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단상

2006-04-03     채지혜 기자

생사 가지의 저쪽에서 꽃들이 벙글어 나오고
연록의 잎사귀들이 뿔처럼 돋는 계절
순백의 몽우리에 맺힌 향그런 체취
그윽한 자태의 저들 옆으로 비스듬 누워
나도 여울물 소리로 귀를 적시고 싶었어
그 귓가에선 잎사귀가 돋고 꽃이 필 것만 같았지

내 몸 깊숙이 花形의 문신으로 남아있던 어느 해 사월

사진 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