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민주화 폭풍, 세계를 흔들다

예멘 시위 중 사복경찰 발포..88명 부상

2011-05-09     이민선 기자
튀니지에서 일어난 재스민 혁명이 중동지역 시민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전파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아프리카를 비롯해 아랍권, 유럽까지 민주화 열풍이 거세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민주화 열풍, 그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자.

재스민 혁명의 불길, 중남부 아프리카로 번져
지난달 15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재스민 혁명이 중남부 국가들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3년간 집권한 튀니지의 진 엘아비딘 벤 알리 대통령이 1월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만성적인 실업과 고물가, 철권통치에 시달렸던 국민의 분노가 20대 노점상의 분신사건을 계기로 폭발하면서 시위가 확산된 뒤였다. 이 민주화 운동은 이 나라를 상징하는 꽃의 이름을 따서‘재스민 혁명’으로 불렸다. 재스민 혁명은 이후 북아프리카 인접국, 중동 중국 등지로 번져나갔다. 이 혁명으로 벤 알리 대통령은 법의 심판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튀니지 과도정부의 라자르 체비 법무장관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각) 관영 T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망명한 벤 알리 전 대통령에 대해 마약 밀거래, 반란 모의 등 18건, 부인을 비롯한 일가족을 포함할 경우 모두 44건의 혐의를 적용해 심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튀니지 과도정부는 1월 25일 벤 알리와 그 일가의 체포를 위해 인터폴에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벤 알리 전 대통령은 현재 사우디에 머물고 있지만 뇌졸중 등으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재스민 혁명이 아프리카 남부의 스와질란드와 중부의 우간다 등에서 잇따라 반정부 유혈 시위가 발생하면서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휩쓸고 있다. 재스민 혁명의 여파가 사하라 사막 이남 블랙 아프리카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또 부르키나파소에서는 한 달째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에 가담한 대통령궁 경호부대 소속 일부 군인들이 시내에서 하늘을 향해 자동소총을 난사하고 상점을 약탈하는 등 무력시위를 벌여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스와질란드의 경우 인구 130여 만명의 소국이지만 음스와티 3세가 24년 동안 절대군주로서 제왕적인 통치를 해왔다. 하지만 교사 등 공공부문 노조와 학생 등 1천여 명이 경제 중심도시인 만지니에서 지난 12일 민주화 요구 시위를 벌인 데 이어 13일에도 수백여 명이 만지니의 한 건물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이들의 단체행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강경 진압에 나서 강제로 해산했다. 스와질란드는 최근 정부 예산이 파탄 직면에 몰려 공무원 임금을 하향조정하는 등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14일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선 휘발유와 식량 등 물가상승에 항의하는 야당 인사들과 시민들이 거리시위를 벌였다. 특히 시위대 해산에 나선 군부대가 야당 대선 후보였던 키자 베시게에 총격을 가해 그가 손에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정국이 급랭했다. AP, dpa 통신은 이날 우간다에선 최소 4곳의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으며 군경이 시위를 강제해산하는 과정에서 40여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우간다는 폭정을 일삼던 독재자 이디 아민이 내전에 의해 물러난 뒤 요웨리 무세베니가 1986년부터 장기집권하고 있는데, 그도 2006년 대선 때에는 대통령 임기 제한을 없앤 뒤 출마해 당선됐다. 블레즈 콩파오레 대통령이 24년째 장기 집권 중인 부르키나파소에서는 처우에 불만을 제기하며 반정부시위에 합류했던 대통령궁 경호부대 소속 일부 군인들이 전날 밤 픽업트럭 등을 타고 하늘을 향해 자동소총을 쏘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내 상점들을 약탈하고 차량을 파괴했으며 몇몇 경호부대 참모급 장교들의 집들에 불을 질렀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콩파오레 대통령은 전날 수도를 떠나 고향인 지니아레로 피했으나 이날 수도에 있는 대통령궁에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스와질란드, 우간다, 부르키나파소 등은 군주 또는 권위주의 대통령이 장기 통치하는 등 재스민 혁명이 발생한 튀니지, 이집트와 유사한 속성을 띠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화를 요구하는 거센 불길이 사하라 사막을 넘어 블랙 아프리카에도 확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우간다와 스와질란드 등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서도 재스민 혁명의 물꼬가 터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강고한 정부의 탄압에 맞서 이집트와 튀니지에서처럼 광범위한 대중적 저항이 발생할 것인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스와질란드에서는 노조. 야당이 4월 14일에도 시위를 벌일 계획이었으나 정부 당국의 탄압으로 철회해야 했다. 노조 지도자들은 그러나 성명을 발표, 탄압에 굴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저항할 것임을 다짐했다. 우간다는 대선에도 출마했던 후보에 총격을 가하는 등 정부 당국이 강경대처하고 있어 당분간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재스민 혁명 소식을 접한 남부 아프리카에서 이제 갓 대중적 집단행동이 발생한 만큼 향후 움직임이 블랙 아프리카의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아프리카 상당 지역의 경우 이미 민주화가 진행되고 있어 연속적으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기는 여의치 않다고 전망도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외교 소식통은 아프리카의 경우 최대 경제규모를 지닌 남아공에 이미 흑인 정권이 들어서고 여러 국가가 민주적 선거를 거쳐 지도자를 선출하는 등 민주화가 상당 부분 진척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짐바브웨, 스와질란드 등 이미 여러 문제점이 드러난 곳에서는 반정부 소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곳곳 민주화 시위 확산 中
또 아프리카 남서부 앙골라에서는 지난 3월 2만여명의 친정부 시위자들이 수도 루안다에서 대규모 민주화 시위 예고에 대항하는 거리 행진을 벌였다. 반정부 시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7일 서민 경제 안정을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이날 시위는 지난 1979년 권좌에 오른 조제 에두아르두 두스 산토스 앙골라 대통령 세력의 주최로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앙골라는 아프리카 최고의 산유국이자 다이아몬드가 풍부한 지역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서민들은 가난에 허덕이고 있으며, 사회적 기반은 턱없이 부족하다. 알제리에서도 이날 반정부 시위자들이 수도 알제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가두시위를 이어갔으나 현지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경찰 병력은 알제 도심 세 곳에 각각 배치돼 압델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의 퇴진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들을 압박했다. 많은 시민들은“수년에 걸친 이슬람교 반란으로 인한 폭력에 지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크로아티아 주요 도시 곳곳에서도 이보 요시포비치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이들은 경제적 궁핍과 부정부패의 책임을 물어 요시포비치 정부를 압박했다. 현지 언론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시위가 계획됐다고 보도했다. 시위자들은 대부분 젊은층으로 이들은“요시포비치 정부는 물러나라”,“도둑들”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가두시위를 벌였다. 요시포비치 대통령은“시위자들의 민주적 본성을 지켜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시위자들은 그저 잘 살고, 일하고, 봉급을 보장받는 것을 원하는 일반 시민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정부 당국의 찌든 부정부패에 분노한 상태라고 전했다. 크로아티아 당국은“정국의 불안이 유럽연합(EU) 가입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반정부 시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시리아,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반정부 시위
지난달 17일 보안군의 발포로 최소 7명이 사망한 시리아 제3의 도시 홈스에서 같은달 18일 장례식과 함께 이날 밤 알사 광장에 2만명 이상이 모여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아사드 대통령이 축출되지 전까지 광장 점거를 계속하겠다고 밝히며 개혁을 부정하는 당국에 거세게 반발했다. 시위대는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자유의 확대, 정치범 전원석방, 정치사상의 자유보장 등을 요구했다. 지난 3월 15일부터 반체제 시위가 계속되는 시리아에서 16일 알 아사드 대통령은 새로운 내각을 출범시키고 비상사태법의 폐지 등 일련의 개혁을 발표했다. 하지만, 반정부 시위대는 알 아사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17일 각지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보안군의 발포에 의해 홈스에서 7명, 라타기아와 이들리브 등 북부 도시에서 4명 적어도 11명이 사망했다고 인권단체들은 전했다. 시리아 보안군은 지난 1개월간 살인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시위 참가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인권 단체에 따르면 적어도 200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또 많은 시리아인들이 샤비하로 알려진 정부 지원 폭력단이 공중으로 발포하는 등 주민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안군의 시위대에 대한 무차별 공격으로 유혈사태를 초래하여 국제적인 반발을 일으킬 위험을 안고 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시리아 정부는 무장 단체들이 도발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시리아 국영 SANA 통신은 이 같은 무장 단체는17일 홈스에서 7명을 죽였고 이 중 3명은 정부군 장교였다고 전했다.

예맨, 살레 대통령‘위기’
중동권의 아랍국가인 예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개 부족이 퇴진압력을 받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지난 2월 11일이었다. 하쉬드 부족과 바킬 부족 지도자들을 포함한 예멘의 주요 부족 지도자들이 같은 달 25일 수도 사나에 모여 반정부 시위대에 동참하기로 약속했다고 26일 외신들이 전했다. 예맨의 9개 부족 연맹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강한 하쉬드 부족은 집권당 당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으며 영향력이 2번째로 큰 바킬 부족 대표들을 포함해 부족 회의에 참석한 많은 부족 대표들이 이를 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이어진 예맨의 민주화 운동은 지난달 18일에는 예맨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발포로 88명이 다치는 등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유혈사태는 예멘 서부 홍해 연안도시 후다이다에서 시위대 수천명이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던 중 발생했다고 AP통신이 현지 주민들과 의료진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시위대가 광장에서 행진을 시작하자 사복 경찰들은 실탄을 발사하기 시작했고, 이어 도주하는 시위 참가자들을 붙잡아 곤봉으로 무차별 구타했다. 시위대는 경찰에 돌을 던지며 맞섰지만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쏘는 경찰에 밀려 결국 시위대 캠프로 후퇴한 뒤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경찰의 접근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예멘 시위사태 해결을 위한 걸프국가들의 중재는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4월 21일에는 무장 분리주의자들과 군 간의 충돌로 이어지 군인 4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보안당국은 남주 지역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남부운동 소속 무장 분리주의자들이 알 아르산에 주둔하고 있는 부대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페르시아만협력회의의 권력 이양 중재안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살레 대통령은 총선과 대선을 치른 뒤 연내에 평화적으로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가 돌연 방침을 번복한 상태다.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는 3개월 가까이 지속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인해 120여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제르바잔, 민주화 시위 봉쇄..65명 체포
아제르바잔은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나라로 원유와 가스 등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카스피해에 위치한 국가다. 인구 900만여명인 작은 나라지만 풍부한 에너지 자원과 유럽~중동~아시아를 연결하는 절묘한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유럽, 미국 등 서방국가와 러시아가 치열한 에너지 외교를 벌이고 있는 곳이다. 아제르바잔 석유 매장량은 전 세계 매장량 중 0.6% 수준인 70억배럴로 알려져 있다. 지난 3월 11일 위대한 아제르바잔 인민의 날에 시민조직은 아제르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자고 페이스북을 통해 촉구해왔다. 당국은 페이스북을 통한 이 운동이 시작된 2월 초부터 다양한 혐의로 야당활동가들을 구속했다. 또 당국은 시위가 예상되는 바쿠 시내 전철 역은 물론 주요 대학교 외곽 보안을 강화했고 대학생들은 수업을 빠지면 퇴학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했다. 하지만 시민운동가들의 시위는 멈출줄을 몰랐다. 지난 3월초에는 전경과 사복 경찰들이 수도인 바쿠 중심지에 있는 주요 대학교 인근에서 젊은 시민운동가들을 체포하는 일이 일어났다. 또 지난달 17일에는 수도인 바쿠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를 해산하면서 65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아제르 경찰은 바쿠 중심지의 시위 예정지인 사히르 공원을 봉쇄하고 자유와 독재정권 퇴진을 외치며 소규모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를 체포했다. 야당은 시위 중 1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말했으나 당국은 65명을 체포해 이중 25명을 풀어줬다고 말했다. 이렇게 아제르 경찰은 지난 두 달 동안 세 건의 시위를 봉쇄하고 수십 명을 체포한 바 있으며 지난달 15일에는 감바르 총재 등 야당 지도가 2명이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를 비롯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아제르 경찰의 시위 진압을 비판했으나 당국은 국내문제라며 이를 일축해왔다. 2003년 아버지 헤이다르 대통령을 계승한 알리예프는 안정과 경제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야당의 부정선거 및 인권 침해 주장에도 대중적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티베트 다시 긴장고조
1951년 티베트를 해방시킨 중국은 티베트의 정치와 문화를 존중해 사회주의식 개혁 대신 자치를 약속했었다. 그러나 캄과 암도 같은 지방에서는 폭력을 동반한 사회주의 토지 개혁과 사원 탄압이 공공연하게 벌어졌다. 때문에 승려와 사원을 생활의 중심으로 여기고 살아온 주민들의 불만은 높아져 갔다. 결국 주민들은 캄 지방을 중심으로 중국군에 대항하는 반군 게리라를 꾸리게 되고 1959년 초에는 수도 라싸까지 들썩거리기 이른다. 당시 민중봉기로 티베트인 8만5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이듬해까지 8만여명이 달라이 라마를 쫓아 히말라야를 넘었다. 이 같은 티베트의 분리 독립에 대한 갈망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내재된 반중 정서는 도화선만 있다면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휘발성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유혈 진압에 의해 12만 명이 희생된 1959년 무장봉기부터 2008년 3월의 유혈 사태까지 크고 작은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달라이 라마로 대표되는 티베트 망명 정부의 움직임 역시 여전히 활발하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소수 민족에게 일정한 자율권을 보장하고 대대적인 경제 개발을 통해 불만을 해소하는 온건책을 쓰면서도 분리 독립 움직임에 대해서는 물리력을 동원,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어 티베트 분리 독립운동이 당장 큰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 달라이 라마를 지지해온 서방국가들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인데, 현재로서는 76세의 고령인 달라이 라마의 후계 문제가 티베트 갈등을 폭발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망명 정부를 이끄는 달라이 라마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후임 달라이 라마가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 달라이 라마 후계자 선정에 개입, 친중국적인 인물이 선출되도록 함으로써 티베트 분리독립의 예봉을 꺾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달라이 라마는 지난 3월 10일 티베트 망명정부 수반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 후계자를 선출함으로써 자신의 사후에도 국제사회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냄으로써 중국의 방해에서 벗어나 티베트 분리 독립운동을 유지하겠다는 뜻이었는데, 달라이 라마는“망명 정부 수반에서 물러나더라도 정치적인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티베트 독립운동을 위한 역할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 튀니지에서 일어난 재스민 혁명의 성공 이후 알제리 리비아 모로코 예멘 바레인 등 아랍 국에서는 장기 부패 정권의 퇴진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군중의 시위가 연달아 일어났고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아랍 세계 전역에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급속히 번지는 중동쪽의 민주화 운동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사실 이 모든 시위가 성공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보장하지 못한다. 하지만 민중의 분노를 무력으로 누르기는 어려운 시대에 도달했음을 실감케 하는 상황이다.‘민주주의’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오늘날,‘독재’라는 단어는 이제 사라져야 할 말로 인식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간 전문가들은 아랍권의 민주화 운동을‘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 권력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과 권리를 찾고자 하는 이들과의 격한 분쟁 속에 우리는‘민주주의’의 이름을 되새기게 된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