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 취향을 위한 잔혹한 살생

모피거부운동

2011-11-01     김엘진 기자
포커스-모피거부운동

올해 들어 모피 무풍지대였던 한국에서도 점차 모피거부운동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올 1월 모피 제공 동물들의 처참한 실태를 다룬 TV프로그램이 방송된 것을 시작으로, 6월경에는 명품 브랜드‘펜디’의 서울시 모피쇼가 추진되며 모피를 거부하는 시민들과 동물보호협회의 시위가 격렬했으며, 이 즈음해서 국내 톱스타 이효리의 모피거부운동 공개선언이 있었다. 또한 갈수록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동물사랑협회나 환경운동가들 역시 적극적으로 모피거부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모피거부운동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모피를 거부하려면 가죽 제품 역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개고기 반대운동으로 연결되기 시작하더니, 채식주의 이야기까지 번졌다. 비약이라고? 실제로 이효리가 채식을 한다고 밝히자, 많은 언론사에서는‘이효리의 모피거부에 진정성이 있다’고 보도했으며, 이후 이효리는 가죽자켓을 입은 사진 한 장으로 네티즌의 뭇매를 맞기도 하였다. 지금은 공인이 모피를 공식적으로 거부하기 위해선 많은 희생이 따른다. 모피거부에서 채식주의까지. 언뜻 모두 동물사랑의 일환으로 같은 목표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피거부를 위해서 정말 채식까지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14년 전 환경운동가, 모피 홍보대사로 거듭나다
2011년 6월 2일, 한강 반포지구의 세빛둥둥섬 앞에서는 동물보호단체와 일반인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는 명품 브랜드 펜디의 패션쇼에 모피 제품이 포함되었기 때문이었다. 동물보호단체 등은‘FENDI’라는 브랜드 이름을 적은 흰 천위에 붉은 페인트를 칠하고 그 위를 걷는 퍼포먼스 등을 벌였으며, 시민들은 반려동물을 데리고 와 함께했다. 이들은“반생명적이고 반환경적인 모피 착용은 전 세계적으로도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행사를 유치한 서울시과 펜디를 비난했다. 특히 이 시위는 애초 서울시 측에서 규제했었기에 더욱 비난이 거셌다. 세빛둥둥섬은 서울시가 관리하는 시설물이므로 서울시의 허가를 받아야한다는 것인데, 한강사업본부 측에서는“100명 이하의 행사는 자유롭게 해도 된다”고 설명해놓고서 경찰을 통해 이 시위를 허락하지 않았던 것. 결국 동물자유연대 측에서 트위터 등을 통해 거세게 항의하며 일반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행사 3일 전에서야 경찰이 집회신고를 받아주었다. 이 펜디 패션쇼는 단지‘모피거부’뿐이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많은 질타를 받았다. 우선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은 1997년 환경운동연합의‘모피 수입 금지 및 모피옷 안사입기’운
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오 전 시장은 당시 환경운동연합 법률위원장 뿐 아니라 1997년부터 2004년까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환경위원을 맡는 등 환경운동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당시 환경운동연합은‘정부당국에 모피옷의 수입을 금지시킬 것’,‘반환경적이고 반생명적인 모피옷을 사지 말 것’,‘지속적인 홍보활동과 모피옷 불매운동을 전개해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하던 오 전 시장이 세빛둥둥섬의‘2011 펜디 패션쇼’를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힘들다. 오 전 시장은 예상보다 거센 시민의 반대에“펜디가 가방이나 만드는 줄 알았지 모피로 일어선 기업인 줄 몰랐다”,“다른 아이템이 많고 모피 비중은 적다”,“모피는 펜디의 상징적인 제품이라 뺄 수 없다”는 등의 앞뒤 맞지 않는 변명을 하며 이 쇼를 강행추진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번 패션쇼가‘쇼’이듯, 97년 모피 거부운동 역시 정치‘쇼’였던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 서울시 측은 2007년 펜디가 중국 만리장성에서도 모피쇼를 했다고 설명하나, 중국과 우리의 입장은 같을 수가 없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동물학대 모피생산국으로 모피쇼를 여는 것은 수지맞는 장사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모피 생산은 거의 중단된 상태로 전혀 산업적인 이익도 없다. 다만 이‘2011 펜디 패션쇼’로 인해 국내에서도 모피거부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는 것을 감안하자면, 어쩌면 오 시장은 뛰어난 예지능력을 갖춘 진정한 환경운동가인지도 모를 노릇이다.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닌 취향을 위한 살생
세빛둥둥섬의 펜디 모피쇼는 단순한‘모피거부’만으로 질타 받은 것이 아니다. 그러니 여기에서는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이유들은 잠시 차치하기로 하고, 순수하게 모피를 거부하는 이들의 입장을 들어보자. 국내외의 동물단체에서는 모피를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로“생존을 위해서가 아닌 취향이나 패션을 위해 생명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것을 내세운다. 미국 동물단체‘휴메인소사이어티’의 자료에 따르자면 모피코트 한 벌을 만들기 위해 밍크가 60~80마리, 여우가 15~20마리가 죽는다. 밍크와 여우는 주로 북유럽과 미국, 캐나다의 농장에서 모피를 제공하기 위해 사육된다. 식육을 위한 소ㆍ돼지보다 모피를 위해 사육되는 동물들의 사육 환경은 훨씬 더 열악하다. 식육을 위한 동물인 경우에는 어느 정도 동물의 건강을 관리해주지만(그렇지 못했을 경우 우리는‘광우병’,‘조류독감’등의 공포에 떨어야 한다), 모피만을 위한 동물은 전혀 관리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가운데는 반수생동물도 많아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이 동물들의 사육을 위해서‘수영장’을 만들거나,‘땅굴을 팔 공간’을 제공하라는 조건을 두기도 한다. 예상할 수 있겠지만 이런 조건을 맞출 수 있는 농장주는 극히 드물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모피의 생산지는 동물복지의 사각지대인 중국 등으로 이전된다. 중국에서는 동물 보호에 관한 법안이나 도축관련 규제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모피 생산량의 95%의 모피를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2010년 기준으로 한국에서는 이 모피를 전 세계에서 러시아와 터키에 이어 3등의 수준으로 수입해 들였다. 2011년 1월 SBS‘TV동물농장’에서는 연간 4천 마리의 동물들이 모피를 제공하기 위해 죽어가는 현실이 방영되었다. 방송에서는 모피 동물을 집단으로 사육하는 중국의 한 마을을 찾았는데, 이 마을에서는 수많은 동물들이 자기 몸만한 작은 철창 속에 갇혀있었다. 더 큰 문제는 이곳의 모피 상인들이 동물의 가죽을 벗기기 위해 동물을 죽이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동물을 둔기로 내려쳐 기절시키고 발을 붙잡아 공중에 매달아 둔 채 가죽을 벗겨낸다. 잠시 기절했던 동물은 고통으로 깨어 꿈틀대며 자신의 가죽이 벗겨지는 모습을 본다. 고통스럽게 꿈틀거리는 동물의 움직임에 탄력을 받아 모피 상인들은 더욱 쉽게 가죽을 벗겨낸다. 이렇게 산채로 생가죽을 벗은 동물은 바닥에 던져져 그대로 방치되다가 결국 죽는다. 이에 대해 모피 상인들은“동물을 죽인 후엔 가죽이 굳고 딱딱해져 상품가치도 떨어지고, 가죽을 벗기기가 더욱 어렵기 때문에”산채로 가죽을 벗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동물의 가죽제품을 사용하고, 동물을 식용하는 것과 관계없이 유독 모피를 거부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점들 때문이다. 모피를 위해서 우리는 생존이 아닌 취향을 위해 동물을 살상하고, 또한 그 방법은 무자비하기 짝이 없다.

모피업계“감정적으로 접근하지 맙시다”
이러한 잔혹한 모피 습득 방식에 대한 모피업계의 반응은 어떨까. 업계 측에서는“모피 제품은 국제모피협회의 규약에 따라 동물 사육 시설 관리 및 도축이 행해지고 있다”며“모피 도축에 대해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은 중국 등에서 불법적으로 자행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극히 일부분의 모습만으로 모든 모피 제품이 불법적으로 도축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확대해석”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또한“몇 개 언론을 통해 일부 불법 도축 현장이 방송되면서 이런 여론이 형성된 것이 안타깝다. 실제 모피 업체들이 대부분 사용하는 원피는 살아있는 상태로 도축이 행해지고 있지 않다”고 한다. 또한 그들은“가죽제품처럼 모피 역시 패션 산업의 한 축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며“고기를 먹기 위해서도 동물 도축은 이루어지므로,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불법 도축에 대한 규제에 더욱 힘을 쓰자”고 강조한다.

갈 곳 없는 서양의 모피‘사양’산업의 손, 아시아가 잡아주다
서구 사회의 모피에 대한 반감과 혐오는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게 확고하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1980~1990년대에 이미 모피 제작과정에서 드러난 살육의 잔인성과 비인간성이 사회문제화 되어‘모피 거부’가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동물ㆍ환경단체의 압력으로 연예인들도 모피를 기피하기 시작했고, 대중들 사이에서도‘윤리적인 옷 입기’의 흐름이 생겨났다. 이에 모피산업이 급격히 쇠퇴하였으며 남아있는 모피 농장에서는 사육 환경을 개선하는 등 동물복지조처를 강화했다. 그러나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이미 부담스러워진 서양의 모피사양산업은 결국 모피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게 되었으며, 특히 규모가 큰 한국과 중국 시장에 공을 들였다. 그리고 우리는 1995~1996년 연속으로 미국 모피수입 1위 국가의 기염을 토했다. 1997년 9월까지 밍크, 여우, 친칠라 3종의 모피 수입액만 1천 4백억 원이 넘었다. 사실 모피 뿐 아니라 고급시계나 와인, 명품의 상당수는 애초에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을 펼쳐 수익을 낸다. 유럽과 미국 내 수입으로는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 아시아에서도 특히 한국은 일본 다음으로 명품 브랜드 가격이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이미 명품 핸드백의 경우 한국 내 유통가격이 원가보다 20%, 화장품의 경우 90%까지 높게 측정되어있다고 보도된 적도 있을 정도. 물론 관세와 부가세의 영향도 없다할 수 없지만, 그를 제외하더라도 가격이 비싸면 더 잘 팔리는 특성이 한 몫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금 국내의 모피 소비량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잠시 주춤한 이후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관세청의 수출입통계자료에 따르자면 국내 의류업체가 모피제품을 만들기 위해 들여오는 밍크 모피의 수입액은 2004년 4922만 달러에서 지난해 1억1747만 달러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모피 거부운동에 가로막힌 유럽의 브랜드들은 여전히 한국 등 동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밍크 소재 모피 제품의 수입액은 지난해 4489만 달러로 2004년에 비해 72% 늘었다. 거기에 지난 7월부터‘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의류 관세(16%)가 철폐됨에 따라 명품 모피 옷도 한층 저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옷 전체가 모피는 아닐지라도 깃이나 소매, 안감 등에 모피를 장식한 스타일이 유행하며 모피의 수요를 늘리고 있다. 특이 이런류의 모피제품 대부분은 중국에서 들여오는 너구리와 토끼모피를 사용한다.

법적으로 모피를 금지한 미국 웨스트할리우드 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웨스트할리우드 시에서는 주민들이 모피 제품을 사고파는 일이 금지되었다. 웨스트할리우드 시의회가 관내에서의 모피 의류 판매 금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지역 방송 KTLA가 지난 10월 20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시 당국은 모피 판매 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 등을 담은 조례를 곧 제정해 시행할 방침이다. 모피 반대 운동이 널리 퍼진 미국이지만 모피 의류 판매를 법규로 금지한 지방자치단체는 웨스트할리우드 시가 처음이다. 모피 의류 판매 금지 조례를 청원한 동물보호단체‘모피없는 웨스트할리우드’의 관계자는“사람들은 돈을 벌고 허영심을 충족시키려 동물을 이용하고 있다”면서“모피를 얻으려고 사람들은 동물을 잔인하게 죽인다”고 말했다. 웨스트할리우드 시의 동물사랑은 전부터 유명했다. 앞서 고양이의 발톱을 인위적으로 제거하는 것도 금지했으며, 애완동물을 가게에서 사고파는 것도‘애완동물을 이용한 영리 행위’로 불법으로 규정했다. 공문서에서도 개나 고양이를 지칭하는 용어는‘동반자’이며, 주인인‘보호자’로 지칭한다. 그러나 일부 시민은 모피 판매까지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웨스트할리우드 상공회의소 기니비브 모릴 회장은 모피 의류 착용은 개인의 선택이라며 이 같은 조치는 웨스트할리우드 상권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수의 문제와 도덕의 문제
모피거부운동의 규모가 점차 커지며 모피거부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개고기 역시 반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도 같이 확산되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의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동물권 보장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역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자면 모피거부나 개고기반대는 모두 서양에서 시작되었다. 개고기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기본적인 명제는‘개는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반려동물’이란 것이다. 물론 동물을 집에서 기르는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반려동물이 바로 개(고양이)다. 그러나 우리는‘다수’의 문제를‘도덕(법)’의 문제로 혼동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32세 직장인 여성 최 모 씨는“저는 닭고기를 못 먹습니다. 그래서 음식점에 갔을 때에도 얼마나 불편한 일이 많은지 몰라요. 닭이 들어간 음식이 의외로 굉장히 많거든요”라고 말한다. 어째서 닭고기를 먹지 못하냐고? 최 씨는 대답한다“어린 시절부터 병아리를 키웠는데, 닭이 될 때까지 길렀거든요. 물론 우리 집에서 늙어 죽었고요. 그때 닭의 매력에 빠져 지금도 저는 반려동물로 닭을 기르고 있어요”최 씨 뿐만 아니다. 집에서 기를 수 있는 그 어떤 동물도 반려동물이 될 수 있다. 애완용 미니돼지, 조류, 물고기, 말, 곤충, 심지어 뱀을 기르는 사람들도 존재한다(이들은 아마 뱀술은 먹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동물을 기르는 사람에게 그 동물은 개를 기르는 사람의‘개’와 같은 의미일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자신이 기르는 동물이 다른 동물보다 조금 더 영리하다거나 사람을 잘 따른다거나 해서 특별히 제외시켜주자는 것 역시 논리적이지 않은 주장이 아닐까? 모두가 각각 사랑하는 동물을 식용동물에서 제외시키자고 주장한다면 우리는 그 어떤 고기도 맛볼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식용을 위해 사육하는 동물들의 사육환경의 개선은 분명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사육환경의 문제로 식용 자체를 금지하자는 것은 주객전도다.

배고픈 사자는 잔혹한 포식자지만, 배부른 사자는 장난삼아 토끼를 잡지 않는다
인간은 잡식동물이다. 이는 사자가 육식동물이고 토끼가 초식동물인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것이다. 물론 자신의 소신에 따라 고기만을 먹든, 채식주의자가 되든 그것은 개개인의 자유지만 타인에게 강요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모피가 없이는 추워서 살 수 없는 시대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석기시대에는 그랬다(추측하건데 석기시대에는 살아있는 동물의 가죽을 벗기지는 않았을 거다). 지금 우리가 모피를 걸치는 것은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정당한 필요에 기대지 않은 살생은 그저 살생에 불과하다.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취향을 위해서 동물을 죽이는 것은, 그래서 그 방법의 잔혹성을 떠나 비판받아야 마땅하지 않을까? 이는 딱히‘인간다움’에 기대지 않더라도 자연법칙에 위배되는 행동이며, 지금 지구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배자 인간’의 역할이 아닐 것이다. 당장 우리가 기절한 동물로부터 그 가죽을 벗겨내는 상인들을 찾아가 처벌을 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에겐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잊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모피를 입지 않는다면 모피생산은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모피를 입은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는다면, 모피를 입는 사람들도 줄어들 것이다. 야생의 사자는 배가 고플 때 잔혹한 포식자다. 그러나 배가 부른 사자는 코앞에 누워있는 토끼를 잡지 않는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