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을 위해 시력을 포기한다?
“저질의 제품 사용과 잘못된 렌즈 착용으로 질병은 물론 시력도 잃을 수 있어”
눈이 나빠서 안경을 쓰고 렌즈를 끼던 시대는 지났다. 특히 미용에 관심이 많은 요즘 세대들은 시력에 상관없이 오로지‘멋’을 위해 안경을 끼고 렌즈를 착용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고 있다. 안경은 안구에 직접 닿지 않아 조금만 주의한다면 건강에 별 다른 무리없이 착용할 수 있지만 렌즈는 얘기가 다르다. 안구에 직접적으로 닿는 렌즈의 경우, 수많은 질병을 야기한다. 몇 해 전, 단지 예뻐 보이기 위해 수시로 저급의 일명‘써클렌즈’를 매일 착용하다 끝내 시력을 잃은 초등학생의 사건을 기억한다. 현대인들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콘택트렌즈. 그 폐해와 올바른 착용법을 알아본다.
어느 안과의사의 이야기
“써클렌즈를 한번도 착용 해 본 적이 없는 저로써는 써클렌즈 트러블로 병원에 오시는 분들을 보면 신기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게다가 환자분들은 대개 중고등학생이고 많으면 20대 초중반인데, 이 분들이랑 얘기를 나누어 보면 써클렌즈를 선택이 아니라 필수처럼 생각하고 계시거든요. 써클렌즈 트러블로 병원에 오시는 분들에게 가장 흔하게 보이는 것은 각막염입니다. 까만 동자에 염증이 생기는 거죠. 눈이 시리고, 햇빛을 보면 눈물이 나고, 흰자는 충혈 되고, 앞이 뿌옇게 보이기도 합니다. 각막은 원래 혈관도 없이 투명한 조직인데 각막 주변부에 흰자로부터 혈관이 자라 들어와 있기도 합니다. 이런 환자분들이 오시면 저는 겁을 많이 줍니다. 어린 학생들한테는 좋은 말로 타이르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써클렌즈의 효과를 마음깊이 믿고 계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서 약을 복용하고 좀 좋아지는 것 같으면 또 끼는 분들이 꽤 있으시더라고요. 사실 한두 번 경미한 각막염을 앓는 것은 본인이 느낄 정도의 큰 후유증은 남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의사의 경고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계속해서 써클렌즈를 끼는 것이겠죠. 하지만 각막염은 각막궤양으로 번집니다. 각막궤양이 걸려도 약을 복용하고 염증이 가라앉으면 또 아무렇지 않게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글쎄요. 이전 같은 생활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눈동자를 반짝반짝 예쁘게 하려고 써클렌즈를 꼈다가, 그냥 봐도 까만 동자가 하얗게 보일 정도로 궤양이 생긴다고 생각해보세요. 끔찍하지 않나요?”
잘못된 렌즈착용에서 오는 다양한 부작용
1. 거대유두 결막염: 소프트렌즈를 오래 사용하던 사람이나 렌즈관리가 소홀하던 사람에게서 많이 보이는 부작용으로 초기에는 렌즈를 뺐을 때 약간 가렵고 아침에 눈곱이 많아지다가 점점 분비물이 많아지고 시야가 뿌옇고 가려움도 동반된다. 치료는 콘택트렌즈 착용을 중지시키고 치료하며 치료가 끝난 후에는 가능하면 새 렌즈로 바꾸고 렌즈 소독을 철저히 하며 단백질 소독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한다.
2. 접촉성 과민반응: 콘택트렌즈 보존액이나 세척액, 소독액 등에 포함된 화학성분이 렌즈를 잘 헹구지 않아 눈에 들어간 경우 눈에 자극감과 눈물이 날 수 있다. 렌즈를 소독할 때는 화학소독보다 열소독을 하며, 세척 시 잘 헹구도록 하고, 렌즈를 다루기 전 손을 깨끗하게 씻는다. 렌즈의 표면이 잘 씻기고 관리가 용이한 RGP렌즈로의 대체도 한 방법이다.
3. 건조증: 눈이 피로하고 이물감을 느끼며 눈에 충혈도 있을 수 있다. 건성안이 있는 사람에게서는 증상이 심해질 수 있고 오래 콘택트렌즈를 착용해온 사람에게서 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다. 눈물이 마르게 되면 콘택트렌즈가 각막에 상처를 주게 되어 각막염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우려되므로 콘택트렌즈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5. 세균성 각막염: 렌즈를 밤늦게 끼거나 잠을 잔다든지 하면 눈물과 산소 부족으로 각막상피에 상처가 생기고 여기를 통해 렌즈에 붙어있는 세균이 각막 속으로 침투하면 콘택트렌즈 부작용 중 가장 심각한 각막염에 걸리게 된다. 심한 통증, 분비물과 함께 검은 동자의 가운데에 하얀 혼탁이 생긴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각막이 녹아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심한 경우 치료 후에도 혼탁이 남아 시력이 저하된다. 시력저하가 심하면 각막이식을 받아야 시력을 찾을 수 있다.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세균성 각막염은 예방이 가장 좋은데 렌즈를 끼고 자지 말고 밤에는 가능하면 렌즈를 빼고 렌즈와 렌즈케이스를 철저히 소독하며 식염수는 작은 용량의 소독된 정품을 구입하여 너무 오래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6. 각막혼탁: 세균에 감염이 없어도 간혹 각막 주변부에 하얀 혼탁이 생길 수 있다.
증상은 비교적 경미하나 콘택트렌즈를 중단하고 치료 후에는 방부제가 없는 보존액을 사용한다.
7. 각막신생혈관: 소프트렌즈를 오래 착용해온 사람에게서 각막 주변에 혈관이 자라 들어온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각막의 장기간 산소부족으로 인한 것이다. 대개 각막의 가운데까지 자라는 경우는 드물지만 2mm이상 자란 경우는 소프트렌즈를 산소 투과율이 좋은 RGP렌즈로 바꾸어야 한다.
8. 각막부종: 역시 각막의 산소부족으로 인한 것으로 연속착용렌즈에서 잘 생긴다. 각막에 산소공금을 늘리기 위해서는 RGP렌즈로 바꾸거나 연속착용렌즈를 피하고 하루 중 렌즈 착용시간을 줄인다.
렌즈를‘포기’할 수 없다면‘제대로’로 착용하기를
1. 세심한 세척과 주기적인 교환
콘택트렌즈 관리는 크게 복잡하지 않다. 매일 일상적으로 습관을 들여 잘 관리해 주면 보다 선명한 시각과 편안한 착용감으로 렌즈를 착용할 수 있다. 특히 이물질은 렌즈 가장자리에 많이 결합되므로 렌즈 가장자리를 세심하게 세척해 주어야 하며, 두 손가락 사이에 렌즈를 놓고 세척하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렌즈 세척 후 식염수로 충분히 헹궈주어야 하는데 이는 렌즈 세척액(클리너)에는 침전물을 제거하는 계면활성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성분이 렌즈에 남게 되면 눈에 자극을 줄 수 있고, 헹구는 과정에서 렌즈 침전물이 함께 제거되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소독용액은 개봉 후 한 달이 지나면 폐기해야 한다. 아울러 렌즈 케이스는 매주 청소하고 소독해야 하며 매달 교환하는 것이 이상적인 관리법이다. 렌즈를 일정 기간 사용하고 나면 렌즈는 세척해도 완벽하게 깨끗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눈 건강을 위해서는 렌즈의 착용기간 및 교체 주기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
2. 철저한 착용주기 지키기
3. 타인과의 렌즈 공유 금지
콘택트렌즈를 타인과 함께 사용하게 되면 눈병이 감염될 수 있으며, 눈병 외에 다른 질병도 전염될 수 있어 위험하므로 절대 다른 사람과 같이 렌즈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4. 화장 시 요주의
메이크업 시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데 메이크업을 한 뒤 렌즈를 착용하면 눈가나 손등에 남아 있던 메이크업 잔여물이 렌즈에 묻어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콘택트렌즈는 메이크업 전에 착용하는 것이 좋다.
미용만이 목적인 컬러렌즈 및 서클렌즈, 일반렌즈보다 많은 문제점 안고 있어
영국에서 컬러렌즈가 눈의 세균감염 위험을 높여 최대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지난 달 12일(현지시간) 젊은이들이 불법적으로 판매된 미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해 자신의 눈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흔히 무배율이나 플라노 렌즈로 불리는 색상이나 무늬가 들어간 기능성 렌즈들은 패션 아이템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러한 렌즈들은 영화‘트와일라잇’주인공들과 가수‘레이디 가가’등이 착용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장 추세를 우려하고 있다. 영국 공정거래감시기구는 잘못된 렌즈 착용은 각막염과 각막궤양으로 시력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며 심할 경우 세균에 감염돼 실명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반적으로 렌즈가 안과, 안경점 등 지정된 업체에서만 판매되는 것과 달리 미용렌즈의 경우 미용실이나 액세서리점 같은 곳에서 무분별하게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친구들과 렌즈를 돌려쓰면서 각종 세균감염에 그대로 노출되는 문제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미용렌즈도 전문의의 진단에 따른 적절한 렌즈 착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용목적의 콘택트렌즈, ‘인터넷상 판매 금지’법안 발의
서클렌즈와 컬러렌즈 등 미용 목적의 콘택트렌즈의 인터넷상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자유선진당 이재선 의원은 지난 달 18일, 이 같은 내용의‘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미용 목적의 콘택트렌즈 판매를 인터넷상에서 금지하고, 안경사에게 미용 목적 콘택트렌즈의 부작용에 대한 설명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용 목적의 콘택트렌즈가 인터넷상에서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지만, 산소투과율이 떨어지고 표면이 거칠어 눈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실제 안과에서는 이 같은 렌즈를 착용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의 내원이 늘고 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전문의들은 시력이 불안정한 성장기에 위생적이지 않은 렌즈를 사용하면 신생혈관과 각막염, 각막궤양, 각막부종 등이 발생해 심할 경우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재선 의원은“연예인들을 흉내내기 위해 청소년들이 서클렌즈, 컬러렌즈를 마구 착용하면서 실명위기까지 부르고 있다”며“인터넷상 판매를 막고, 안경사들에게 설명 의무를 부과해 청소년들의 눈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법안제출 사유를 밝혔다.
“산소 투과성이 높고, 서클라인이 직접 닿지 않아 눈에 자극을 주지 않는 건강한 서클렌즈 선택 필요”
연예인과 트렌드세터들의 뷰티 시크릿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면서, 이제는 일반 대중 사이에서도 많이 이용되고 있는 서클렌즈.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서클렌즈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 프로그램에서도 언급 되었듯이 검증되지 않은 품질의 서클렌즈를 구입하거나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비정상적인 경로로 무분별하게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각막염을 유발하는 등 눈 건강을 해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눈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올바른 서클렌즈 착용법에 대해 알아보자. 소비자들이 서클렌즈 착용 시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이다. 일반 렌즈보다 산소 투과성이 부족해 충혈현상으로 인해 오히려 눈동자(홍채)를 작게 보이게 하고 건조감을 일으키는 등의 건강 문제, 서클라인 각막에 닿아 생길 수 있는 색소 침착 혹은 각막염에 대한 부작용,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클라인으로 인해 일반 렌즈보다 두꺼워 착용감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서클렌즈도 꼼꼼히 그 기능을 따져 보고 눈 건강과 편안한 착용감을 고려하여 제품을 선택한다면 부작용을 미리 예방하여 건강하고 아름다운 눈을 유지할 수 있다. 우선, 눈에 전달되는 산소량은 눈의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서클렌즈의 산소투과성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서클라인 부분도 투명렌즈 부분과 같이 산소투과가 가능하여 산소 공급에 있어 탁월한 제품을 고르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렌즈의 색소부분이 각막에 직접 닿아 생기는 색소침착이 우려된다면, 샌드위치 공법(Sandwich Method)으로 제작된 서클렌즈 선택이 필수이다. 색소 등의 불순물로 인해 렌즈의 표면이 매끄럽지 못하면 눈에 상처가 생기기 쉽고, 착용감도 떨어지기 쉽다. 현재 시중의 서클렌즈 중에는 BWIC(Beauty-wrapped-in-comfort)기술로 서클라인이 각막에 직접 닿지 않도록 렌즈 재질 사이에 위치하여, 서클라인에 의한 눈에 자극을 덜어주는 제품이 시판되고 있다. BWIC기술은 컬러 삽입 공법 중 하나인 샌드위치 공법(Sandwich Method)으로 한국콘택트렌즈 연구회에서는 컬러 콘택트렌즈 공법 중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전하고 있는 제조 공법이다. 마지막으로,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는 렌즈 두께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색소 삽입으로 렌즈가 두꺼워진다면 착용 내내 이물감이 느껴져 불편함을 느끼기 쉽기 때문이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KGMP인증(우수 의료기기 제조수입 품질관리 인증)이나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미국 FDA 및 유럽 BSI(CE인증)등으로부터 제품의 성능과 안전성을 인증을 받은 렌즈인지를 확인해 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 중 하나이다.
저급ㆍ저질 제품의 유통근절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더해져야
눈은 지각능력의 약 90%를 차지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저가의 불량렌즈를 택해 자신의 눈 건강을 망칠지, 인증받은 안전한 렌즈를 택해 자신의 눈을 보호할지는 온전히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값싼 저급의 콘택트렌즈는 산소투과율이 떨어져 고객의 눈 건강에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오며 오래 착용할 경우 시력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저질ㆍ저급의 렌즈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콘택트렌즈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켜 업계 전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들 공산이 크다. 콘택트렌즈의 생명은 역시 품질이다. 그러나 오로지 가격 경쟁력만을 생각한 결과 품질에 이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저급의 불량렌즈가 유통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품질 낮은 제품의 관행적 유통을 근절하는 동시에 국민 눈 보건과 안경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부가가치 마케팅 전략으로의 선회가 시급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고객에게 신뢰를 받는 콘택트렌즈의 품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한 품질 업그레이드와 환경 변화에 따른 다양한 고객의 욕구 충족, 품질관리에 관한 철저한 원칙 등이 요구된다. 이제는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을 갖춘 콘택트렌즈를 바탕으로 한‘품격 경쟁’의 시장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관련업계 측의 설명이다. 소비자들 또한 순간의‘멋’에 급급해 저급ㆍ저가의 렌즈를 구입하거나 렌즈관리의 중요성을 무시해 평생의‘시력’을 잃는 우매한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