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가풍에 따라 각양각색 결혼풍속
재계의 화려한 혼맥
2011-06-07 이민선 기자
# SK그룹, 국내 유수 기업들과‘사돈의 사돈’
SK그룹의 혼맥도는 학계부터 고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얽혀있다. 최종건 창업주의 사돈으로는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과 김이건 전 조달청장 등이 있으며 최종현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태화기연 김영철 회장 등과 사돈관계에 있다. 노 전 대통령 집안과의 혼인으로 재벌 혼맥의 중심인 삼성, LG, 현대, 두산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과도‘사돈의 사돈’으로 연결되게 됐다. 창업주의 장남 故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은 김이건 전 조달청장의 딸인 채헌씨와 결혼해 1남3녀를 뒀다. 차남 최신원 SKC 회장은 백종성 제일원양 대표의 딸 백해영 여사와 결혼해 1남2녀를 뒀다. 장녀 정원씨는 고학래 전 사상계 고문의 아들 광천씨와 결혼했으며, 차녀 혜원씨는 금융인 박주의씨의 아들 박장석 SKC 사장과 결혼했다. 3녀 지원씨는 한길수 우림산업 대표의 아들 상구씨와 결혼했으며, 4녀 예정씨는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아들 동욱씨와 결혼했다. 최 창업주 작고 후 최종현 전 회장이 그룹 2대 수장 역할을 맡게 됐다. 최 전 회장은 박경식 전 해운공사 이사장의 넷째 딸 계희씨와 결혼해 2남1녀를 뒀다. SK그룹의 안주인 박계희 여사는 경기여고를 졸업한 뒤 美 뉴욕 베테트칼리지를 거쳐 칼라마주 대학을 졸업했다. 최 전회장과 만났을 때는 시카고 미술대학에서 응용미술을 공부하고 있던 중이었다. 내성적이고 자기의사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지만 강단 있는 여성이었다는 게 박 여사에 대한 주변의 평이다. SK그룹의 이슈는 단연 최 전 회장의 장남이자 SK 그룹의 4대 수장인 최태원 회장의 결혼이다. 최 회장은 지난 88년 대선후보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씨를 부인으로 맞아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 LG그룹,
창업주의 1남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1남인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김태동 전 보사부장관의 딸 영식씨와 결혼해 두 명의 딸만 낳았다. 가문의 종손이었던 구 회장이 아들을 얻지 못하자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 바로 손아래 동생인 2남 본능씨와 차경숙씨의 사이에서 얻은 외아들 구광모 LG전자 과장을 양자로 들였다. 광모씨는 중소 식품업체인 보락 정기련 대표의 장녀인 효정씨와 결혼했다. 구 명예회장의 장녀 훤미씨는 김용관 전 대한보증보험 사장의 4남 화중씨와 결혼했다. 훤미씨의 외동딸 선혜씨는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1남인 이해욱 대림산업 부사장과 결혼했다. 3남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은 사업가 김광일씨의 딸 은미씨와 결혼해 1남1녀를 낳았다. 차녀 미정씨는 대한펄프 창업주인 故최화식 회장의 아들인 최병민 대한펄프 회장과 결혼했다. 4남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은 조경아씨와 결혼해 1남2녀를 뒀다. 창업주의 2남인 자승씨는 홍재선씨의 딸 승해씨와 결혼해 3남1녀를 뒀다. 승해씨는 훗날 전경련 회장과 쌍용양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자승씨의 세 아들들은 본준, 본순, 본진씨는 모두 LG상사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구인회 창업주인 3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차녀 숙희씨와 결혼해 1남3녀를 뒀다. 4남 구자두 LG벤처투자 회장은 국방부 차관을 지낸 이흥배씨의 딸 의숙씨와 결혼해 2남2녀를 뒀다. 5남 구자일 일양화확 회장은 일찌감치 LG에서 독립했으며, 사업가 김진수씨의 딸 청자씨와 결혼했다. 창업주의 2녀 자혜씨는 이규덕 대림산업 창업주의 막내인 이재인 아시안스타 회장에게 시집갔다. 3녀 자영씨는 제일은행장을 지낸 이보형씨의 아들 재원씨와 결혼했으며, 4녀 순자씨는 류헌영 전 대전지법원장의 아들이자 서울지검 검사였던 지민씨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지난 2003년 LS그룹이라는 이름으로 독립한 셋째, 넷째, 다섯째 동생인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명예회장들의 혼맥관계는 눈여겨볼만한다. 셋째동생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은 최무 여사와 결혼해 4남2녀를 뒀다. 1녀 근희씨는 이계순 전 농림부 장관의 아들 준범씨와 결혼했고, 1남 구자홍 LS그룹회장은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순혜씨와 연애결혼에 성공했다. 차남 구자엽 LS산전 부회장은 김태향 여사 사이에서 1남2녀를 뒀으며, 장녀 은희씨는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인 정인선 비엔지스틸 사장과 결혼했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3남 구자명 LS니꼬동제련 부회장은 경희대 조영식 이사장의 딸 미연씨와 결혼했다. 4남 구자철 한성 회장은 LG상사에서 잠시 일을 하다 일찍부터 독립경영에 나섰다. 창업주의 넷째동생 구평회 E1 명예회장 금릉원예조합 문흥린 이사장의 딸 문남씨와 결혼해 3남1녀를 뒀다. 1남 구자열 LS전선 회장은 청와대 경호실차장을 역임한 이재전 장군의 딸 현주씨와 결혼해 1남2녀를 뒀다. 2남인 구자용 E1 부회장은 이상돈 전 중앙대 의대 학장의 딸 현주씨와 결혼했다. 3남 구자균 LS산전 사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미 텍사스주립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창업주의 다섯째동생 구두회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은 유한선 여사와의 사이에서 1남3녀를 뒀으며 장녀 은정씨는 김택수 전 공화당 원내총무의 아들 중민씨와 결혼했다. 1남 구자은 LS전선 전무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의 딸 인영씨와 결혼했다.
# 코오롱, 국내 재벌가의 최정점으로 평가되
코오롱 창업주인 고 이원만 회장과 이동찬 명예회장은 부자간이면서도 사업 동지이자, 인생의 동반자였다. 이 창업주가 그룹의 외연을 넓히고 사업의‘바람막이’가 돼 줬다면, 이 명예회장은 그룹의 안살림을 챙겼다. 기업가보다 정치가로서 더 알려진 이 창업주는 워낙 풍류를 즐기는 성격인 데다 이 명예회장이 초등학교 4학년 때 남은 전답마저 처분하고, 사업을 위해 훌쩍 일본으로 떠나버렸다. 이 명예회장은 어린 나이에 모친과 누이동생을 돌보며 가장 역할을 해야만 했다. 코오롱가문의 혼맥은 국내 재벌가의 최정점 가운데 하나로 평가될 정도로 화려하다. 이 창업주의 넓은 정계 인맥과 국내 굴지의 섬유그룹인 코오롱을 기반으로 정ㆍ관ㆍ재계 곳곳에 혈연관계를 맺었다. 이 창업주와 이위문(작고) 여사는 2남4녀를 뒀다. 이 창업주의 영향력이 정ㆍ재계에 미치기 전에는 자녀들을 평범한 집안과 통혼시켰지만, 사업 성공에 이어 정치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던 시기엔 국내 내로라하는 집안을 사돈으로 맞았다. 이 때문에 정략 결혼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장남 이동찬 명예회장은 1944년‘학병으로 끌려가기 전에 장가부터 들라’는 부친의 강요로 맞선을 본 지 1주일 만에 평산 신씨가(家)의 무남독녀 덕진씨와 결혼했다. 장녀 봉필씨는 54년 고향 인근 임병진씨의 아들 승엽(작고)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승엽씨는 삼경물산 사장을 거쳐 그룹 부회장까지 역임했다. 차녀 애란씨는 노영태씨와 혼인을 치렀다. 3녀 미자씨는 포항지주인 박문학가(家)의 장남 성기씨와 결혼했다. 성기씨는 한국바이린 사장을 역임했다. 차남 이동보 전 코오롱TNS 회장과 막내딸 미향씨의 결혼으로 코오롱가는 재계 혼맥도의 핵심으로 올라선다. 이 전 회장은 74년 제3공화국의 2인자였던 김종필 전 총재의 장녀 예리씨와 결혼했다. 이를 통해 코오롱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한 다리 건너 사돈이 됐으며, 최고 권력가와 혈연의 끈으로 이어졌다. 이들의 결혼은 육영수 여사가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성격 차이로 갈라섰다. 이동보 전 회장은 1988년 코오롱그룹으로부터 분가했지만 부도와 구설수에 휘말려 고초를 겪기도 했다. 막내 미향씨는 삼립식품 창업자인 허창성 집안으로 출가했다. 식품종합그룹인 SPC의 허영인 회장이 그의 남편이다. 이 명예회장과 신 여사는 슬하에 경숙, 상희, 혜숙, 은주, 웅열, 경주씨 등 1남5녀를 뒀다. 장녀인 경숙씨는 1969년 당시 공화당 의장 서리였던 고 이효상 전 국회의장의 3남 문조씨와 화촉을 밝혔다. 이 전 국회의장은 도쿄대를 나와 경북대 교수로 있다가 1960년 정치에 투신해 5선 의원을 지냈다. 정계에선 대구ㆍ경북(TK) 인맥의 대부로 통했다. 국회의장을 비롯해 공화당 총재, 영남학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차녀인 상희씨는 국내 대표적‘송상(松商)’으로 불렸던 고홍명 한국빠이롯드 회장 집안으로 출가했다. 1973년 고 회장의 장남 석진(작고)씨와 결혼했다. 석진씨는 코오롱제약(옛 삼영신약) 사장을 거쳐 빠이롯드전자 회장을 지냈다. 하지만 부도로 인해 고통을 겪다가 98년 별세했다. 3녀인 혜숙씨는 고 이학철 고려해운 창업주의 장남인 동혁씨와 결혼했다. 4녀인 은주씨는 테니스 인연으로 신병현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의 장남 영철씨와 결혼했다. 신 전 부총리는 한국은행 총재와 상공부 장관, 무역협회장, 은행연합회장 등을 지냈다. 이들 부부 결혼식은 신 전 총재가 직접 주례를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웅열 회장은 큰 누이 경숙씨의 소개로 1983년 황해도 출신인 서병식 동남갈포공업 회장의 장녀 창희씨를 아내로 맞이했다.
# 한화 그룹, 친인척은 경영에서 철저히 배제
한화그룹 김종희 창업주는 1922년 충남 천안에서 부친 김재민(작고)옹과 모친 오명철(작고) 여사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원산상업학교를 졸업한 후 조선화약공판에 입사, 화약과 첫 인연을 맺었다. 1952년 부산 피란 시절에 한국화약을 창업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무역과 건설, 정유, 기계 등 기간산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김 창업주 생전에 치른 혼사는 맏딸 영혜씨밖에 없다. 영혜씨의 남편은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 부장의 차남인 이동훈 전 제일화재 회장이다. 김 회장은 부친 타계 1년 후인 1982년 서정화 당시 내무부장관의 장녀 영민씨를 배필로 맞았다. 영민씨는 당시 김 회장보다 아홉 살이나 어린 신부로, 서울대 약대 3학년 재학 중인 학생이었다. 김 회장과 영민씨의 만남은 국회의장을 역임했던 백두진씨 부인인 허숙자 여사의 중매로 맺어졌다. 서 전 장관과 김 회장 양가를 잘 알고 있는 백의장 쪽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연결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김 회장과 영민씨는 교제를 시작했고, 82년 10월에 식을 올렸다. 영민씨 친가도 만만치 않은 유력 가문이다. 부친인 서 전 장관은 29세 때 군수를 지냈으며, 중앙정보부 차장을 거쳐 내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또 민정당과 신한국당,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서정신 전 대검찰청 차장은 서 전 장관의 친동생이며, 고 서정귀 호남석유 사장은 6촌형이다. 영민씨의 조부는 이승만 정권 시절에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고 서상환 장관이다. 김 회장의 방계도 화려하다. 백부인 고 김종철 의원은 전 국민당 총재로 천안에서 6선 의원을 지냈다. 한화 계열사인 한국베어링(현 파그베어링)과 태평물산(현 한화무역) 회장을 맡기도 했지만 경영엔 관여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 유성은 여사 사이에 5남1녀를 뒀다. 둘째숙부인 김종식 전의원은 큰형인 김종철 전 총재가 작고하자 선거구인 천안을 물려받아 국회의원을 지냈다. 부인 문영숙 여사 사이에 3남1녀를 뒀다. 고모인 김종숙 여사는 미국에서 UC미클릭에서 지형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영일씨와 결혼했다. 김씨는 한화에너지(현 인천정유) 부사장을 맡는 등 그룹 경영에 참여했지만, 김 회장 취임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친인척 가운데 현재 한화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는 인사는 김신연 한화폴리드리머 대표가 유일하다. 김 대표는 김종철 전 국민당 총재의 차남이다.
# 롯데그룹, 일본 명문가문과의 혼맥 자랑
롯데그룹 신격호 가문은 가계도가 비교적 조촐하지만 재계 혼맥은 막강 파워를 지니고 있다. 특히 9명이나 되는 신 회장의 동생들과 그로 파생되는 수많은 조카들의 혼인을 통해 정계 고위층과 혼맥을 맺고 있다. 신 회장은 일제시대 때인 지난 1921년 11월3일 경남 울주군 삼남면에서 중농의 5남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신 회장은 두 차례 결혼했다. 18세 때인 1939년 같은 마을에 살던 노순화씨를 아내로 맞아 딸 영자씨(롯데쇼핑 총괄 부사장)를 낳았다. 일본으로 건너간 신 회장은 1945년 일본여자인 하츠코씨와 결혼 후 두 명의 아들을 낳는다.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과 신동빈 한국 롯데 부회장이 그들이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은 38살의 늦은 나이에 결혼했다. 지난 1992년 미국 시카고에서 사업을 하는 재미교포 조덕만씨의 딸 은주씨를 아내로 맞이한 것. 차남 신동빈 한국 롯데 부회장은 일본 명문가문과 혼맥을 형성한다. 그의 아내는 1985년 일본의 귀족 가문으로 대형건설회사인 다이세이건설의 오오고 요시마사 부회장의 딸이다. 아내 미나미씨는 한때 일본 황실의 며느리 물망에까지 올랐을 정도로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재원이다. 신 회장의 둘째 동생인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혼맥은 그야말로 화려함 그 자체다. 그는 5명의 자녀를 모두 동부ㆍ태평양ㆍ조양상선 등 굴지의 재계 가문에 장가ㆍ시집을 보내는 수완을 발휘했다. 신 회장은 부인 김낙양 여사와의 사이에 3남2녀를 뒀다. 장녀 현주씨는 지난 1979년 박남규 전 조양상선 회장의 차남 재준씨와 결혼했다. 박 전 회장은 김치열 전 내무ㆍ법무장관과 사돈사이다. 그런데 김 전 장관은 서봉균 전 재무장관, 오석락 전 청주지법 원장, 김기홍 전 대법원 판사와 사돈관계에 있다.
# 효성그룹, 현 대통령과 사돈관계
효성그룹 회장 조석래 씨의 동생인 조양래 씨는 한국타이어 회장이자 이명박 대통령의 딸 이수연 씨의 시아버지다. 이수연 씨의 남편인 조현범 씨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다. 조석래 효성 회장의 부친이자 효성의 창업주인 고 조홍제 씨는 이병철 회장과 동향으로, 오늘의 삼성그룹은 이병철 씨와 조홍제 씨의 동업으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LG 그룹의 창업주인 고 구인회 씨도 이병철 씨와 한 때‘라디오 서울’과‘동양TV’를 공동 경영했었다. 이병철 씨와 구인회 씨는 사돈 사이다. 구인회 씨의 3남 구자학씨는 이병철 씨의 둘째 딸 이숙희 씨와 결혼했고, 이병철 씨 가문과 조홍제 씨 가문도 그 윗대에서 자주 통혼했다고 한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처가 쪽 혼맥 또한 보통이 아니다. 조석래 회장의 부인 송광자 씨는 송인상 한국능률협회 명예회장의 섯째 딸이다. 효성 고문으로 있는 송인상 씨는 이승만 대통령 시절 재무부의 핵심 자리인 이재국장을 시작으로 한국은행 부총재와 부흥부장관, 재무부장관 등을 지낸 뒤 룻셈부르크 대사, 유럽연합대사, 한국수출입은행장, 동양나일론(현 효성) 회장 등 정계와 관계를 넘나드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 앞서 재계의 화려한 혼맥을 살펴봤다. 재벌가는 가풍에 따라 연애결혼을 하기도 하며, 때론 외국인과의 결혼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듯‘그들은 그들’끼리의 공식이 통용되고 있었다. 혼인을 통해 입지를 굳히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등 그들에게 결혼은 자신들의 기업을 지키는 것 이상의 의미였다. 재계의 혼맥은 여기까지 살펴보고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화려한 혼맥을 통해 정계의 혼맥도 간단히 짚어봤다. 물론 한 전 총리의 사례로 다른 정계 인사들의 혼맥을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정계 역시 재계 이상으로 화려한 혼맥을 자랑함을 짐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 한승수 전 국무총리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사위는 김세연 한나라당 원내부대표다. 1972년생인 그는 지난 2008년 만 36세에 부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됐다. 김 의원의 아버지는 김진재 전 국회의원이다. 고 김진재 씨는 5선 국회의원으로 한나라당 부총재와 최고위원을 지냈다. 김진재 전 의원이 2005년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그를 아는 많은 정치인들은 따뜻한 성품을 가진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김진재 전 의원이 소유ㆍ경영하던 동일고무벨트는 부산 지역의 몇 안 되는 토착기업 중의 하나다. 이번에 국회의원이 된 김세연씨가 아버지의 작고 이후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해 왔다. 한승수 전 총리의 며느리도 보통 사람이 아니다. 그의 며느리는 마지막 개성상인 중의 한 사람이자, 동양제철화학 창업주인 고 이회영 씨의 손녀인 이희현씨다. 동양제철화학은 바닷물 등을 이용해 제설제(除雪製)인 염화칼슘을 만들어 전국에 독점공급하다시피 하는 회사다. 이 회사의 창업주는 아들 3형제를 두었는데 장남이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이수영 동양제철화학 회장이고 차남은 동양제철화학 계열사인 삼광유리 회장을 맡고 있는 이복영 씨, 3남이 한승수 총리의 며느리인 이희현 씨의 부친인 이화영 유니드 대표이사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