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맞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다

방통고에서 경영학 박사까지,

2011-04-29     이태향 기자
집중 이 사람 - 최태선 박사

“걷는 법을 규칙에 맞춰 배우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넘어질 때 스스로 보호할 방법을 터득한 것은 모두 넘어져 본 경험 덕분이다.” 영국 버진그룹의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의 말이다. 난독증에 고교 중퇴자라는 이력을 달고 있는 그는 작은 레코드 가게 주인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전 세계에 200여 개 이상의 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존경받는 기업가이다.


“환경을 탓하고 한숨만 내쉰다고 세상 일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법이니까요. 그럴 바엔 차라리 환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현 위치에서 대안을 찾아가는 게 보다 현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물아홉 살의 나이에 돌쟁이 아이를 둔 엄마가 보험설계사를 시작하고 6개월 동안 20만 원의 월급을 받는 상황에서 자신을 다독이면서 했다는 말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암담했던 환경에 처한 그녀가 선택한 삶은 좌절이나 포기가 아니라 ‘도전하는 삶’이었다.

도전! 도전! 죽을 각오로 덤비다!
최태선. 바로 그녀의 이름이다.
“돌이켜 보면 그때그때 나 자신을 통제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힘들어 지치고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는 그냥 주저앉고 싶어지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 아니겠습니까? 저는 오늘 하루쯤 쉬는 편안함보다 앞으로 닥쳐올 많은 날의 불편함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이를 악물었습니다.”
그녀의 목표는 연봉 1억의 보험왕이 아니었다. 언젠가는 반드시 대학 강단에 서겠다는 것이 그녀의 꿈이었고, 긴 시간을 들여 그 꿈을 이루어 냈다. 그녀는 지금 청주에 있는 주성대학에서 창업경영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 칼바람을 맞으면서 수십 번 버스를 갈아타고 고객을 만나던 경험을 대학 강단에서 살아있는 지식으로 전수하고 있었다.
서원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충북대 경영대학원 석사, 청주대 경영학 박사. 이 학력만으로 최태선 교수를 소개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대한생명 청원영업소 소장, 교촌치킨 가경점 CEO, 교촌 F&B 경북북부지사장. 이 이력을 덧붙여도 그녀를 제대로 설명해 낼 수 없다. 교복 입은 여고생에 대한 선망과 눈물로 범벅이 된 속 빈 김밥에 대한 사연을 더하지 않고서는 그녀를 제대로 말 할 수 없다.

가시에 찔리지 않으면 장미꽃을 꺾을 수 없다
“사춘기를 겪을 겨를이 없었습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방송통신고등학교 수업을 듣기 위해 라디오 앞에 앉았어요. 그 뒤 전문대학에도 다니고 어렵게 미용사 자격증도 땄지만, 마흔이 될 때까지 대학원을 졸업하겠다는 게 제 인생의 목표였습니다.”
혹자는 불필요하다고, 또 혹자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최태선 교수에게 그 꿈은 자신과의 약속이었고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였다.
“제 아이들에게도 인생은 도전이라고 말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도전하다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온다고 믿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학교 공부만큼은 중간에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었고, 단지 내 삶의 가치와 이상을 높여 나가는 것이 인생의 완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최태선 교수 스스로도 말 했듯이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었고, 나이 들어 공부를 시작하면서도 환경은 여전히 열악했다. 새벽에 일어나 회사에서 업무 보고 오후에는 대학에서 강의를 듣고 다시 밤에는 교촌치킨 가게에 나가 닭을 튀기는 일을 해야 했다. 죽을 각오로 덤볐다는 것이다. 그녀는 용감하다. 고난의 눈물이 자신을 높은 경지로 이끌어 준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복을 구하려 화를 피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고난에 맞서야 한다고 하니 도대체 이 강단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궁금하기까지 하다. 그녀의 비망록에는 ‘가시에 찔리지 않으면 장미꽃을 꺾을 수 없다’는 말이 기록되어 있다.

“나는 내가 해 낼 줄 알고 있었다.”
지금 현재 그녀는 성공한 CEO이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선생이다.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못 해 우울하던 그 때에도, 아기를 포대기에 업고 발로 뛰던 월수입 20만 원에 불과하던 그 시절에도 그녀는 지금 현재의 모습에 대해 확신하고 있었다고 했다. 마음에 품은 꿈을 이루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 하는 사람, 최태선. 이 사람 참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답다. <NP>

▶최태선
방송으로 공부하고 일요일에만 학교를 나가는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2살이 되던 1986년 혼자 힘으로 김천대학을 졸업했다. 37세에 청주에 있는 서원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41세에 충북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45세에 청주대학교 경영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03년부터 현재까지 교촌F&B(주) 경북북부지사장으로 있다.
저서로는 <최태선의 아름다운 변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