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의 중요함이 절실한 때!
“상상을 불허하는 잔혹함이 영화가 아닌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예로부터 전해져 오는 삼강오륜에는 유교 윤리에서의 세 가지 기본 강령과 다섯 가지 실천적 도덕 강목이 있다. 가정윤리의 실천덕목인 오륜(五倫)의 하나로, 부자유친(父子有親)은 부모는 자식에게 인자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존경과 섬김을 다하라는 말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는 사람이 태어나서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맺는 관계다. 이 관계는 천륜으로, 마음대로 선택하거나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오륜 중에서도 첫째로 꼽는다. 그 절대적인 관계가 무너지고 있다.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연이어 이어지며 눈살을 찌푸리고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인간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도리에 어그러지는 행동을 하는 패륜, 패륜범죄에 대해 알아본다.
“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
오늘날 한국 가정의 단편적인 모습이 투영되듯 패륜범죄의 심각성은 더해가고 있다. 2012년 경찰통계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 해 8월말까지 5년간 친족 대상 패륜범죄를 저질러 검거된 인원은 총 10만2948명으로 집계됐다. 범죄유형별로 살펴보면 살인 1191명, 강도 145명, 강간ㆍ강제추행 1790명, 절도 2602명, 폭력 7만5880명, 지능(사기ㆍ횡령ㆍ배임ㆍ통화위조 등) 8021명, 기타 1만3319명으로 나타났다. 강력범죄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특히 존속살인 건수는 2008년 45건, 2009년 58건, 2010년 66건으로 집계됐다. 2011년 68건이었던 것에 비해 2012년에는 195건으로 무려 3배나 늘어났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반인륜적인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일까. 윤리기강의 해이나 상대적 박탈감도 문제이겠지만 가정에서의 잘못된 훈육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흡한 인성교육으로 인해 물질만능과 인명경시풍조가 자신도 모르게 스며들게 된 것이다. 또한‘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심이 팽배한 사회성과 폭력과 잔혹함이 난무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미화되는 등의 조건도 사람들을 메마르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는다. 1992년 당시 사회상을 풍자한 서태지와 아이들의‘교실이데아’노래 중“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 네 옆에 앉아 있는 그 애보다 더! 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 좀 더 잘난 네가 될 수가 있어”라는 가사가 있다. 이와 같이 양육강식과 승자독식의 경쟁제일주의가 황폐함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물질적 성공을 강요하는 사회의 풍토 속에서 인내하고 설득하려는 상생의 도리를 잊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사회상에서 인간성의 결여로 인해 분노를 차곡차곡 쌓아두다가 열어서는 안 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모든 범죄가 마찬가지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패륜범죄의 심각성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멍들게 한다. 국민이 패륜범죄로 인하여 공포와 두려움에 떨게 되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시급한 대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면수심, 희대의 패륜아
2002년 개봉한 영화 ‘공공의 적’을 본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저렇게 잔인할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몸서리를 쳤을지도 모른다. ‘공공의 적’은 1994년 수백억대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부모를 무참히 살해한 박한상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이다. 90년대는 타락한 젊은 부유층 2세를 일컫는‘오렌지족’들의 향락문화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던 시기였다. 당시 사회상을 반영하듯 언론에서는 강남일대 유흥업소에서 하룻밤에 수백만 원씩 쓰고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야! 타!”를 남발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기사가 수시로 보도되기도 했다. 그 오렌지족의 중심에 박한상이 있었다. 부유한 가정의 장남이었던 박한상은 도피성 유학을 떠났다가 향락과 도박에 빠져 돈을 탕진했다. 그 후 아버지가“빚을 갚아주지 않고 호적을 파겠다”고 하자 심한 반감을 가지고 부모를 살해할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1994년 5월 부유층이 모여 사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주택에서 화재신고가 들어왔다. 화재가 발생한 곳은 당시 대한한약협회 서울지부장의 자택으로 신고를 한 사람은 아들인 박한상이였다. 경찰은 화재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시체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던 중 박한상의 상식이하행동과 종아리에 물린 자국 등을 발견하고 박한상을 용의선상에 놓고 수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내 박한상은 범죄사실을 자백하였고 사건의 전말이 밝혀졌다. 부모 살해 시 피가 옷에 묻어 범행이 발각될 것을 대비해 어둠속에서 벌거벗은 채 범행을 저질렀다. 25cm의 등산용 칼로 부모가 잠든 방에 들어가 어머니 40여 차례, 아버지 50여 차례를 찔러 살해 후 화장실에서 몸을 씻었다. 증거 인멸을 위해 이불 위에 휘발유를 뿌린 뒤 집에 불을 지르고 119에 신고를 한 것이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참극으로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패륜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박한상은 희대의 패륜아로 회자되고 있다.
가족의 해체에서 비롯된 비극
지난 1월 경악을 금치 못 할 사건이 일어났다. 아버지의 재산을 노린 파렴치한 범죄인 전주 일가족 살해 사건이다. 부모와 형을 자살로 위장해 살해한 존속살인 범죄로 치밀한 계획을 통해 이루어 졌다는 점은 모두를 당혹스럽게 했다. 일가족 4명 중 3명이 사망했던 이 사건의 범인은 둘째 아들로 드러났다. 부모와 형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연탄화덕을 피워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하게 한 사건이다. 모의실험까지 했을 정도로 주도면밀했다. 부모와 형 등 가족이름으로 든 보험이 30여개, 세 사람이 사망시 보험금은 26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처럼 패륜범죄의 엽기성은 우리를 경악하게 만든다. 또한 지난해 7월 경기도 연천군의 한 주택에 20대 남성이 불쑥 들어서더니 70대 노파를 흉기로 찌르기 시작하자 노파는 별채에 사는 친손녀에게 도움을 구했지만 손녀는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외면했다. 오히려 이미 숨진 할머니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만행도 서슴지 않았다. 교제를 반대하는 할머니에게 앙심을 품은 손녀의‘청부살인’이었다. 지난해 11월에는 고등학교 3학년 우등생이‘전국 1등’에 대한 강요를 못 이겨 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반년 넘게 집에 방치해 충격을 주었다. 2000년에는 명문대 휴학생 이모(당시 23세)씨가 부모를 토막 살해하는 끔직한 일이 벌어졌다. 경찰에 붙잡힌 이씨는“군 장교 출신인 아버지가 어렸을 적부터 떨어져 살며 무관심했고‘명문대를 가라, 못난 놈’이라며 엄하게 교육을 시켜 불만을 품어오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2009년 10월 수원에서는 대학생이‘성적이 나쁘다’며 핀잔을 주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시신을 4개월 동안 집에 유기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학벌에 대한 과도한 집착, 성적을 둘러싼 부모 자식 간의 갈등과 소통 부재에서 이러한 패륜범죄의 원인을 찾고 있다. 최지영 나사렛대 학생상담센터 교수는“학생 개인의 기질적 요인과 가정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며“우리의 교육시스템은 이런 부분을 도외시하고 기계적 학업성취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은“평소 눌려 있던 스트레스와 감정이 일순간에 폭발한 이유는 부모와의 관계 단절에서 비롯된 분노가 표출됐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하재근‘학벌없는 사회’운영위원은“2000년대 이후 입시경쟁이 극도로 심해졌고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가 한계를 넘었을 때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며“사회 전반적으로 경쟁을 완화하고 아이들이 학벌을 넘어 정신적으로 안정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륜범죄가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것은 집착에 가까운 입시경쟁을 부추기는 학벌 중심사회와 이 때문에 대화마저 단절되는 비정상적인 가족관계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존속살해 사건이 잇따르고 있으며 범행수법도 갈수록 잔혹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 해체란 큰 흐름이 바뀌지 않는 한 패륜범죄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존속살해 그 어두운 이면
최근의 존속살해는 범행의 엽기성 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이 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8개월간이나 안방에 방치하기도 했다. 시신에서 부패한 냄새가 새어 나올까봐 공업용 접착제로 문틈을 막고 범행 이후에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일상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아들은“어머니가 학업을 핑계로 자신을 학대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형민 부연구위원은“존속살인은 가족에 대한 분노가 오랫동안 쌓인 뒤에 터지기 때문에 범행수법이 끔찍한 경우가 많다”며“정서적으로 밀접한 사람이 기대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그만큼 반응이 격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리 모두를 분노하게 만드는 존속살해 범죄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보험금과 유산 등‘경제적 동기’가 끼어든 것처럼 보이는 존속살인도 이면에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뒤틀어진 가족관계가 놓여 있다. 1994년 5월 100억 원대의 재산을 차지하려고 부모를 살해, 우리 사회에 충격을 안겨줬던 박한상도 아버지로부터“너는 아무 일도 못하는 놈”이란 말을 들은 게 살인의 직접적 동기였다. 동국대 이윤호 교수는“존속살인은 경제적 동기가 아무리 강해 보여도 근본적으로는 가정 붕괴가 진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가족해체로 전통적 가치관이 붕괴되고 있지만 이를 보완할 새로운 가치관이 세워지지 못한 현실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파악한다. 동국대 곽대경 교수는“산업화 이후 가족해체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자신만을 최고로 여기는 몰가치관이 팽배하고 이에 따라 패륜범죄가 늘고 있다”며“가정의 참된 의미를 깨닫도록 가족 간 소통을 활성화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족관계의 회복이야말로 패륜범죄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이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지 모른다.
패륜 범죄에 담긴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에 어그러짐, 또는 그런 현상. 패륜(悖倫)을 풀어놓은 사전적 정의다. 인터넷 검색 창에‘패륜’이란 단어를 입력하자마자‘친어머니 허위 고소한 패륜아들 집유’,‘돈 때문에 부인과 어린 딸 그리고 부모까지 모두 살해한 40대 가장의 패륜범죄 행각이 드러나 큰 충격’,‘부인 목 졸라 살해한 청와대 직원’,‘아들이 경찰관 아버지 살해’등 차마 입에 담기도 부담스러운 잔혹한 범죄 기사들이 줄줄이 튀어나온다. 패륜범죄는 영ㆍ유아 살해와 근친상간, 강간, 미성년자 성추행, 치정살해, 존속살해 등 종류도 많고 수법도 다양하다. 최근엔 존속은 물론, 부부·사제 간의 소송 등 도리에 어긋나는 행위도 패륜범죄의 범주에 넣는 추세이다. 이처럼 패륜적 범죄들이 언론에 대서특필 될 때마다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라는 분노에 빠진다. 신문 사회면을 장식한 역대 패륜 범죄들은 한결같이‘돈’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혹은 유산을 빨리 물려받기 위해, 빚을 안 갚아줘서 등이다. 금전 만능주의와 배금주의가 인간을 극도로 타락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패륜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패륜범죄의 발생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범죄자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범죄자들의 행위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이들을 단죄하는 법도 권위를 가질 수 있고, 정의 역시 실현될 수 있다. 나아가 천인공노할 범죄자일지라도 그들의 성장과정에서 상처를 발견했다면 그걸 치유하는 게 동일 범죄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살인자는 죽인다’는‘팔조법금’식 법적용만으로는 근본적이 해결책이 안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패륜범죄 예방의 최선책은…
존속살해, 영아살해, 근친상간, 연쇄강간 등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상식을 벗어난 패륜적인 범죄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눈만 뜨면 방송과 언론들은 전대미문의 범죄들로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패륜범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패륜범죄의 양상은 더욱 복잡해졌으며 심지어는 묻지 마 범죄까지 발생하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인가. 단순히 엄벌에 처하는 것만이 범죄의 재발을 막는 방법인가. 왜 패륜 범죄는 줄어들지 않는가.‘패륜의 심리학’의 저자들(클로드 셰르키-니클레스, 미셸 뒤벡)인 파기원(프랑스 최고법원) 소속의 정신감정 전문가들은 이런 패륜 범죄자들의 성장 배경, 범죄 상황, 범죄 당시의 감정 등을 편견 없이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입에 담기조차 힘든 무시무시한 범죄들의 재생산이란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왜’,‘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범죄의 정신감정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패륜 범죄의 보도가 범죄의 극악무도함과 패륜적 사건에 맞춰져 있다. 또한 이런 뉴스를 접한 사람들은 벌떼처럼 달려들어 이 골칫거리들을 재빨리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은 이 사이에 개입하여 사건의 정황을 밝혀 범죄자를 재빨리 사회로부터 격리시킨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그런 사건이 언제 있었냐는 듯 망각하곤 한다. 하지만 법의 엄정함을 수없이 보여주었건만 패륜 범죄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아니 더 늘어나는 추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범죄자들을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들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 데에는 그럴 만한 환경적 요인 성장배경, 범죄에 이르기까지의 상황 등이 존재한다. 또한 패륜범죄의 재발을 막으려면 이들이 어떤 원인과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는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그래야 범죄자를 처벌하든, 치료를 하든, 격리시키든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범죄가 발생하면 피의자와 피해자 간에는 결코 회복할 수 없는 관계가 성립되기 마련이며, 이런 경우에 필요한 것이 바로 법이다. 올바른 법 집행이란 피의자가 다시 사회로 돌아왔을 때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체제(치벌 혹은 치료)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패륜범죄 당시의 무의식을 범죄자에게 일깨워 자신의 행위에 대한 정당한 책임을 지우는 것, 또 결코 책임을 질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치료를 통해 자신의 책임을 자각시켜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범죄와 처벌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범죄자의 심리 치료에는 아직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재판은 범죄자를 환상의 세계에서 다시 다른 인간들이 사는 세상으로 데려오는 것이다’라는 말을 되새겨 봐야 한다. 즉, 범죄자도 결국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자 사회구성원으로 모든 범죄자는 괴물이 아니라는 뜻이다. 패륜범죄는 가족과 지역사회 나아가 정부와 국민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하며, 예방하고 치유해야 할 시급함 문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회피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책임
우리 사회에 독버섯처럼 피어나고 있는 패륜범죄를 종식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다의적이고 추상적인 관념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도덕성의 회복이다. 도덕성의 상실은 결국 개인의 해체를 가져오게 되며, 나아가 가정의 해체에 이어 사회의 해체로 이어짐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 방법으로 학교 교육의 방향전환을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학생에 대한 평가를 오로지 점수에 한정하여 등급을 매기는 방식보다 종합적인 교육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인성교육의 강화를 통해 가족 간의 연대의식를 고취시킬 필요가 있다. 가족 구성원간의 대화단절의 극복, 세대 간의 갈등해소를 위하여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노력해야 한다. 특히 부모세대의 청소년 세대에 대한 이해와 적극적인 대화를 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나아가 지나치게 자신이 다하지 못한 것을 자녀를 통해 대리만족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할 것이다. 더불어 최근엔 범죄가 발생하면 단지 나한테 피해만 없으면 된다는 식으로 개인 자체의 범죄로 치부하는 잘못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사회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패륜범죄를 뿌리 뽑기란 어려워 보인다. 가정과 학교 같은 전통적인 의미의 공동체가 무너지고 사회 규범마저 약화하는 상황인 만큼 패륜범죄를 없애기 위한 인간성 회복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 돈보다는 사람이 우선인 사회, 모두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가치관과 윤리를 지속적으로 가르쳐 주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패륜범죄를 근절하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끔찍한 패륜범죄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정재계를 비롯한 언론계, 교육계 그리고 모든 가정의 부모들을 포함해 국가와 사회 전반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올바른 윤리관과 가치관, 인생관을 가지고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것도 없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