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e, Do Not Be Evil Never(Naver)”

정보조작과 폐쇄성으로 비판받고 있는 국내 포털사이트

2012-04-06     김엘진 기자
Issue-포털사이트 논란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 모씨(30세ㆍ회사원)은 포털사이트의 조작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몇 년 전 정치관련 글을 포털사이트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글을 올리자마자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삭제가 되었더라고요. 바로 다른 글을 올렸습니다. 포털사이트 측에서 정당하게 글을 삭제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한 항목을 찾아 복사해 같이 올리면서 내 글이 삭제될 이유가 없음을 설명했죠. 놀라운 건 그 글을 올리고 5분도 채 되지 않아 포털사이트 담당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겁니다. 전화한 사람은 이전 글을 직원이 실수로 지운 것이니 바로 복구해 주겠다고 하면서 두 번째 글을 지워도 되겠냐고 물었습니다. 당시 전 포털사이트의 조작에 대해 무지했고, 예상치 못한 순간 핸드폰으로 전화를 받으니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었고 무서웠기에 그렇게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나서도 찜찜함은 가시지 않았고 이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사람들을 더 만나게 되었죠. 그리고 더 이상 포털사이트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대형 포털 사이트의 오픈마켓
네이버가 3월 말 선보일 예정(기사 작성일:3월 20일)인 오픈마켓 서비스‘샵N'을 두고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네이버는 그동안 지식쇼핑, 네이버 체크아웃, 네이버 마일리지 등 마켓 기능을 강화하면서 오픈마켓의 가능성을 타진해 왔으며 2011년에는 기존 업체들의 반발에 부딪혀 연기하기도 했으나 결국 2012년 3월‘샵N’이라는 마켓을 공식 오픈하겠다고 발표했다. 샵N은 NHN비즈니스플랫폼(NBP)이 운영ㆍ관리ㆍ영업을 모두 맡는다.‘네이버 이용자가 네이버 지식쇼핑으로 쇼핑 정보를 검색해 네이버에 입점한 쇼핑몰의 상품을 네이버 체크아웃으로 결제하고 네이버 마일리지로 포인트를 적립하게 된다’고 네이버는 샵N을 소개했다. 샵N은 오픈마켓형 서비스로 네이버가 제공하는 표준화된 상점 구축 솔루션을 이용해 마우스 클릭만으로 블로그를 만들 듯 간단히 임대형 쇼핑몰을 개설할 수 있다. 지식쇼핑과 마찬가지로 상품 단위로 검색되므로 오픈마켓 안에 미니샵을 만든 것과 같다. 초기에는 메인 화면, 지식인 등에 다양한 노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쇼핑몰 사업자를 끌어들이게 되겠지만 커뮤니티를 만들지 못한 판매자는 지속적인 구매자를 만들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네이버는 블로그와 카페 등에 광고를 노출해 주는 픽N톡이란 커뮤니티 광고판 기능도 내놓았다. 결국 광고비를 지출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 물론 샵N에서 오픈마켓의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따로 판매 수수료도 지불해야 한다. 사실 포털이 전자 상거래 기능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할 경우 장점도 많다. 검색 업체인 포털이 상품 검색 기능을 강화하게 되면 좋은 제품을 값싸게 구입하기 쉬워진다. 블로그나 카페에 광고를 붙임으로써 운영자들이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네이버는 샵N이 판매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기존 온라인 마켓 업체를 포함한 대다수 인터넷 종사자들은‘시장질서가 교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큰 쟁점 가운데 하나는‘지식검색’등 자체 콘텐츠의 타 포털 검색 제한, 블로그 자료의 일괄 백업 제한 등 네이버의 폐쇄적 운영 방식이 샵N에도 그대로 재현될 수 있다는 것. 이런 우려에 대해 네이버 측에선“샵N 사업자에 독립 URL(인터넷주소)를 주는 등 최대한 독립성을 보장할 계획”이며“상품 판매에 도움이 된다면 타 포털 검색이나 가격비교 사이트 노출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다음, 네이트 등에 샵N 콘텐츠를 노출하는 방안은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다나와 등 타 가격비교사이트 노출은 각 업체와 제휴를 통해 샵N 차원에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여서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다”며 사업자가 쇼핑몰 이전을 원할 때 기존 자료를 백업해주는 서비스에 대해서는“타 쇼핑몰 호스팅 업체에서 이전해 주는 수준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상품 데이터베이스(DB)는 이전이 가능해도 회원 정보는 네이버 회원 정보여서 이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어둔 상태다.

독립몰, 오픈마켓, 종합 쇼핑몰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매장과 홍보가 필요하다. 우선 인터넷에 제품 설명을 올릴 수 있는 쇼핑용 누리집을 개설해야 한다. 오프라인 상의 개인 점포처럼 운영자가 직접 누리집을 만들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이‘독립몰’이다. 독립몰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직접 서버를 임대해야 하고 웹기획자, 웹디자이너, 프로그래머에게도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독립몰 수요가 늘면서 누리집을 만들어 싸게 분양하는 업체나 아예 오프라인 상가처럼 쇼핑몰 누리집을 만들어놓고 임대하는 업체들도 등장했으며 누리집을 무료로 임대하고 상품이 팔리면 수수료를 받는 업체도 생겨났다. 이런 업체들 덕분에 독립몰의 오픈 자체에는 큰 자본이 들지 않으나, 차별성 없는 쇼핑몰은 성공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오픈마켓’도 큰 축을 형성했다. 오픈마켓은 11번가, G마켓, 옥션 등이 대표적으로 매장이 중심이 아니라 상품 중심으로 판매가 이루어진다. 오프라인의 재래시장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오픈마켓 업체는 큰 누리집을 구축하고 누구든 상품을 올릴 수 있도록 허용한다. 상품 등록에는 제한이 없어 같은 제품을 여러 업체들이 팔게 되므로, 극심한 가격 경쟁이 발생한다. 반면 이러한 최저가 경쟁으로 인해 서비스나 상품의 질이 떨어지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종합 쇼핑몰’도 등장했는데 이들은 입점할 가게를 선별적으로 선택하고, 서비스 질을 높여 종합 쇼핑몰 자체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매장을 마련했으면 홍보를 시작해야 한다. 사용자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든 입소문 마케팅을 하든 홍보에는 비용이 들어간다. 오픈마켓에서는 따로 등록비를 내서 같은 제품들 중 먼저 노출되거나 업계 최저가를 유지하여 가격비교 누리집에서 제일 앞에 배치되는 것도 방법이지만, 가장 효과가 확실한 것은 포털의‘검색 키워드’광고. 포털의 키워드 광고는 온라인 상품 판매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독립몰도 상품과 관련 있는 특정 키워드를 구입한다. 키워드 검색의 상위에 걸리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검색 결과 노출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인지도 상승효과도 있기에 검색 광고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포털들은 키워드를 경매에 붙임으로써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해 수익을 극대화한다. 이를 통해 오픈마켓 사이트를 방문한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했을 경우 포털은 거래액의 2~3%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오픈마켓 트래픽의 30% 이상은 포털로부터 나온다. 같은 키워드를 구입하려는 업체가 많은 경우 경매를 통해 최고액을 지불한 업체가 우선 노출된다. 사용자가 해당 링크를 클릭하기만 하면 제품 구입 여부와 상관없이 광고비를 내야하며 단순히 방문자가 증가하기만 해도 순식간에 큰 금액이 빠져나갈 수 있다. 이런 위험을 최소화하고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광고를 하기 위해서 온라인 마케팅업체가 존재한다. 그들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유효 키워드를 발굴해내고 광고 효과가 있는 시간대나 각 포털들의 사용자 특성 등을 파악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시켜 준다. 온라인 마케팅 업체는 포털들이 직접 접근하기 힘든 독립몰들을 키워드 광고로 끌어들이는 등 온라인 광고의 실핏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네이버가 이 시장에 직접 뛰어 들면서 키워드 판매 위주의 업체들의 영업 환경이 급격히 하락하게 된 것. 때문에 키워드 광고 대행만을 하는 업체들은 이전에 비해 규모가 크게 축소되었고 카페24, 메이크샵, 고도몰과 같이 광고 대행 이외에 쇼핑몰 솔루션까지 함께 제공하는 업체들만 살아남은 상태다. 그리고 네이버는 솔루션 업체들과 상생하기보다는 직접 경쟁을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샵N은 이런 임대몰 솔루션 업체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솔루션 업체들이 보유한 쇼핑몰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벌어들이는 키워드 광고 대행 수익까지 뺏어갈 것이기 때문.

오프라인의 대형마트=온라인의 포털사이트
오프라인에서는 영세 상인들의 생존권을 짓밟는 대기업의 골목 상권 진출을 모두들 비판하지만, 온라인에서 포털의 독점적 지위 악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크지 않다. 사실 네이버의 오픈마켓 진출이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이익이 된다면 반대할 이유도 없다. 그러나 네이버는 자사 콘텐츠를 외부에 제공하지 않으며 이는 샵N도 마찬가지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샵N이 커질수록 외부 가격비교 누리집의 존재가 유명무실해질 것이고 이는 소비자에게도 이익이 아니다. 여러 쇼핑몰의 가격을 비교하지 못하고 네이버 입점 업체들의 가격만 나온다면 시장 가격이 왜곡될 것이기 때문이다. 키워드 광고를 구입하지 않는 한 광고보다는 콘텐츠로 승부하기 위해 업체에서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더라도 불공정 검색으로 인해 노출 기회를 얻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또한 파워 블로그의 지나친 상업성이 문제가 된 것처럼 픽N톡이란 소셜 홍보 도구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가를 바라고 글을 쓰게 되면 순수성은 사라지고 블로거들이 상품 홍보원으로 전락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같은 광고비를 내더라도 샵N은 광고 검색 결과의 최상위를 차지하고 그 밑으론 판매 수수료를 지급하는 외부 오픈마켓과 키워드 광고비를 낸 외부 쇼핑몰의 광고가 위치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시장의 원리니까. 가장 좋은 영역에 샵N을 둠으로써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외부로 빠져 나간 트래픽에 대해서도 이전과 같이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것이니 이론상으로 네이버는 아무런 피해도 보지 않고 샵N 덕에 결제 수수료와 키워드 광고 수익뿐만 아니라 제품 판매 수수료까지 더 얻을 수 있게 된다. 물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외부 쇼핑몰에게 돌아가게 되며 이는 샵N으로 이전하는 외부 쇼핑몰을 늘리게 될 것이고, 결국 오픈마켓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카페24와 같이 무료로 쇼핑몰을 분양해주는 임대형 솔루션 업체의 생존이 불투명해 질 것이며, 샵N으로의 점포 이동, 키워드 광고 매출 격감, 총 거래량 감소 등 이중삼중의 피해로 인해 다수의 업체가 문을 닫게 될 것이다. 독립몰 구축 수요도 줄어들 것이므로 독립몰 솔루션 업체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결과는 소비자에게도 돌아온다. 가격비교를 할 쇼핑몰은 점차 줄어들게 되고 샵N의 쇼핑몰이 책정하는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관련업체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광고기획사에 근무하는 박기남(경기 거주ㆍ30세)씨는“현재 네이버 수익의 절반이상은 클릭초이스(노출에 대한 광고비는 지불하지 않고 클릭하여 고객이 방문한 경우에만 광고비를 지불하는 종량제 방식의 키워드 광고)에서 나옵니다. 네이버는 작년에 이미 오버추어와 결별하며 자체 검색광고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 시장은 꾸준한 수익은 발생하겠지만 발전성은 없습니다. 그래서 샵N처럼 개인 소셜 형태의 커머스를 네이버 기반으로 옮기면서 새로운 수익기반을 만들려는 겁니다. 그러니 기존 소셜커머스나 오픈마켓의 불만은 많을 수밖에 없죠. 현재 분산되어있는 쇼핑 트래픽까지 모두 네이버로 흡수시켜 거대한 네이버제국을 만들려는 겁니다. 그 안에서 광고주와 쇼핑호스트까지 컨트롤을 하게 될 거고, 광고 단가는 올라가고 네이버 수익만 극대화 시키겠다는 건데요. 알다시피 네이버 검색시스템이라는 게, 네이버 측에서는 부정하고 있다지만 자사 수익을 기반으로 검색엔진을 돌린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니까요. 구글과 비교한 자료도 많고요. 그런 식으로 쇼핑 시장도 네이버 검색 순위에만 의존하게 만들려는 게 지금 네이버입니다. 카페나 블로그 검색 시에도 무조건 네이버가 우선이 되고요. 검색순위 조작으로 여론형성이나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이게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선은 네이버 검색에 더욱 의존 하는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죠”라고 전한다.

포털사이트에 대한 비판-원본 무시와 검색어 조작
검색 엔진은 원본 글을 가장 먼저 보여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국내 포털은 원본보다는 포털 내부로 불법 복제된 복사본을 먼저 보여주도록 검색을 조작해 왔다는 것이 국내 포털 사이트를 비판하는 측에서 주장하는 바다. 한국 포털들은 검색어 장사를 위해 검색 결과에 자사의 콘텐츠를 우선 노출시킨다는 것. 광고와 정보가 서로 섞여 구분도 힘들며 실시간 검색 등 사용자의 관심을 흩어지게 하는 콘텐츠를 배치하여 포털 내부에 오래도록 머물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사용자가 많이 몰리는 실시간 검색에 주력하고 검색이 많이 되는 콘텐츠에만 신경 쓰기 때문에 다양한 검색 결과가 나타나지 않게 되어 검색의 질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이들이 외부 콘텐츠에 대해 무관심하고 한글 페이지만 검색 대상으로 삼으며 사용자 관심을 끌 만한 정보만 다루는 동안 외국 검색 엔진은 더 많은 데이터, 더 많은 언어 지원, 더 많은 사이트 검색, 더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해 왔다. 또한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조작한다는 의문이 제기된 지도 이미 수년째다. 실시간 검색어는 오로지 검색 질문 수로 순위를 뽑아야 한다. 성적인 단어나 법에 위반되는 검색어는 제거해야 할 필요가 있으나 정치적인 단어나 권력자에 불리한 검색어까지 임의로 제거되고 있다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서비스가 외국 사용자를 모으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명제, 사이버명예훼손법 등은 애초에는 규제사항이었으나 지금은 국내 포털들이 외국 서비스를 밀어내기 위한 방패막이일 뿐이다. 국제 기준을 지키는 외국 서비스들이 한국의 규제 때문에 들어오지 못하는 동안 포털들은 권력자들 편을 들어 국민 여론을 조작하는 대가로 시장을 보호받는다. 외국 검색 엔진이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동안 국내 포털들은 기본적인 영어 검색 지원 기능도 개발하지 못해왔다. 네이버는 외국 유명 기술 사이트의 글조차 검색해주지 않으며, 다음은 영어 검색을 MS 검색엔진에 의존하고 있다. 그 사이 외국 검색엔진은 더 많은 언어 지원과 더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구글과 애플은 MS와 마찬가지로 차세대 인터넷 플랫폼을 고민하고 사용자 컴퓨터 환경의 개선을 위해서 클라우드라는 기술로 경쟁하는 중이다. 이들의 경쟁이 치열할수록 사용자 환경이 개선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국내 포털들은 미래에 대한 대비가 없는 상태인 것이다.

네이버의 입장
거세게 불고 있는 비판의 물결에 대응하는 네이버의 입장은 단호하다. 네이버 측은 반론문을 통해“네이버 검색이 모든 검색 질의에 원본을 완벽히 찾아 최상단에 노출시키지는 못한다”며“이는 끊임없이 보완해야 할 개선과제이지, 의도적 조작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또한“구글에 비해 기술력이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네이버 블로그 국내 점유율이 75%에 달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검색엔진에 비해 내부적으로 생산되는 콘텐츠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으니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실수라고 받아들인다고 해도 스스로 정보 검색의 플랫폼이며 75%의 점유율을 가졌다고 자랑하는 네이버가 이러한 실수를 당연시하는 것 자체도 비판의 이유가 되고 있다. 또한 네이버 측은‘정치적인 이유로 검색어 순위를 조작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김상현 NHN 대표이사는 직접 이에 대한 해명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상현 대표이사는“정보 플랫폼인 네이버 서비스가‘당파성’을 갖고 운영된다는 주장은 그 서비스를 믿을 수 없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저희는 그냥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정보 검색 플랫폼이 정치적 영향을 받아 좌지우지 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조작’이라는 의심의 시선을 받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불명예가 아닐 수 없습니다”라고 주장한다.

당신들의 영향력을 부디…
국내 최대 포탈 네이버. 그러나 네이버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언제나 곱지 않다. 이는 강자에 대한 질시라기보다는 그 영향력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움직이면 우리나라의 여론이 움직인다. 실시간 검색어는 엄청난 위력을 지닌 무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네이버에 정당성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치적 조작이 전혀 없다는 네이버 측의 주장이 우리를 설득하지 못하는 이유는, 샵N을 오픈하는 데서도 분명히 드러나듯 그들이 돈만을 좇아왔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임을 자랑하면서도 검색엔진을 개발하는 데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은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지닌다. 인터넷이라는 개방된 곳에서 외부와 소통이 차단된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것은 분명한 네이버의 잘못이다. 우리나라 70%이상의 누리꾼들이 이용하는 네이버가 닫힌 공간이 되면서 우리나라 인터넷 전체는 닫힌 공간이 되었다. 이러한 네이버의 모습은 구글의 비공식 표어이자 모토인“Don't Be Evil(사악해지지 말자: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정신이나 애플의 앱스토어 심사에서 보여주는 공정성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플랫폼이라는 생태계를 운영하는 주체는 모든 참여자에게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 지위와 수익을 만들어주는 것은 참여자이기 때문이다. 또한 당장은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계속되기도 어려울 것이다.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이용자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과 통제권일 것이다. 그러나 네이버에서는 이들의 콘텐츠를 쉽게 외부로 백업하지도 못하게 막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검색결과에서 찾아낼 수도 없게 하는 경우가 일쑤다. 검색되지 않는 정보는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클릭초이스의 남용과 네이버 측에서 인정한 기술적 한계로 인해 존재하는 양질의 콘텐츠마저 쉽게 제공해주지 못한다면 결국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실격이다. 구글의 검색에 밀려 방대한 콘텐츠를 자랑하던 야후!가 어떻게 밀려났는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포털 사이트를 바꾸는 데는 10초도 걸리지 않는다는 것 역시.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