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과 진정한 소통위해 ‘공감(共感) ’바탕

“천만 시민이 준 고귀한 책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어,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할 것”

2014-10-02     정의주 부장

박래학 의원이 지난 7월 16일 서울시의회 제254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제9대 전반기 의회를 이끌어 갈 신임 의장으로 선출됐다. 무기명 투표로 실시된 이날 의장선거에서 재적의원 106명 중 99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압도적인 90표를 획득함으로써 의장으로 선출된 것이다. 9대 서울시의회가 출범하는 2014년 올해를 변화와 청렴ㆍ혁신의 원년으로 정하고 화두를 ‘소통’으로 삼은 박래학 의장을 만나 의정활동에 대해 들어본다.

   ▲ 서울시의회 박래학 의장
상고출신에 전자제품 판매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4선 시의원이며, 박사과정 중에 있는 만학도인 박 의장의 입지적(立志的)인 자수성가(自手成家)형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광진구 구의회 구의원에서 서울시의회 수장 자리에 오른 박래학 의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모범의원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꽃, 지방자치시대를 이끄는 일꾼으로서 청소년 선도에서부터 민원해결까지 지역발전을 위해 주야(晝夜)로 마당발처럼 움직이며 의정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봄 출간한 자서전 ‘나의 삶, 열정 40년’엔 “지역주민을 하늘처럼 섬기고 지역주민의 애로나 민원을 제일 먼저 해결하는 데 소홀함이 없었다”며 “그게 바로 내 의정활동 목표이자 철학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렇듯 민의를 존중하고 민의에 최선을 다하는 의정활동을 하는 박 의장이기에 지난 6ㆍ4지방선거에서 당당히 4선의원이 됐으며, 마침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예산 33조 원을 집행하고 책임지는 서울시의회의 수장 자리에 오른 것이다. 더불어 ‘근면성실’을 좌우명으로 삼고 한평생을 살아 온 그의 이력은 찬사를 보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의 귀감(龜鑑)이 되고 있다.  

Q. 오랜 기다림 끝에 의장자리에 올랐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의장으로 뽑아준 선ㆍ후배 동료 의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당선의 기쁨보다 어깨가 무거운 게 사실이다. 최근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시의회의 신뢰와 권위가 실추됐기 때문인데, 제9대 서울시의회에서는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아픔이 있을지라도 성찰과 반성을 통해 새롭게 태어날 각오를 하고 있다. 권위의식을 모두 버리고 봉사하는 자세로 의장직에 임할 것이며 청렴ㆍ혁신의정으로 신뢰받는 시민 최우선의 의회를 만들겠다. 또한 서울시장과 서울시 교육청 그리고 서울시의회의 다수당이 같은 정당이지만 틀에 박힌 태도나 방식에 빠지지 않고 천만 서울시민이 준 고귀한 책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9대 서울시의원 106명 의원들이 함께 손을 맞잡고 정의가 살아있고 인권이 존중받는 서울에서 시민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의장에 선출되기까지의 우여곡절이나 정치 입문의 계기가 있는가.

 
천만 서울시민의 성원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서울시의회의 다수당이 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의 4선 의원은 혼자였지만 의장에 출마하고자 하는 의욕적인 의원들이 많았다. 그 중 3선 이상의 의원들이 의장선거를 치르게 됐는데, 76명의 의원들이 참석해 1차 투표에서 양준욱 의원 33표, 본인이 30표로 과반수표를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 다시 2차 투표가 진행됐고, 많은 초선의원들의 지지를 얻어서 40표를 득표, 제9대 전반부 서울시의회 의장으로 당선된 것이다. 제가 의장으로 선출될 수 있었던 것은 제9대 의회가 청렴ㆍ혁신의회로 거듭나길 바라는 많은 의원들의 염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치를 하게 된 계기는 우연적이었다. 제가 살고 있는 자양동에서 오랫동안 재경 호남향우회(노룬산) 회장을 지낸 연유로 주변의 적극적인 권유가 많았다. 하지만 사업을 하면서 정치를 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1995년 3월 1일부로 광진구가 지방선거에 맞춰 분구됐는데, 당시 지역구 위원장이면서 국회의원이었던 나병선 지역사무실 사무국장을 지낸 정재태 씨의 집요한 출마 설득이 있었다. 나병선 의원의 적극적인 권유도 한몫을 했다. 그렇게 1995년 6월 27일 실시한 기초ㆍ광역지방선거에 노유 제2동 선거구에서 지역주민의 전폭적인 지지로 당선이 됐다.

Q. 9대 시의회 정책 방향이 궁금하다.

 
제9대 서울시의회가 출범하는 2014년, 올해를 변화와 청렴ㆍ혁신의 원년으로 삼고 이를 위해 ‘소통’을 화두로 던졌다. 서울시의회는 천만 서울시민과 집행부 그리고 교육청을 포함한 대화가 필요한 모든 곳과 소통할 것이다. 시민은 눈높이 대화를 원한다. 청소년은 진로를, 청년은 취업을, 노년층은 노후 대책을, 여성은 복지와 보육 등의 현안 문제를 얘기하고 싶어 한다. 그러기 위해 소통이 필요한 것인데,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공감’이 바탕이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올바른 대책이 나올 수 없다. 시민의 문제에 공감하지 못했을 때, 행정 편의주의적인 정책이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공감’이 바탕이 된 소통이 꼭 필요한 것인데, 이를 위해 서울시의회는 골목 구석구석까지 현장을 찾아서 시민의 소리를 직접 경청하려고 한다. 행정 편의주의 정책이 아닌 시민 편의주의 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다.

Q. 7~8대 시의회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9대 시의회는 청렴을 화두로 삼았다. 청렴한 시의회를 만들기 위한 복안을 의장 당선과 함께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서울시의회는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철저한 성찰과 반성을 통해서 천만 시민께 신뢰받는 ‘청렴한 의회’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의회 의회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지금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또한 ‘지방의원 행동강령’을 제정해 의원들의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려고 한다. 비리에 연관된 의원이 있으면 가차 없이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경각심을 일깨울 것이다. 일단, 의원 개인과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 그리고 연관된 심의엔 참여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생각이며, 부당한 이권이 개입될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고 한다. 오랜 시간이 걸릴지라도 꼭 신뢰받는 서울시의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의회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의원 공통경비와 업무추진비를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또 의원의 윤리를 강화하기 위한 내부 규제를 만들 생각은 없는가.

 
문제는 의원 공통 경비와 업무추진비를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 것인지와 시기일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논의를 통해 정할 계획이다. 저를 비롯한 106명의 시의원들은 서울시의회의 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런 제 계획에 동의해줄 것을 믿는다. 그러나 내부규제는 ‘지방의원 행동강령’ 안에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 것이라서, 굳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의원들이 윤리를 몰라서 비리와 연루되는 것이 아니다. 의원 스스로에게 맡길 부분은 맡겨야 한다. 가장 속일 수 없는 것이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실은 9대 서울시의회 개원 이틀 전에 ‘서울시의회 의원 행동강령’조례안을 저를 비롯한 19명의 의원이 공동발의 했다. 현재 이 조례를 의회개혁특별위원회에서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의원들의 윤리의식 강화를 위한 좋은 조례가 탄생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Q. 前의장들도 공통으로 정책보좌관제 도입 실현을 주창해왔다.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유와 실현방안을 밝혀 달라.

 
지방의회는 출범 당시인 24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 모습이 같다. 그러나 지방의회가 견제ㆍ감시해야 할 대상인 집행부의 덩치는 많이 커졌다. 서울시만 하더라도 재정 규모가 33조여 원(서울시 23조, 교육청 10조)이나 된다. 그 많은 예산을 100명이 갓 넘는 의원들이 꼼꼼하게 관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정책보좌관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유일한 해결방안은 국민과 국회의 동의를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를 위해선 서울시의회의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요구할 수 없는 법이다. 그동안 서울시의회는 전국 지방의회의 맏형으로 지방자치제의 발전을 위해 정책보좌관제 도입을 앞장서서 추진해왔다. 그 결과 지난 해 정부에서 정책보좌관 도입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이 사안에 대해 김한길 前 당대표와도 만나 공감대를 형성했는데, 상위법이 개정돼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매일 국회에 출근해서라도 꼭 관철할 각오이다.

Q. 서울시에 속한 의회사무처 직원 인사권을 독립시키고, 공기업 사장 후보자에 대해선 인사청문회를 도입하는 안도 내놨는데 구상이 무엇인가.
시의회 사무처 인사권 독립은 정책보좌관제 도입 후에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그 이유는 알려져 있는 것처럼 시의회의 독립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있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의회 사무처의 직원 인사권이 자치단체장에게 있다 보니 사무처 직원들이 인사권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또 의원들의 중요한 정보가 집행부에 속속들이 전달되는 것도 문제다. 때문에 의정활동이 알게 모르게 위축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사실상 의원들의 의정활동이 제약을 받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의회가 제대로 된 책무를 다하려면 인사권 독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공기업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은 최근 불거진 관피아를 없애고, 공기업의 경영 정상화와 사회적 책임을 묻고자 하는 취지이다. 최근 한 취업포털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직장인의 일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이 공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일이 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기업들은 자산보다 부채가 많다. 서울시 산하 공기업도 마찬가지다. 서울시 산하 주요 5개 공기업의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가 23조 6,558억 원으로 지난 해 말보다 6,222억 원 늘어났다고 한다. 최판술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서울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이다. 최 의원의 자료 분석에 따르면 5개 공기업의 부채 총액은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서울시가 부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산하 공기업 역시 혁신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기업 사장의 의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공기업 사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도입된다면 사장이 되기 전부터 이런 문제에 대한 철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답도 빠르게 얻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 서울시 산하 공기업에 대한 투명성 역시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Q. 구룡마을 사태나 제2롯데월드 안전문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의회 차원에서 구룡마을 현안 해결이나 롯데월드 안전에 대한 시민의 불안 해소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

 
강남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이 지난 8월 4일 도시개발구역에서 해제되면서 구룡마을 개발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2012년 8월 2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구역 지정 후 2년 동안 개발계획이 수립되지 않아서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도시개발의 ‘본질’은 지속 가능한 공생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 이기주의, 정치논리, 지자체장들의 과잉소신, 아집 등은 경계대상이 돼야 한다. 도시개발과정의 본질은 지켜져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돈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서울시의회는 거주민의 삶을 중심에 둔 새로운 도시개발사업의 성공모델을 구룡마을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제2롯데월드 주변에 요즘 싱크홀이 많이 발견되면서 주민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서울시의회에서 “서울특별시의회 싱크홀 발생 원인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이 발의됐다. 안전대책 특위에서 시민안전을 위한 본격적인 현장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싱크홀이 지하철 9호선 공사와 관련이 있다고 발표는 됐지만 안전에 관해서는 모든 것을 열어두고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2롯데월드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건설현장에선 공사단계부터 운영단계까지 0.0001% 가능성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용접기 화재, 인명사고 등이 빈발한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롯데는 법적 제도요구를 뛰어넘는 과감한 보완 조치를 통해 안전에 관한 모범적인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 서울시의회에서는 ‘안전’에 대한 문제만큼은 절대 소홀하지 않을 것이며, 서울시에도 강력히 이를 촉구할 방침이다.

Q. 8대에 이어 9대에도 야당이 다수당이 됐다. 시장도 교육감도 모두 야권 인사들인데 어떻게 관계를 설정해 나갈 것인가.
헌정 이후 서울시장과 교육감, 시의회 다수당이 정치이념이 동일한 경우는 이번 9대 의회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서울시장과 교육정책에 안정감을 줄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우려가 있다. 그만큼 의회의 기능과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시의회의 다수당이 박원순 시장이나 조희연 교육감과 이념을 같이 한다고 할지라도 엄연히 시의회의 기능은 견제와 감시의 역할이다. 천만 시민이 준 고귀한 책무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서울시의회는 서울시의 편이 아닌 천만 서울시민의 편이다. 의원들의 지혜를 모아 의회 본연의 역할인 견제와 감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 서울시의회와 서울시는 수레의 양 바퀴처럼 균형을 맞춰 나가야 한다.

Q. 서울시의회를 이끌어갈 각오를 말해 달라.

 
현재 서울시의회의 위상은 가슴이 아플 정도로 참담하다. 하지만 106명 의원들 모두가 함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면 새로운 기회와 희망의 역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의회가 서울시민들로 하여금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행복한 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제9대 서울시의회 106명의 의원들은 우리 시민들이 공평과 정의가 살아있고 법치와 인권이 존중받는 서울에서 오늘보다 더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다. 서울 시민 여러분께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당부하는 바이다. <NP>

※ 서울시의회 박래학 의장 프로필
ㆍ생년월일: 1954년 1월 21일

[학력]
ㆍ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ㆍ건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 법학전공 박사과정 휴학

[경력]
ㆍ제9대 서울시의회 의장(현)
ㆍ제8대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2013.10~2014.6)
ㆍ제8대 서울시의회 남북교류협력지원특별위원회 위원장(2013.2~2014.6)
ㆍ제7대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의원(2008.10~2010.6)
ㆍ제7대 서울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 위원(2008.7~2010.6)
ㆍ제6대 서울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 부위원장(2004.12~2005.6)
ㆍ제6대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2003.10~20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