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루미엔 쥬얼리-유상선 대표이사
2010-09-06 이창구 기자
실버 쥬얼리 최고의 명성 ‘루미엔 쥬얼리’
아름다워지기 위한 본능은 지금까지 인류 문화에 중대한 영항을 미쳤다. 특히 아름다운 장신구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뿐 아니라 신분이나 재산 가치를 드러내는 유용한 도구였다. 현실적인 재산 가치를 지니면서 동시에 예술적인 기능을 구가하는 장신구는, 인류문화와 삶의 질을 재는 척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의 금ㆍ은 세공기술은 청동기 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추정된다. 백제의 불교 장신구나 신라의 금관 등에 나타난 정교한 누금세공 기술은 당시 귀금속공예의 수준이 세계적임을 드러내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금ㆍ은ㆍ동 등의 귀금속을 국가에서 철저히 관리하여 공예장인을 관청에 예속시켜 우수한 공예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전통의 맥은 지금도 장인(匠人)들에 의해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가장 선호하는 귀금속인 금이나 은의 경우 순금속만으로는 너무 물러서 장식품에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금에는 은이나 구리 등을 첨가하고, 은에는 구리나 팔라듐을 첨가하기도 한다. 순금을 24로 하여 금의 순도를 나타내는데 18K는 금이 75%, 동이 25%라는 의미다. 은의 경우에도 순은을 1000으로 하고, 995와 같이 순도를 표기하게 된다.
귀금속은 근본적으로 국가의 재화이기 때문에 제품의 재질이나 규격, 제조자와 판매자 등을 의무적으로 표시하게 되어 있다. 이것은 소비자를 보호하고 유통질서를 확립하여 건전한 귀금속 산업을 육성하기 위함이다. 금의 품질을 표시하는 마크가 처음 사용된 것은 고대 이집트 제일 왕조의 메누스왕 시대에 14g의 금괴에 각인한 것이라고 한다. 현재 나라마다 귀금속의 품질을 판별하기 위해 다양한 분석법을 시도하고 있는데, 핸드메이드 제품의 경우 합금하는 방법이나 노하우가 다르기 때문에 기계적인 분석법으로는 감정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밀한 검수과정을 통과한 제품만이 소비자에게 인정받는다”
(주)루미엔 쥬얼리는, 보석제조 전문 업체 중 1순위 수출업체인 (주)세원큐빅이 국내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구축한 사업체이다. 인조-합성석을 가공하는 일로 시작하여 1997년부터는 귀금속 완제품을 생산했고 1998년부터 미국 최대 홈쇼핑 채널인 QVC에 납품을 한 (주)세원큐빅은 그동안의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접하기 어려웠던 새롭고 다양한 디자인의 쥬얼리를 국내 시장에 소개하겠다고 했다.
(주)세원큐빅과 (주)루미엔 쥬얼리를 총괄하고 있는 유상선 대표이사는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제품을 선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홈쇼핑 업체 중 1위는 QVC입니다. 거기에서 우리제품을 판매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한국 홈쇼핑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더 정밀한 검수를 합니다. 품질검수 과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설사 반품이 들어오는 경우에도 검수전담에서 책임을 지게 되어 있을 정도지요.”
트렌드가 빠른 시간에 변하는 귀금속 시장에서 인정받고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품질개발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장인정신입니다. 귀금속을 다루기 위해서는 섬세하고 정밀한 마인드가 필요해요.”
유상선 대표이사는 디자인 개발에서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체 공정에서 이 마인드가 없으면 경영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주)세원큐빅은 14K, 백금도금, 은제품 등 연간 1500여 종의 신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기획 및 디자인 단계로부터 적어도 3번 이상의 시장성 검증 단계를 거칩니다. 이후 채택된 디자인이 완제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적어도 10회 이상의 검수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생산부서 전체 인원의 약 30%가 검수 전담 인원으로 배치될 정도로 품질관리에 있어서만큼은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반 공산품과 달리 100% 수작업으로 하기 때문에 두세 달 전에 주문을 받아서 맞춤 제작을 해야 합니다. 판매하기 전에 창고에 이미 완제품이 쌓여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특히 홈쇼핑은 한 제품을 정해진 시간에 집중적으로 보여 줘야 하기 때문에 시대가 요구하는 트렌드를 읽지 못 하면 적응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소비자의 안목에 맞추려면 퀄리티를 높이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지요.”
(주)세원큐빅은 2000년 서울 양평동에 귀금속 완제품 제조공장을 완공해서 약 100여 명의 인원이 현대화된 설비와 공정으로 귀금속 제품을 생산해 왔다. 뛰어난 품질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귀금속 제품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2001년에는 중국 청도에 별도의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하게 되었다. 현지 공장의 수준을 한국과 동일하게 하고 기술력을 높이면서 현재 300여 명이 청도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3년에는 흑룡강성 해림시에 현지 두 번째 귀금속 제품 공장을 설립하고 2008년에는 최신식의 현대화 귀금속 제조 공장을 다시 완공하여 이곳에서만 총 500여 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2006년 양평동에 웨딩밴드 생산 설비를 인수하여 설비나 규모 면에서 국내 최대,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개발-생산-검수 과정이 일괄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하청을 통해 제품을 만드는 경우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일련의 생산방식에 의해 생산된 완제품은 디자인이나 기술은 물론이고 가격 경쟁력도 지니게 됩니다. 제품개발 부서는 그 대로 집중화된 제품을 만들고, 정밀한 중간 검수 시스템을 도입하여 불량률을 낮추면 사실상 생산비가 절감되기 때문입니다.”
유상선 대표이사의 경영방식은 귀금속만큼이나 정밀하고 세밀했다.
고급스럽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실버 쥬얼리
귀금속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금으로 만든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주)루미엔 쥬얼리는 그동안 고급화한 은제품을 선보여 왔다.
“지금까지 은제품에 대해서는 액세서리 정도로만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디자인과 가공방식을 차별화해서 전혀 새로운 느낌의 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에 ‘고급 은제품’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탄생하게 된 것이죠. 2003년부터 백금(platinum)도금을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그 기술력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습니다.”
유상선 대표이사는 고급 백금 디자인을 은제품에 적용하여 제품의 외관을 고급화 했다고 한다. 게다가 정교한 수제기술을 접목시켜 기존의 은제품에서 느낄 수 없었던 섬세한 품질의 차이를 드러내면서 내구성을 높이는 도금방식을 도입했다. 덕분에 국내시장에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고급 은제품의 저변이 확대되는 효과를 볼 수 있었고, 귀금속이 가지고 있는 사치품으로서의 개념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의 개념으로 변화시키는 데도 기여하게 되었다.
“은제품이 저가 제품으로 인식되어 온 것은 전적으로 품질과 완성도의 부족 때문입니다. 또 변색이 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이 뛰어난 니켈도금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니켈로 인한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사실상 사용이 금지된 도금방법입니다. (주)루미엔 쥬얼리에서는 유럽기준에 맞추어 특수도금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주)세원큐빅이 지금까지 해외 수출할 때의 조건과 동일하게 제품에 광택작업을 한 뒤 순은도금, 팔라듐도금, 플fp티넘도금, 로듐도금 등 4중으로 특수도금을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주)루미엔 쥬얼리의 제품은 실버(silver)가 아니라 화이트 골드(white gold)나 플래티넘(platinum)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모범납세 수상, 그리고 ‘집중’을 통한 경영
납세(納稅)는 병역문제와 함께 개인과 기업의 도덕성을 평가하는 척도다. 특권층의 비리에 으레 붙어 다니기 마련인 탈세의혹은 특권층은 있지만 지도층은 없다는 탄식을 불러일으키게 되는데, 결국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게 되는 꼴이 되어 사회전반의 도덕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사회가 건강하지 않으면 개인도 기업도 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지난 3월 44회 납세자의 날을 맞아 (주)세원큐빅은 모범 납세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다년간의 철저하고 성실한 수출입 업무를 진행해온 공로를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자리였던 것이다. 기업이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는 것은 기업윤리를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며, 소비자를 이기적인 자본의 눈으로만 파악하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못잖게 엄수해야하는 철칙이라고 하겠다.
“사업을 시작할 때 수출에 대한 사전지식이나 귀금속 업종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목표에 대한 집중을 하는데 누구보다 더 긴장해야 했고, 시행착오를 견뎌내기 위한 인내의 시간도 더 많이 필요했습니다.”
귀금속 산업의 특성상 급변하는 시장의 요구를 좇다보면 깊이 없는 모방의 연속이 될 소지가 많다며 ‘집중’이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유상선 대표이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변화하는 시장의 한가운데서 독특한 우리 회사만의 특성, 차별화된 요소를 저는 ‘집중’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는 회사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에서 전문가적인 수준의 소양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업무에 대한 집중을 통해 회사는 업무적으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해서 전문가수준의 인적자산을 갖추게 되었고 이를 통해 짧은 시간에 귀금속 업계에서 선두주자가 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쥬얼리는 패션이다
21세기에 있어 쥬얼리(jewellery)는 패션이다. 국제적인 문화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재료나 기법을 넘어서는 다양한 디자인의 장신구들이 등장하게 된다. 그러는 가운데 ‘나만의 것’을 선호하는 오늘날의 세대는 까다롭고 섬세한 안목으로 쥬얼리 산업을 선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또한 패션을 선도하는 기업은 이러한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어내야만 한다.
환금성이 있어 재산 가치로 유용했던 보석의 시대는 장롱 속으로 사라져버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중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수단으로 선택하는 쥬얼리가 거리에서 반짝거리며 그 화려함과 고귀함을 맘껏 발산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