 없어서는 안 될 치료자산이다. 또 기증된 뼈는 골수암 환자의 치료, 고관절 치환수술, 척추수술 그리고 치과에서 시술하는 임플란트 등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새로운 삶을 주는 인체조직기증문화 만들자
지난 2009년 심점숙(44세)씨는 숨이 차고 걷기가 힘들어 병원을 찾았다가 지난 1월13일 심장판막인체이식수술까지 받게 되었다. 심장이식은 다른 사람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말하는 것으로 통상적으로 중대한 심질환에 의해 다른 사람의 심장을 장기 이식하는 이외에 살아남을 방법이 없는 경우에 사용한다. 한편, 심씨는 심장 속 문지기 역할을 한다는 심장판막이 대동맥 판막파열로 심하게 손상이 되었고, 베세트 염증까지 있어 이식까지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식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지난달 25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였다. 심장판막이식이라는 중대한 수술을 받은 지 10여 일 만에 보인 빠른 회복상태에 따른 퇴원이었다. 심씨는 “생체심장판막을 수혜받은 저는 행운아입니다. 인체조직 기증자가 있었기에 부작용 없이 빠른 회복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심씨의 부작용 없이 빠른 회복을 보인 성공적인 시술은 (사)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의 이사인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안 혁 교수의 집도(執刀)로, 조직판막이 인공이 아닌 생체 판막을 조직은행을 통하여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달 퇴원을 하루 앞둔 심씨는 “지금 누구보다 기분이 좋다. 새로운 삶에 대하여 기증자의 몫까지 두 배로 행복하게 살겠습니다”라며“인체조직 기증에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기증문화 정착에 국민 모두가 함께 동참하길 바랍니다”라고 호소의 말을 전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유교문화에서“身體髮膚受之父母”라 하여 머리카락 하나라도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의식 속에 깊이 박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선조들의 가르침대로 신체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조직 기증이 가치가 있다고 본다. 즉, ‘나의 일부로 다른 이가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기증만큼 자신의 몸을 귀하게 사용하는 방법이 없다’라는 생각을 가져야한다. 또한 조직기증은 내가 세상과 이별하는 순간 타인을 위해 선물을 주는 것인 만큼 우리의 전통문화인 공동체 의식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고 본다. 한편 이런 유교적 가치관에 따른 거부감도 있지만 조직을 기증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이들도 많다. 또 안다 해도 어떻게 기증을 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것도 큰 문제이다. 미국의 경우 연간 2만 5천명이 조직을 기증해 인구 백만 명당 83명의 기증자가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2명에 불구하다. 그러나 우리도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을 계기로 조직기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화장율도 70%에 이르러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 금창태 이사장은“조직기증은 사망 후 영혼과 분리되어 소멸되는 육신을 이웃을 위해 기증하겠다고 나서는 숭고한 사랑이다”며“실천자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이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국단위의 조직은행을 설립하려고 한다
지난 일 년 동안 TV, 신문, 인터넷 등의 각종 매체를 통해 조직기증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결과 한달 평균 100건 정도의 상담 전화를 받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정도가 기증 희망 신청으로 이어졌다.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의 동참이 늘고 있고 더욱 적극적인 홍보 및 교육활동을 계획하고 있어 앞으로 기증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서 기증문화를 확산시키고 기증된 조직이 국제적 기준과 전문 인력이 갖춰진 시설에서 안전하게 이식될 수 있도록 전국단위의 조직은행을 설립하는 것이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의 올해 목표이다. 이와 함께 미비된 인체조직기증에 관한 현행 법률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는 작업을 올해 안에 마무리 하려고 한다. 나 자신과 우리 가족, 이웃들이 불의의 사고로 뼈나 피부를 이식 받아야 하는데 마땅한 조직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모두가 피하고 싶지만 예상하지 못한 상황은 늘 올 수 있는 것이기에 우리 모두의 참여로 인체조직이 필요할 경우 안전한 조직을 이식 받을 수 있을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야한다.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에서도 기증자를 존경하는 문화를 확산시키고 기증된 조직의 안전한 관리와 공익적 배분을 통해 기증을 약속한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죽은 후에도 누군가를 위해 나눔과 베품을 실천할 수 있다는 보람을, 환자들에게는 안전하게 관리된 조직의 이식을 통한 삶의 희망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금창태 이사장은“선진국에서는 임종 시 의사가 환자에게 조직기증의 의사를 묻도록 법제화 한 나라도 있다”며“우리나라도 이러한 제도의 도입과 ‘조직기증의 날’ 제정 등으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