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보다 무서운 믿음

“오컬트의 번성은 사회적 정신병 지표와 비례”

2012-07-04     박소담 기자
오컬트(Occult)란, 물질ㆍ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적 초자연적 현상 또는 그에 대한 지식을 뜻한다. 이 단어는 라틴어‘오쿨투스(Occultus 숨겨진 것, 비밀)’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오컬트 문화란 초자연적인 요술이나 주술, 심령술, 점성술, 예언과 같은 신비적인 요소가 포함된 문화를 통틀어 말하는 것으로 점성술, 관상, 사주, 풍수지리, 타로카드, 주문이나 의식, 부적, 연금술, 마술 등이 바로 그 문화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오컬트문화는 현실도피의 수단이 될 수 있고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 주가를 높이고 있다.

타락해 가는 오컬트
오컬티즘(Occultism)은 흔히 오컬트에 관한 연구를 말한다. 오컬티즘은 흔히 심령주의(心靈主義ㆍSpiritualism)와 혼동하지만 전혀 다른 분야이다. 심령주의는 비이성적이고 감성적인 관점으로 초자연적인 영역을 탐구하는 것으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당, 영매, 종교적 광신자, 기타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신이나 혹은 천사 혹은 다른 차원의 초월적 존재들과 교통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심령주의는 개인의 영적 발전과 관련된 영성주의(靈性主義) 또는 영성(靈性ㆍSpirituality)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 심령주의와 달리 오컬티즘은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관점으로 물리적 영역 이외의 다른 영역에 대한 탐구를 하는 형이상학적인 과학이라 할 수 있으며, 영성주의 또는 영성과 관련이 더 깊다. 동양의 오컬티즘은 중국의 역학 체계, 도교 체계, 인도의 아유르베다와 요가 체계 그리고 티베트의 탄트리즘 체계 등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서양의 오컬티즘은 유대교의 카발라, 초기 기독교의 영지주의 등에서 그 원리를 찾을 수 있다. 신지학회ㆍ프리메이슨 · 장미십자회 등의 단체에서 오컬티즘의 원리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순수한 형태의 오컬티즘은 접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오컬티즘은 오직“준비된 제자에게 스승이 나타난다”라는 기본적 원리에 따라, 소수의 선별된 사람이 역시 소수의 선발된 사람에게 전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오컬티즘은 여러 가지 종교적 교리(도그마)와 주술적 원리, 그리고 심지어 심령주의의 저급한 원리가 복합적으로 뒤섞여 있는 오컬티즘의 아류라고 볼 수 있다.

공포영화의 장르? 히틀러의 종교?
아직은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오컬트 문화와 오컬티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오컬트 문화는 우리 생활의 전반에 걸쳐 퍼져 있다. 영화에서 오컬트는 공포 영화의 한 장으로 손꼽히는데 1973년 개봉된 윌리엄 프리드킨의 연출작‘엑소시스트(Exorcis)’는 어린 소녀의 몸에 깃든 악령과 신부와의 대결을 그린 작품으로 오컬트 공 포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부터 3년 뒤 개봉된 리처드 도너 감독의‘오멘(Omen)’은,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난 악마가 한 가정을 위협에 빠뜨린다는 내용으로 흥행에 성공하여 이후 몇 년 동안 오컬트 영화의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4년에 개봉해 흥행했던‘분신사바’도 오컬트를 소재로 한 한국영화 중 하나이다.‘분신사바’는 학창시절 장난삼아 해 본 사람이 의외로 많을 정도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다만, 그 위험한 장난이 오컬트 문화에 해당된다는 것을 모를 뿐이다. 한편,‘세기의 악마’라고 불리는 히틀러 역시 오컬트 신봉자 중 한명이었다고 한다. 히틀러는 검은 마법과 연금술을 배우려고 했고, 인간의 두뇌를 짐승에 이식하여 명령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짐승 군부대를 만들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었다고 전해진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에 패한 독일은 어떻게 해서든 상황을 돌이키려 노력했는데, 이 과정에서 나치의 최측근이었던 하인리히 힘러는 히틀러에게‘다차원포털’에 관한 보고서를 건네게 된다. 보고서 내용에 의하면‘다차원 포털’은 과거, 현재, 미래를 막론하고 원하는 시간대의 원하는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의미하며, 이러한‘다차원 포털’로 과거로 돌아가 소련에 패배한 이유와 원인을 완벽 분석한 뒤, 다시 전쟁을 일으키자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였지만, 오컬트 신봉자였던 히틀러는 반색하며‘다차원 포털’을 찾으라고 명령했으나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 사이 전쟁에서 패한 독일은 패전국임을 선언했고, 히틀러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왜 오컬트에 빠지는가
본래의 오컬트란 단어의 뜻은 좋은 뜻이나 이것이 세월이 흐르며 심령학적으로 전 세계의 모든 종교관과 배치(背馳)되다보니 사탄으로 규명되고, 미신으로 치부되어 버렸고 또한 과거와 다르게 영적인 존재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함께 현실도피성 수단으로 판타지를 접하게 되다보니 오컬트 본래의 뜻과 정반대로 흘러가게 되어 버렸다. 대중문화는 오늘날 청소년들의 생각과 행동, 삶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히 종교와 같은 위력을 떨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대중문화가 무서운 마력을 구석구석에 뻗칠 수 있는 가장 큰 배경 중 하나가 바로‘판타지’라 할 수 있다. 현실에 대한 일탈과 해방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판타지는‘해방구’그 자체다. 판타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영화, 오락, 게임, 드라마, 소설, 캐릭터 상품, 패션, 광고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꽃을 피우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판타지로 인해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이상 기류가 청소년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것이 바로 잘못된 오컬트(Occult), 사령문화에 대한 열광이다. 현재 오컬트문화는 마법과 주술, 신화와 우상 등으로 도배된 판타지를 등에 업고 TV나 영화 등 대중매체와 게임 등을 통해서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처럼 잘못된 오컬트문화가 활개를 치는 탓에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발생하는 청소년 범죄가 이 오컬트 문화와 연관이 있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미국 청소년들이 저지른 일련의 총기사건과 살인사건들에게서 발견된 몇 가지 공통점을 보면 범죄 동기 배후에 거의 예외 없이 오컬트, 판타지 문화의 영향이 발견되고 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신촌 살인사건의 원인이 오컬트,‘사령카페’회원의 보복살인으로 알려져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이 잘못된 오컬트와 판타지의 덫에 걸려 자살, 폭력, 가출, 심지어 부모와 가족까지 폭행을 일삼는 등 각종 범죄에 빠져 들고 있는 것이다.

10대 잔혹 범죄…신촌 살인사건 부른‘심령카페’정체는
10대 청소년들이 대학생을 잔인하게 죽인 신촌 살인사건.10대 두명이 미리 범죄를 계획하고 피해자인 대학생 김씨를 인근 공원으로 유인해 흉기로 40여차례나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끔찍한 사건이다. 이 끔찍한 10대 청소년들의 살인사건 이면에는 인터넷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사령 카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죽은 자의 영혼을 소환한다는 이러한‘사령까페’에 빠져드는 10대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촌 대학생 살인사건의 용의자 4명은 모두 인터넷 사령카페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이었다. 사령이란 귀신, 즉 죽은 자의 영혼이란 뜻으로 사령카페에는 귀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이 가입해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사령카페를 검색하면 공개된 것만 100개가 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 포털사이트 사령카페엔 회원 수가 2천 명이 넘는다고 한다. 사령카페 회원들은 주로 10대 청소년. 특히 여중생이 많다. 이들은 특정 주문으로 귀신을 불러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OOO/사령카페 회원, 14살 여중생 : 하얀 종이에 동그라미 그려 놓고. 연필 잡은 다음에 힘 빼고. 팔 부분 위로 올리면 그게 '손 빙의'가 되거든요. 그렇게 하면 저는 '손 빙의'가 됐었어요. (자주 되세요?)네 요즘 자주 되는데 가끔씩 오래 걸리면(사령이)잡아주기도 해요. (느낌이 어떠세요?)그냥 좀 찌릿하고. 뭔가 잡는 느낌이 들어요.(얼마 정도 걸렸어요? 시간이?) 저 3~4일 걸렸는데. 만일 착한 사람이면 1일 밖에 안 걸려요.]
사령카페에서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또 다른 회원은 자신이 사령과 텔레파시를 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OOO/사령카페 회원, 15살 여중생 : 뭐라고 해야 되지…. 소환(귀신을 불러냄)을 할 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게 믿음인 거 같은데. (말이 오나요?)사람마다 다른데요. 대화가 빨리 되는 사람도 있고.반년이 지나도록 대화 한 번 못한 사람도 있고. (별다른 일은 없었어요? )별다른 일이 없었다기보다는 죽은 분들도 계시고…. 제일 처음에 소환했던 분들은 다함께 해요.((회원들끼리) 모임 같은 것도 해요?) 사령카페요. 한 번 모인 적이 있어요.]
사령 소환은 90년대 후반, 여고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여고괴담’이란 영화로까지 만들어진‘분신사바’놀이를 떠올리게 한다. 분신사바는 귀신을 불러낸다는 일본어 주술 주문이다. 문제는 분신사바 놀이에 비해 사령 소환의 중독성이 훨씬 강하다는 것이다.안석균 세브란스 병원 전문의는“본성을 자극하고 충족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자녀들이 실제로 그런 활동에 탐닉하는지 아닌지를 부모들이 발견해야 한다. 그 후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사령 카페의 폐쇄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령소환을 의심하는 사람에 대해선 회원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물론 필요 이상의 공격 성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살해된 대학생 김씨도 사령카페에 부정적이었다. 때문에 사령카페 회원인 자신의 여자 친구를 비롯한 용의자들과 갈등을 빚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들의 눈을 도려내는 어머니, 어린이 피 뽑아 제단에 뿌리는 잔인한‘오컬트 종교’
멕시코시티와 인접한 한 도시의 경찰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다섯살 난 아들의 눈을 도려낸 어머니와 그의 몇몇 가까운 친지들을 검거했다. 이 사건은 일단 약물에 취한 일종의 종교의식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문제의 소년은 멕시코시티와 인접한 주의 도시 네자후알코요틀의 한 병원으로 후송됐다가 다시 헬리콥터로 수도의 전문병원으로 후송했다. 네자후얄코요틀 시의 대변인 페르난도 산체스는 이날 지나가던 경찰차를 한 사람이 막아 세우고 그 사실을 알렸으며 경찰이 그 집을 방문했을 때 그 어머니는 소년을 안고 쇼크상태에 있었다고 발표했다.“어머니의 허락을 받고 소년의 얼굴을 본 경찰들은 안구가 하나도 없어 경악했다”고 산체스는 말했다. 검찰당국은 어머니를 포함해 8명이 검거됐으며 수사관들은 그 어머니 자신이 손가락으로 안구를 파낸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범행은 신앙의식의 일부로 행해진 것으로 보이나 최근 들어 악명을 떨치고 있는 오컬트 종교의 일환인‘산타 무에르테(죽음의 성녀)’와 관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멕시코의 컬트교단이 숭배하는‘죽음의 신’에게‘생피’를 바치기 위해 10세 소년 2명을 포함해 3명을 살해한 죄로 컬트교단 간부 등 8명이 체포됐다. 이들 간부 8명은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소년 2명과 44세 여성의 목을 잘라 혈액을 모은 다음 큰 낫을 든 해골 모습을 한 이른바‘산타 무에르테’를 모시는 제단 주변에 뿌렸다는 것이다. 산타 무에르테는 원주민 종교와 가톨릭이 융합된 멕시코 특유의 종교로 많은 교단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밀매인, 범죄조직 멤버이외에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특히 신자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컬트교단 간부 체포는 마지막 희생자가 된 소년은 지난 3월 6일 실종됐으며 그 소년의 가족으로부터 수색 요청을 받은 사법당국이 이 교단의 관련 여부를 추적해 교단의 간부 등의 진술을 확보, 그 외의 2명의 희생자도 밝혀졌다.

멕시코, 삶과 완전히 유리된 신앙 심각
범죄ㆍ기복신앙ㆍ주술적 사고 등 믿음과 실천의 괴리가 점점 깊어만 가고 있는 멕시코. 국민의 84%가 가톨릭 신자지만 해골 모습의 산타 무에르테(죽음의 성녀) 숭배 등 기복적 신앙ㆍ신심 행위가 만연하고 있다. 펠리페 칼데론(Felipe Calderon) 멕시코 대통령이 최근 북부 지역의 국경 도시인 시우다드 화레스(Ciudad Juarez)를 방문했다. 이는 2008년 이후 무려 1만여 명이 넘는 희생자를 낸 불법 무기들을 파괴하고, 지역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그는 한 장교가 폐기하기 위해 모아둔 무기들 가운데 성인들과 과달루페 성모가 새겨진 총기를 발견했다. 무기에 사랑과 신앙의 상징들이 담겨 있던 것이다.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인 멕시코에서 이런 식의 신심 표현은 다양하다. 종교적인 마약 밀매 조직, 소외계층이 숭배하는 산타 무에르테(Santa Muerte, St. Death, 해골의 모습을 한 성녀), 멕시코의 국가적 정체성의 일부를 형성하고 있는 과달루페의 성모 등이 그 예다. 2010년 인구 조사에 의하면 전체 인구의 84%가 가톨릭 신자인 멕시코이지만 이들의 신앙이 과연 각자의 삶에 어떤 종교적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시되고 있다. 삶과 완전히 유리된 신앙이 오늘날 멕시코교회의 모순이자 과제이다. 주교회의 부의장 텍스코코 빅토르 로드리게스 주교는 10~20%의 신자들이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것으로 집계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의 신앙적 정체성이 일상생활에서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달라하라대학교 빅토르 라모스 코르테스 교수는“종교심이 사회 변혁에 대한 헌신과는 전혀 연관되지 않는다”며“미사 참례를 하는 신자가 종종 도둑이거나 심지어 마약 밀매자”라고 말한다. 마약 조직의 주요 인물들이‘마약 구호금’을 교회에 제공하고, 교회는 그 돈으로 성당을 세우고 보수한다. 코르테스 교수는 범죄 조직과 교회의 결탁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인 듯 하지만 멕시코에서는 발생한다며“상징적인 종교적 실천과 일상생활과는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지난 5년 동안 4만5000여 명의 희생자를 낸 마약 조직과 갱단, 정부군 사이의 전쟁, 그 당사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세례 받은 가톨릭 신자이다. 살티요교구장 라울 베라 로페즈 주교는 이 수치가 교회의 사목적 무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특별한 시기에만 교회에 오는 신자들이 멕시코의 공적 영역에서 중요한 몫을 하도록 돕는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살티요교구의 미국인 사제인 로버트 쿠간 신부는 역사적으로 볼 때, 가톨릭에 대한 탄압과 저항으로 빚어진 크리스테로 전쟁(Cristero War, 1926~1929)의 체험은 멕시코 신자들로 하여금 자기 방식대로 신앙생활을 하는 후유증을 남겼다고 말했다. 멕시코 가톨릭교회 안에서의 비공식적인 신앙 표현 양식들은 수십년, 아니 멕시코에 복음이 전해지고 가톨리시즘의 기존 원주민 전통과의 적응이 이뤄지던 수세기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중 하나가 해골의 모습을 한‘산타 무에르테’이다. 쿠간 신부는 살티요의 감옥에 수감된 사람들 중 40%가 이‘죽음의 성녀’를 공경하고 기적을 빌고 있다고 전했다.

흔히 오컬트는 초자연적이거나 주술, 예언과 같이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을 믿고 신봉하는 문화이기 때문에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를 믿는 사람들이 생긴다고 한다. 많은 스트레스와 높은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오컬트에 빠지는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오컬트 문화의 번성은 사회가 정신적으로 병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징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컬트 전문 출판사‘좋은글방’의 정은주 대표는“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오컬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음지 문화 때문이라기보다는, 사회가 나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오컬트에 심취하게 되는 이들은 대부분 사회부적응 등 개인적인 문제가 얽혀있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자신의 이성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규제와 관련해선“오컬트는 차단이 불가능 하다. 인간의 본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라며“억압하면 더 깊이 빠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차라리 치유하는 형태로 가는 방향이 옳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서울신문의 보도에서 오컬트 문화 신봉자들의 범행에 대해“자신들의 믿음에 대해 무조건적인 결속력을 보이고 인정하지 않으면 강한 반감을 갖는 것이 놀랄 만큼 사이비 종교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강한 집단심리가 형성돼 있어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냉정하게 현실을 깨달은 뒤에야 자책감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2년 4월의 마지막 날, 신촌의 한 공원에서 일어난 끔찍한 살인사건의 배경으로 오컬트 문화의 하나인‘사령 카페’가 지목되면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언론에 많이 소개된‘사령카페’가 오컬트 문화의 대표 사례로 알려지면서 단순히 죽은 혼령의 힘을 믿는 문화 정도로 많이 인식되고 있는데, 사실은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다양한 신비스러운 현상이 오컬트 문화를 이루고 있다. 200년간 수많은 선박과 항공기의 원인 모를 실종사고로 유명한‘버뮤다의 삼각지대’, 일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타로 카드’,‘점성술’등도 오컬트 문화의 한 종류이다. 물론 2012년 4월 신촌 살인사건의 배경이 되었다고 알려진 것과 같이 귀신이나 주술에 대한 믿음이 오컬트 문화 중 가장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는 지점인 것은 사실이다. 초자연적 현상, 귀신 등을 믿고 때로는 그 힘을 빌리려 한 것은 인류 역사에 있어 시ㆍ공간을 막론하고 토테미즘과 샤머니즘 등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보편적 현상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유난히 이러한 오컬트 문화에 관심을 보이고 매달리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대면하기 어려울 때, 도피의 수단으로 유행하는 현상이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오컬트 문화가 중세의‘마녀사냥’과 같이 집단적 정신병리 현상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인 것 같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