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을 ‘입다’, 본격 웨어러블(Wearable) 시대

휴대폰을 넘어 안경, 시계도 스마트하게 ‘입는다’

2014-06-09     김미진 기자

지하철을 타고 가며 이메일을 확인하고, 길을 걷다 모르는 곳이 나오면 바로 지도를 검색해 찾아가는 풍경은 이제 너무도 익숙하다. 굳이 ‘삐삐’ 시대로 돌아가지 않더라도, 가끔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수많은 기술들을 돌아보면 ‘이제 더 무엇이 가능할까’ 생각해보게 된다. 더 얇고, 가볍고 빠른 스마트폰? 용량 무제한 기기? 하지만 기술은 언제나 상상을 뛰어넘어왔다. 단순히 첨단 기기를 손에 들고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몸에 ‘장착’해 수족처럼 활용하는 ‘웨어러블’ 시대까지 온 것이다. ‘스마트’ 시대를 넘어 본격 ‘웨어러블’ 시대로 진입해가는 현시점에서 그 다채로운 풍경들을 살펴봤다.

웨어러블, 어디까지 왔나

▲ ‘스마트 아이글래스’ (사진제공: 소니)
아이폰이 ‘컴퓨터의 혁명’을 초래했다면 웨어러블 기기는 ‘생활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웨어러블(Wearable)’이란 말 그대로, 어디에든 ‘착용 가능한’ 기술을 말한다. 첨단기술을 기기에 입히거나, 의복에 장착하거나, 그밖에 어떤 도구에든 ‘입힐’ 수 있다. 갈수록 작고 가벼워진 기술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휴대폰 시장을 대체할 수익원으로 각 제조업체는 이미 웨어러블 기기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의 화두 역시 단연 웨어러블 기기였다. 그동안 MWC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가장 화려한 조명을 받아오던 행사였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를 기점으로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급성장해 2017년에는 기기 생산이 1억2,5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SA는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이 ‘떠오르는’ 시장인 웨어러블 기기에 들어갈 앱 개발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시장 성장을 촉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A는 “스마트폰, 태블릿 시장과 마찬가지로 유용한 앱이 많아지면 웨어러블 기기 판매량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더불어 “판매량이 증가하면 더 많은 앱 개발자가 시장에 참여해 시장을 키우는 선순환 구조가 반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태블릿 시장은 2010년부터 약 3년 만에 1억7,000만대에 이르는 생산 규모를 기록하며 급성장한 바 있다. 관계자는 “웨어러블 기기는 태블릿에 가까운 규모로 새로운 시장 창출 동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기술 카테고리에 웨어러블이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등장시킨 기기는 ‘스마트밴드’에서 시작한다. 사용자의 손목에 감아 쓰는 스마트밴드는 보통 시계로도 활용되지만 그보다는 하루에 얼마나 운동했는지, 수면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알려주는 ‘건강 기능’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 분야에서 대표적인 선구자는 바로 스포츠용품 전문 업체 나이키다. 나이키는 지난 2012년 만보계와 열량 계산 기능이 탑재된 ‘퓨얼밴드’를 선보였다. 사용자가 운동 목표치를 설정하면 퓨얼밴드의 LED 조명이 목표치에 얼마나 근접했는지를 알려준다. 나이키는 이 퓨얼밴드 하나로 미국 기술전문 미디어 패스트컴퍼니가 선정한 ‘2012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3년 8월 기준으로 1천800만 명이던 나이키 플러스 사용자는 현재 2천800만 명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애플과의 빅딜 설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나이키는 소프트웨어 사업에 집중하고, 애플과 하드웨어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웨어러블 시장은 전문 업체 외에도 이제 거대 기업들이 대거 뛰어들며 말 그대로 ‘별들의 전쟁’ 시대에 돌입했다. 구글, 삼성전자, 애플 등 브랜드 이름만으로도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기업들이 속속 웨어러블 시장에 자리를 꿰차고 있다. 본래 웨어러블 시장은 독자적인 제품과 솔루션을 갖춘 벤처업체들의 경쟁이었다. 핏빗과 조본업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초대형 기업들도 스마트밴드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미 삼성은 2014 MWC에서 ‘기어2, 기어네오, 기어핏’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였다. 중국 화웨이 등 다른 업체들도 토크밴드와 같은 웨어러블 제품을 앞다퉈 공개했다. 심장 박동수를 잴 수 있는 센서가 장착된 ‘기어핏’은 스마트밴드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곡선 화면이 쓰였다. 시계처럼 손목에 두르는 ‘밴드’인 만큼 부드럽게 휜 화면이 착용했을 때의 어색함을 줄여준다. 스마트폰에 도착한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도 손목에 찬 기어핏으로 알 수 있다. 이밖에 중국 화웨이가 선보인 ‘토크밴드 B1’은 스마트밴드의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다. 이용자의 움직임을 측정해 열량을 기록해주고, 운동 진행 상황을 관리해준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가방이나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전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 시계, 안경… 티셔츠까지? 경쟁 치열

▲ ‘G워치’ (사진제공: LG전자)
최근 각 업체는 스마트시계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LG전자는 구글과 손잡고 착용형 스마트기기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웨어(Android Wear)를 적용한 첫 스마트시계 ‘LG G워치’를 올 2ㆍ4분기에 공개한다. 이 제품은 LG전자뿐 아니라 모든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과 호환된다. LG전자 관계자는 “G워치를 시작으로 구글의 착용형 기기 동반자로서 양사 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며 “스마트시계 주도권을 잡기 위한 대대적인 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G워치가 사용자에게는 최상의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고 개발자에게는 착용형 기기의 진입 장벽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기어2와 기어2 네오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타이젠 운영체제(OS)를 장착해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경쟁자로서의 이미지를 함께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기어2 전용 앱을 개발자들이 직접 만들 수 있도록 개발도구(SDK)를 전면 공개했다. 미디어솔루션센터(MSC)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홍원표 사장은 “더욱 진화된 SDK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애플도 이르면 하반기에 iOS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시계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웨어러블 기기의 운영체제(OS)를 놓고 ‘삼성전자-구글ㆍLG전자-애플’이라는 삼각 경쟁구도가 완성되는 셈이다. 전자통신연구원(ETRI) 정현태 휴먼컴퓨팅연구실장은 “웨어러블 제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OS와 관련된 앱 생태계를 확실히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SA는 올해 스마트시계 판매량이 지난해 100만 대에서 700만 대로 증가할 것이라 예상했다. 1년 만에 600% 성장인 셈이다. 이 같은 스마트시계와 더불어 ‘스마트안경’도 인기다. 현재는 휴대용 시청각 기기 정도로 활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길 안내, 통신 기능 등 스마트폰 못지않은 다양한 기능을 선보일 전망이다. 특히 구글에서 선보인 ‘구글 글래스’가 인기를 끌자 여러 대기업과 벤처
▲ ‘스마트 아이글래스’ (사진제공: 소니)
등 다양한 업체에서 스마트안경 출시에 분주한 상태다. 구글 글래스는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준비한 물량이 순식간에 없어질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스마트안경 제품 출하량이 2018년에 92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48g짜리 스마트안경이 등장하기도 했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웨스트유니티스는 화면에 제품 작동법이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안경 ‘인포롯(inforod)’을 공개했다. 또 엡손은 지난 2012년 출시했던 ‘모베리오 BT-100’에 이어 ‘모베리오 BT-200’를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은 무게를 반 이상 줄이고 안드로이드 OS를 택했다. 무선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영상을 볼 수 있는 미러캐스트 기능도 추가했다. 소니도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에서 ‘스마트 아이글래스’를 시제품 형태로 공개했다. 해당 제품을 끼고 축구 경기를 시청하면 선수나 팀 이력 등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이스라엘 벤처기업인 오알캠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안경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시력이 약한 시각장애인에게 횡단보도 신호나 주변 사람들의 얼굴, 종이 위 글자 등 모든 시각적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한다. 이 같은 스마트안경에 대한 관심은 국내로도 이어진다. 특허청에 따르면 스마트안경에 대한 특허출원은 지난 2009년 29건에서 2012년 45건, 2013년 73건으로 최근 1년 사이 눈에 띄는 증가율을 보였다. 국내 업체 그린옵틱스는 광학 분야의 강점을 살려 스마트안경 시장에 뛰어들었다. 내년 초 상용화를 목표로 구글 글래스와 유사한 ‘고 글래스(GO GLASS) 시스루’를 개발중이다.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P&I)에서 시제품을 선보인 그린옵틱스는 내년 초 미국 CES에서 실제 상용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오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유럽 최대 가전쇼 IFA에서 ‘기어 글라스’를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특허 출원한 제품은 이어폰과 작은 디스플레이가 합쳐진 모형이다. 한편, 최근 호주 모나쉬 대학교 연구진은 탄소로만 구성된 초정밀 나노 크기 ‘스페져(SPASER)’ 개발에 성공했다. 관련 연구원은 “현재 과학기술이 나노입자를 암세포 근처로 접근시킬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해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밝히며 어떤 환경에든 적용하여 어디에든 부착할 수 있는 스페져의 특성을 설명했다. 앞으로 언젠가는 휴대전화 마이크로 칩을 인쇄해 티셔츠에 부착하고 다닐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소비자들이 갖는 기대감 ‘애플 1위’
이러한 가운데 소비자들이 웨어러블 시장에서 가장 크게 기대를 거는 업체는 ‘기기를 아직 출시하지도 않은’ 애플인 것으로 드러났다. IDC 레이먼 라마스 연구원은 “매주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하는 춘추전국 시대에서 아직 제품을 내놓지도 않은 애플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IDC가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회사별 웨어러블 기기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 애플 45% ▲ 삼성 42% ▲ 구글 35% ▲ 소니 32% ▲ LG 28% ▲ HP 25% ▲ 델 22%(5개 중복응답)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 나이키 22% ▲ 노스페이스 8% ▲ 아디다스 8% ▲ 리복 6% 등 스포츠ㆍ의류 브랜드들도 순위권 올랐다. 라마스 연구원은 “아직 뚜렷한 제품을 내놓지도 않은 애플에 대한 기대감은 그동안 애플이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보여 왔기 때문”이라며 “MP3 플레이어나 스마트폰 등 다른 회사 제품을 참조한 뒤 자사만의 아이덴티티를 구현하여 성공해온 에플은 웨어러블 시장에서도 이러한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IDC는 웨어러블 기기 유형을 ▲ 콤플렉스 액세서리(나이키 퓨얼밴드) ▲ 스마트 웨어러블(구글 글래스) ▲ 스마트 액세서리(삼성 갤럭시 기어) 등으로 분류하여 이 중 ‘스마트 액세서리’가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까지 연평균 83.2%의 성장률이 예상되는 웨어러블 시장에서 갤럭시 기어류의 스마트 액세서리 비중이 7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라마스 연구원은 “웨어러블 기기가 널리 보급되더라도 스마트폰 시장을 대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향후 웨어러블보다 스마트폰이 더 큰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웨어러블 기기가 제공하는 기능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과 실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나머지 ‘혁신적인’ 기술로 불리는 기능들은 ‘있으면 편리’하나 사실 없어도 크게 지장은 없는 기능들이기도 하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현재까지는 그다지 웨어러블 기기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해리스 인터랙티브에 따르면 소비자 중 46%가 ‘웨어러블 기기는 별다른 장점이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웨어러블 기기를 구매할 의향이 없거나 모른다’고 답한 비율은 55%나 됐다. 구입 후 사용을 ‘지속’하는 소비자도 드물었다. 지난해 미국 컨설팅 업체인 엔대버파트너가 18세 이상 성인 6,22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웨어러블 기기 소비자 중 30%는 ‘구매 후 6개월 이내’에, 55%는 ‘1년’이 채 안 돼 사용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웨어러블 기기가 매력을 가지려면 기존 스마트폰이 줄 수 없는 차별화된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캐나다 컨설팅 업체 반드리코에 따르면 시중에 출시된 118개의 웨어러블 기기 중 통화 및 카메라, 음악듣기 등 ‘라이프스타일’ 기능을 담은 기기는 83개, ‘운동’ 기능을 담은 기기는 53개(중복 포함)로 조사됐다. 일반적인 기능은 기존 스마트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운동을 하지 않는 사용자에게 그 밖의 기능은 필요성이 낮다. 아직은 소비자들이 웨어러블 기기에 그다지 큰 필요성을 못 느끼는 이유다.

예쁘게 더 멋지게… 웨어러블도 ‘패션’

(사진제공: 삼성전자)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잡는 것은 ‘패션’이라는 답도 나왔다. 지난 2월 말 스페인에서 열린 ‘언팩5’ 행사에서 삼성의 웨어러블 기기를 살펴본 프랑스 협력업체 관계자는 “기어핏의 가장 큰 라이벌은 타사 제품들이 아닌 사용자가 차고 다니는 전통 시계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몸에 직접 착용하지 않는 스마트폰과 달리 소비자들이 길거리에서 똑같은 디자인의 스마트시계나 안경을 착용한 이를 만난다는 사실은 그다지 유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LG경제연구소 이종근 책임연구원은 “스마트폰과 달리 웨어러블 기기는 사용자가 항상 착용해 외부에 드러나는 기기인 만큼 사용자의 개성, 감성 등을 좀 더 치밀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소비자들은 예쁘고 멋진 시계, 안경, 반지 등을 우선적으로 원한다”며 “여기에 꼭 필요한 기능들이 추가된다면 사고 싶다는 마음이 충분히 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래서인지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구글, 애플 등 IT 제조업체들은 패션업체에 강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역시 ‘패션 트렌드’에서 앞서가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구글은 이탈리아 안경업체인 룩소티카와 함께 구글 글래스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룩소티카는 레이밴, 오클리 등의 안경 브랜드를 보유한 업체로 미국에만 5,000개 이상의 안경 매장을 운영중이다. 그동안 IT와 패션 협업이 액세서리 제작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구글과 룩소티카의 협업은 혁신적이다. 패션업체가 IT기기 제작에까지 영역을 확대한 셈이기 때문이다. 룩소티카는 안경테 제작을 책임지고 향후 판매에도 함께 나설 예정이다. 구글은 “내일 당장 레이밴이나 오클리 브랜드의 구글 글래스가 나오진 않겠지만 구글 글래스 디자인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출시 예정인 ‘아이워치’도 패션업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해 7월 패션업체인 입생로랑의 폴 데네브 전 CEO를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버버리 CEO였던 안젤라 아렌츠와 나이키 ‘퓨얼밴드’ 디자이너 벤 셰퍼 및 개발자 제이 블라닉도 함께 불러들였다. 소매 및 온라인 스토어를 담당하는 아렌츠 부사장 외 나머지는 모두 아이워치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기어2의 시계 끈을 표준 규격 22㎜로 만들어 다른 패션업체들이 다양한 시계 끈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기어2, 기어핏 등 웨어러블 기기가 패션 아이템으로 일상에 녹아들 수 있도록 각종 패션쇼를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뉴욕 패션위크에 ‘삼성 패션 커넥티드’ 체험존을 마련하는 등 국내외 주요 패션쇼에서 패션과 IT 기기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웨어러블은 ‘기기’가 아닌 ‘패션’이라는 요소로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파격적인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향후 IT업계와 패션업계가 웨어러블 기기 주도권을 두고 ‘경쟁 관계’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소비자에게는 아직 낯설기만 한 웨어러블의 세계, 그 화려하고 신기한 볼거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