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만의‘최악의 한파’, 블랙아웃 위기
“12월 초순 최저기온… 서울 평균 영하 7.1도, 1956년 이후 가장 낮아”
2013-02-07 박소담 기자
‘제트기류ㆍ상층 저기압ㆍ폭설’3박자
왜 한반도만 이렇게 기록적인 한파가 몰려온 것일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부근의 제트 기류 흐름과 연해주 및 만주 부근에 위치한 저기압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현규 기상청 통보관은“12월 초부터 극지방의 한기를 막아주는 상층의 제트기류가 물결처럼 북반구를 휘감고 도는데 유독 한반도 중부지역까지 쑥 내려오면서 강추위가 몰려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만주 부근 상층에 위치한 저기압이 시베리아 상공의 찬 공기를 우리나라 쪽으로 끌어내리면서 추위가 더욱 심해진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이 통보관은“12월 초부터 내려 쌓인 눈 때문에 지표가 햇빛을 흡수하지 못하고 반사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제트기류, 상층 저기압, 폭설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져 한반도만 예외적으로 기록적인 한파가 몰려왔다는 얘기다.
시베리아 찬 공기의 습격
지난해 12월 첫 주, 제주도를 뺀 전국이 영하권으로 내려갔다. 서울은 12월 상순 기온이 4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첫 주말이었던 8일과 9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각각 영하 11도와 영하 13도까지 떨어지는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한파(寒波)가 몰아쳤다. 12월 상순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3도까지 떨어진 것은 2008년 12월 6일 영하 13.1도 이후 4년 만이었다. 지난해 12월 8일 강원도 철원은 영하 18도, 춘천은 영하 15도까지 떨어지는 등 중부지방에 강추위가 몰아쳤으며 일요일인 9일 아침에는 철원의 수은주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졌고, 춘천 영하 17도, 원주 영하 15도, 대전 영하 10도, 전주 영하 7도 등을 기록하는 등 예년 초겨울 기온에 현저히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기상청은 지난해 12월 7일 경기도 과천ㆍ성남ㆍ구리ㆍ남양주ㆍ하남 등과 강원ㆍ충북ㆍ경북 일부 지역에 한파주의보, 경기도 동두천ㆍ연천ㆍ포천ㆍ의정부와 강원도 산간 지역 등에 한파경보를 각각 발령했다. 한파주의보와 한파경보는 각각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와 영하 15도 이하로 2일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있을 때 내려진다. 기상청은 이번 추위의 원인을‘시베리아 한기의 범람(cold―air outbreak)’으로 꼽았다. 기상청 관계자는“올해는 시베리아에 눈이 많이 쌓여 태양빛이 지표면에 흡수되지 못하고 반사되기 때문에 지표열로 대기가 달궈지지 못하고 있다”며“이 때문에 찬 공기층이 발달해 한반도 쪽으로 밀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베리아 상공 5㎞에 영하 40도 이하로 형성된 찬 공기층이 동쪽으로 길게 이어지며 발달하다가 중국 보하이만과 북한 측 상공을 거쳐 한반도 남측 상공까지 넘쳐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찬 공기가 중국 남부 지방에서 한반도 쪽으로 향한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 최근 서울 등 전국에 눈을 뿌린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한 번 형성된 시베리아 상공 위 찬 공기층이 주기적으로 한반도로 남하하면서 올겨울 내내 강추위는 반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절기상 대설(大雪)이었던 지난해 12월 7일에는 서울 2.7㎝ 등 전국에 걸쳐 눈이 내리며 전국 공항에서 항공기 결항과 지연 운항이 잇따랐다.
27년 만의 연초 한파, 원인과 전망
세밑 한파가 새해 들어서는 더 강해졌다. 추위는 언제쯤 풀리는 것일까? 1월 첫주, 서울의 기온이 영하 16.4도까지 떨어지면서 1월 초순 기준으로는 27년 만에 가장 낮았다. 보통 기록적인 한파는 1월 중, 하순에 집중되는데 그만큼 1월초에 닥친 한파는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겨울은 대체적으로 평년기온을 크게 밑도는 날씨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추위도 추위지만 시도때도 없이 내리는 폭설도 큰 문제다. 전문가들은“원래 지구는 태양열을 흡수하고 낮 동안 데워지고 밤이 되면 열이 식으면서 평균 평균적인 온도가 유지되는데, 눈이 쌓이면 낮 동안 햇볕을 더 많이 반사하게 된다”며“일반적인 지표면은 햇빛의 반사율이 30%인데, 눈이 쌓인 지면은 햇빛의 70%를 반사해버리기 때문에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눈이 지표에 쌓여있으면 기온이 1~2도 정도 낮게 나타난다”고 전했다. 또한“지난달 서울에 눈이 매우 자주 왔는데, 실제로 서울 기준으로 관측 사상 두 번째로 많은 눈이 왔고, 한 달 중 적설이 기록된 날이 23일이나 됐다”며“위성에서 바라본 한반도의 모습에서도 그 동안 우리나라에 얼마나 눈이 많이 왔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데, 동해안과 남해안을 제외한 한반도 전역이 마치 서리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고 있다. 이게 구름이 아니고 그 동안 쌓인 눈인데, 이렇게 계속 쌓여 있는 눈이 햇볕을 반사하면서 세밑부터 닥친 한파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에도 영하 50도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반면, 남반구에는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렇듯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의 원인에 관해서는“현재 한파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 등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대부분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언론에 몇 차례 언급됐지만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북극이 녹고, 북극 바다에서 수증기가 공기 중으로 공급되면서 많은 눈구름을 만들어서 시베리아에 평년보다 많은 지역이 눈으로 덮였다. 시베리아는 더 차갑게 식어 올해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유난히 발달했다”며“기상학자들은 이렇게 더 더워지는 여름과 더 추워지는 겨울 모두 온난화가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온난화가 진행될 때 기온은 완만하게 상승하지 않고 진폭을 그리면서 상승하는데,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그 진폭이 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계절에 따라 또 지역에 따라 이렇게 이상 기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1월에는 기록적인 한파가, 2월부터는 오히려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암세포처럼 퍼지는 블랙아웃
여름이나 겨울이면 전력예비율이 몇 퍼센트에 불과하다는 긴급뉴스가 연일 나온다. 2011년 9월 15일 전국에서 일어난 정전사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더 걱정스럽다. 전기사용량이 사상최대라는데, 사실상 블랙아웃(대정전) 직전이라는데 우리는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대한민국 전체가 전기가 나가는 대정전이 찾아올까. 극단적인 정전이 장기간 일어날 확률은 낮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가 찾아올 확률도 있다. 예기치 못하게 전력사용량이 치솟거나, 사소한 사고로 한두 개의 발전소나 대용량 송전시스템이 운전을 멈춘다면 갑자기 모든 전력시스템이 정지하는‘블랙아웃’이 찾아올 수 있다. 대표적인 경고 사례가 2011년 9월 15일 일어난 전국적인 정전사고다. 9.15 정전사고는 블랙아웃 직전까지 간 전력부족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한국전력거래소에서 고의로 전국 각 지역의 전기를 돌아가면서 차단해 더 큰 사고를 막은 사건이다. 대정전의 직접적인 원인은 다양하다.‘자연재해’, 또는‘우연찮은 사고’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발전소 1~2곳이 갑작스럽게 멈추거나, 전력거래소에서 실수로 전력수요를 잘못 계산하거나, 천재지변으로 고압전선이 차단되는 경우 등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대정전이 생기는 근원적인 이유는‘전기가 부족한 상황’이다. 블랙아웃의 무서운 점은 멀쩡한 지역까지 함께 마비시킨다는 것이다. 마치 암덩어리가 온 몸에 퍼져 나가는 것과 같다. 국가적으로는 전기에너지가 충분해도 한 지역전력망에서 전기가 부족하면 일단 그곳에서 블랙아웃이 일어난다. 그리고 주변에 영향을 미쳐 차례로 전력망이 사망한다. 그리고 정전지역이 점점 넓게 퍼져나간다. 사상 최악의 대정전 사건으로 불리는 2003년 미국 동부 정전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초고압 송전선로가 나무에 접촉하면서 누전이 일어났고, 결국 그 지역 전기가 부족해 졌다. 초기에는 일부 설비만이 고장나며 작은 지역에 정전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 지역의 전력망을 재빨리 차단하지 못하면서 정전이 자꾸 퍼져 결국 뉴욕 등 동부 지역 전체를 멈추게 한 대규모 정전사고로 커졌다.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전기가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쓰면 되지 않을까. 가전제품 출력이 약해지거나 일부에서만 전기가 끊어지면 되지 않나. 왜 전기가 부족하다고 전체가 전기를 아예 쓸 수 없게 되는 걸까.
블랙아웃 왜 일어날까
일상생활에서는 건전지 같은‘직류전기’가 아니라 플러그와 전선을 통해 들어오는‘교류전기’를 쓴다. 교류전기는 일정한 주파수에 맞춰 전기가 파도처럼 흐름을 타고 움직인다.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가정으로 전기를 보낼 때 220V의 전압을 초당 60번의 리듬(60Hz의 주파수)에 맞춰 실어 보낸다. 만약 어떤 원인 때문에 전기공급이 부족해진다면, 전기는 그 특성상 전체 전력량을 유지하기 위해 저절로 주파수가 떨어지게 된다. 한국에서 팔리는 전자제품은 모두 이 전압과 주파수에 맞춰 움직인다. 그리고‘최저 작동전압’이나‘최저 작동주파수’가 정해져 있다. 대부분의 장비는 보통 규격 전압이나 주파수보다 10~20% 이상 차이가 나면 동작을 멈춘다. 정밀기기는 그보다 더 작은 차이가 나도 정지하거나 고장나버린다. 만약 이 기준에서 크게 벗어난 전기가 가정으로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가끔 과학상식에 등장하는,‘참새가 고압선에 앉아 있어도 감전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답을 알 수 있다. 전기란 흐름이다. 한 쪽에서 전기를 소비하는 부하회로(저항)가 있어야 전압이 발생하고 전기가 흐른다. 전기를 쓰는 장치가 없다면 아무리 전기를 보내도 전기는 흐르지 않는다. 일반 가정도 마찬가지다. 가정의 전력망을 유지해주는 장치와 전자제품이 모두 멈춰버린다면 다시 정상적인 전기를 보내도 전기가 흐르지 않는다. 물론 일반 가정에서는 이런 문제가 생기기 전에 먼저‘차단기’가 작동할 것이다. 잠시 후 전기가 안정화된 뒤 차단기를 다시 켜 주면 별다른 문제없이 바로 복구가 된다. 가끔‘우리 집만’ 전기가 나가 차단기를 다시 켜고 온 기억이 있는 시민들도 있을 것이다.
연일 혹한에 전력수급 마비직전“블랙아웃 막아라”
연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삼성동 전력거래소 비상대책 상황실엔 냉기가 흘렀다. 난방으로 인한 전력난에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보려는 노력으로 비쳤다. 찬 공기만큼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 10시 23분. 중앙 모니터에 나타난 예비전력이 순간적으로 386만㎾까지 떨어지면서 상황실 안 거래소 직원들의 얼굴이 흑빛으로 변했다. 전력 위기 상황을 알리는 1차 방어선인 예비전력 400만㎾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예비전력 400만㎾ 미만 상황이 20분간 지속되면‘관심’경보가 발령되고 단계적인 전력수요 감축과 공공기관 부하차단 등 긴급 조치가 시작된다. 예비전력이 더 떨어지면 ▲주의(300만㎾ 미만) ▲경계(200만㎾ 미만) ▲심각(100만㎾ 미만)으로 경보가 강화된다. 심각단계에선 전국적인 순환 정전 실시 등‘전력대란’이 발생하게 된다. 거래소는 이날 예비전력이 18만㎾대까지 떨어지는 전력수급 경보‘심각’단계를 예상하고 있던 터였다. 다행스럽게도 이날은 예비전력이 금세 400만㎾를 회복했지만 불안한 상황은 계속됐다. 거래소 직원들은 한순간도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전 11시. 시간당 최대 수요량이 올겨울 최고 수준인 7427만㎾까지 치솟았다. 더위로 냉방수요가 폭증했던 지난 8월 6일 역대 최대 피크량(7429만㎾)에 불과 2만㎾가 적은 수치다. 조중만 전력거래소 상황실장은“통상 기온이 1도 내려가면 전력수요가 50만㎾ 늘어난다”며“한파로 인한 전력 수요가 급증해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위기감이 높아지며 전력거래소는 물론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급박해졌다.
겨울철 블랙아웃 공포에서 벗어나는 방법
경기불황기에 한파로 인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측면만 보면 경제에 긍정적인 요소로 보인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겨울철 전력수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올겨울, 매서운 추위와 함께 블랙아웃의 걱정도 다가오고 있다. 무더웠던 지난여름에도 블랙아웃(Black Out) 즉, 대규모 정전 사태에 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렸지만, 2009년 이후 전력 수요가 최고치에 달했던 것은 여름이 아니라 겨울이라고 한다. 석유보다 가격이 낮은 전기를 사용한 난방이 급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2월 18일에는 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이 법칙을 다시 한 번 증명해주었다. 공급 능력의 확대로 블랙아웃을 경험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이번 겨울은 특히 기록적인 한파가 예상되는데다가 일부 원자력발전소의 가동 중단 등으로 그 어느 겨울보다 전력수급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파가 극심해질 것으로 보이는 1월 중순부터 2월 초순까지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추운 겨울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난다면? 당장 이번 겨울을 넘기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구조적으로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바로 다음 여름을 준비해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강도 높은 전력 감축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업과 개인 차원의 절전 노력 역시 정부 차원의 대책에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전문가들은 강도 높은 전력 감축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들도 에너지 절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에너지 절약이 비용 절감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낡은 기기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도 에너지 절약을 위한 방편이다. 실제 한 기업은 기기 교체에 투입한 비용보다 에너지 절감을 통해 절약한 비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감시단 운영을 통해 손실되는 에너지를 직접 찾아 나선 기업도 있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절전형 멀티 탭을 사용하는 것이다. 가전제품은 실제 사용하지 않더라도 대기전력이 발생한다. 눈에 보이지 않기에 무시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대기전력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 규모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하루 동안 대기전력을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기기는 셋톱박스라고 한다. 이어 인터넷 모뎀과 스탠드형 에어컨, 오디오 스피커, 홈시어터 순으로 대기전력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밥솥과 컴퓨터, 프린터, 전자레인지, 비데, TV 등도 비교적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절전형 멀티 탭을 사용하는 것도 에너지 절약에 큰 도움을 준다. 열거된 기기들의 대기전력을 요금으로 환산하면 얼마가 될까? 전원을 연결해 놓은 것만으로도 한 달에 약 2,000원을 더 낸다는 계산이 있다. 한 달에 2,000원이면 그리 크지 않다고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전기요금에 누진세율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된다. 평소보다 2배의 전력을 사용한다고 2배의 전기요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누진세율 적용으로 5~6배에 달하는 요금을 내야 한다. 누진세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대기전력으로 지출되는 전기요금을 전국 단위로 계산하면 한 해 4,2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피크시간, 즉 전기 수요가 일시에 급증하는 시간대에 전기를 절약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오전 10~12시, 오후 5~7시 등이 겨울철 전력피크 시간대이다. 하루에 네 시간만 난방을 약하게 해도 전력 수급에 여유가 생긴다. 기업들의 사례에서 보았듯 가전제품 자체를 절전형으로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미 가전제품 시장에서는‘초절전 고효율’을 최대 장점으로 내세운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조명 기기의 경우 백열등이나 할로겐 제품보다는 에너지 절약형 형광등이나 LED를 소재로 한 제품을 사용하면 50% 이상의 전기 절약 효과를 볼 수 있다. 난방을 위해 가전제품에 의지하기 전에 내복 착용 등으로 내 몸의 온도를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간단한 방법도 있다. 사무실에서는 무릎담요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실내온도를 3도 낮추면 난방에너지를 약 20% 절감할 수 있고, 이를 요금으로 환산하면 한 달에 약 2만 4000원 정도가 절약된다고 한다. 불황기에 찾아온 한파와 블랙아웃 공포. 이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방법이 에너지 다이어트가 아닐까 싶다. 전기 절약 습관을 통해 블랙아웃 공포에서 벗어나고, 전기요금도 절약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내복과 무릎담요로 따뜻한 겨울을 지내다 보면 지금까지 지나치게 전기에 의존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할 시간도 생기지 않을까.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