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훈련을 특화시킨 '장흥호스랜드' 개장

한국의 경마 위상을 크게 높인 '필소굿'

2014-10-31     박용준 기자

[장흥=시사뉴스피플] 박용준 기자

한국마사회 자료에 따르면 말 한 마리가 연간 6,000여 만원의 부가가치를 만든다고 한다. 2018년까지 1만개 신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자연스레 농가 수익도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아직 국민 대다수가 '말=도박'이라는 인식이다. 영국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는 경마는 사교이자 마주 취득자격도 어렵다. 퇴역한 경주마를 다시 찾는 열성팬도 많다. 해외 대회에서 우승은 국익도 대변한다.

다행스런 점은 동떨어진 경마 환경이지만 국내도 2012년 9월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칼더경마장에서 열린 제3경주에서 한국경마사상 최초로 해외경주 우승마가 탄생됐다는 사실이다. 그 경주마의 이름은 '필소굿(Feel So Good)'. 당시 우승 기록은 1분40초94로 2위를 7마신차로 이겼다. 이에 미국 최대 경마 관련 언론매체는 떠들썩했고, 한국의 경마 위상은 크게 높아졌다. 이 말을 길러 낸 제주의 켄터키팜 영농조합법인의 임병효 대표이사에게도 명예를 가져줬다.

제2의 경주마 사육장 오픈 예정

 
'馬에 미친 남자'로 통하는 켄터키팜 영농조합법인의 임병효 대표이사가 그가 경영하던 사업체들을 모두 내려놓고 해외에서도 통하는 경주마 생산을 위해 지난 4월 '장흥호스랜드'를 개장했다. 이곳은 말을 키우기 위한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한겨울에도 눈이 쌓이지 않아 풀이 잘자라고 말들이 좋아하는 먹이인 갈대도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간 일본이나 미국 등 경마 선진국을 두루 다니며 익혔던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국내 말 산업 발전을 위해 뛰어든 것. 임 대표이사는 "미국의 경우는 태어나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워킹머신을 한다. 어릴 때부터 근육을 만들고 뛸 수 있는 기초를 다져주고 있다"며 "우리 목장에서 이를 실현할 것이며, 훈련을 통해 경주마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장흥호스랜드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과 3시간 거리에 있다. 여기 마주이기도 한 임병효 대표이사는 직접 기른 경주마를 대회에 내보내고 있는데, 제주에서 키울 때 보다는 성적이 좋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말은 예민한 성격이다. 10시간 넘게 이동해 렛츠런파크 마방에 들어가면 위궤양이나 컨디션 조절에도 실패 할 수 있고, 평소 보다 부진한 성적을 낼 수 있는 등 여러 요인이 따른다"며 "보다 최적화 된 위치에서 조기 훈련을 시킨 경주마가 대회 나선다면 분명 과거에 비해 월등한 결과를 가져 줄 것이라 믿고 있다"며 희망에 차 있었다. 속내는 "대통령배나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한편, 임병효 대표이사는 최근 장흥호스랜드 외에 내륙에 제2의 경주마 사육장을 오픈할 예정으로 부지를 매입한 상황이다. 이곳은 미국의 경주마 사육장과 유사한 지형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서 경주마의 조기 훈련의 중요성도 판가름 하고자 한다. 임 대표이사는 "이번 부지는 일정한 언덕도 있다. 말들이 열심히 뛰어다니며 체력과 근력도 키울 것이다. 언덕에는 먹이를 두고 1KM에는 물을 두는 등 말의 움직임도 극대화시켜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경주마를 생산해 내겠다"고 밝혔다. 

말 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

 
서울에서 소위 잘 나가던 가스 관련 사업을 접고 먼 제주며 장흥까지 오게 된 사연은 뭘까. 그는 "생각만 해도 말은 너무 좋다.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고 밝혔다. 주변의 반대가 극심했지만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경주마 생산에 나서게 된 이유다. 때문에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에서 일하며 협회 발전과 말 사육장들의 애로사항을 개선해나가는데 앞장선 그다. 현재는 감사를 맡고 있다. 또한 장흥군의 말 산업 정책에 뜻을 함께 하며 지역발전을 위해 장흥군 인재육성장학회에 장학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장흥호스랜드는 한국말산업고등학교의 안정적 정착과 학생들을 위해 매주 토요일 실습현장으로 제공도 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요청 시 만사 제쳐 두고서라도 임 대표이사는 특강을 이어가고 있다. 20여 년간 경주마를 키우면서 개선돼야 할 부분은 있는지 물었다. 그는 "현재 말 산업법이 승마에만 편중돼 있는 것 같다. 경주마에도 일부 할애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또한 "경주마는 성적이 좌우한다. 현재 년 2~3승 하는 말이 10%가 안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충분한 훈련이 되지 못하는 부분을 꼽고 있다. 마방에 들어가서는 훈련은 제약이 따르기에 년 6경주 정도로 한정하고 한 경기를 치르고 나면 밖에서 강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정립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