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집/ Again 2002> 황선홍, 유상철 이번엔 목소리로 만난다
월드컵 중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
2006-06-02 강은하 기자
방송사들은 스타급 간판 축구 해설 위원들을 내세우며 자신들의 축구 중계를 시청해 주길 바라고 있다. 특히 2002년 직접 그라운드를 누볐던 태극전사들의 해설위원 영입은 국민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국가대표선수로 활약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실감나는 해설을 해줄 것은 물론이고, 가슴 졸이는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선수가 아닌 해설가의 입장에서 느껴지는 또 다른 감동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젠 은퇴했지만 각각 SBS와 KBS의 해설가로 변신한 황선홍, 유상철 선수의 그라운드 밖 활약이 기대된다. 4강 신화 주역이었던 그들에게 독일 월드컵에 대한 조심스런 분석, 그리고 축구인으로서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황선홍, 첫 번째 목표는 16강 진출이다
#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는데
전남 드래곤즈의 수석코치를 맡아 최근까지 시즌 준비에 정신이 없었다. 2002년 월드컵을 통해서 축구가 얼마나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운동인가를 생각하게 됐다. 지도자로서도 기쁨을 줄 수 있으면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서 최종적인 목표로 삼고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
한편 K리그 경기 땐 팬들이 운동장을 많이 찾아 주지 않아서 아쉽다. 좋은 축구를 선보이지 못한 책임감도 느낀다. 앞으로 팬들이 좋아할 수 있는 축구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월드컵 대표팀 응원도 중요하지만 우리 K리그도 많이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 이번 월드컵을 기다리며 지난 2002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4년 전에는 중압감 같은 것이 많았지만 지금은 16강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편안한 마음으로 이번 월드컵을 기대하고 있다. 재미있을 것 같다. 우리 팀 뿐 아니라 세계 축구가 어떻게 변했고 어떤 스타일을 택하는지 그 변화를 지켜보고 싶다. 흥미로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편해졌다.
# 2002년의 감동을 함께 나눴던 동료들과의 지속적인 우정을 과시해달라
지금도 많이는 아니라도 자주 운동장에서도 보고 전화통화도 지속적으로 한다. 김남일, 홍명보, 김병지, 유상철 등 여러 선수 및 코치들과는 경기장에서 만나거나 전화로 자주 연락한다. 2002년 멤버 가운데 어린 선수와는 거리감이 있지만 대부분의 선수와는 자주 통화하고 연락을 주고받는 중이다.
# 경기 해설가로서의 부담감은 없나
솔직히 부담이 크다. 어떻게 팬들이 봐줄지 적정이긴 하다. 되도록이면 꾸밈없이 시청자들에게 솔직해지려고 한다. 내가 팬들에게 조금 더 쉽게 경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 축구에 도움이 될 것 같다.
# 이번 월드컵의 상대팀 전력과 우리 대표팀의 예상 성적을 분석해 보자면
16강 진출이 첫 번째 목표다. 16강에 오르는 것이 8강 4강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우선은 16강 진출만 생각하고 있다.
토고는 우리가 알고 있지 않은 복병 중의 하나다. 아프리카 축구 특유의 유연성과 선수 개인의 기술이 탁월한 팀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우리 한국의 1승 목표다. 이 경기에서 우리 팀은 승부를 봐야 한다. 한 골 차로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본다.
프랑스는 아트 싸커라는 말을 보여줄 정도로 정교하고 창의적인 패스워크가 좋고 멤버의 구성이 탄탄한 팀 가운데 하나다. 요새 주춤거리기도 하며 팀 전체가 하향세지만 그래도 톱 레벨이다. 어려운 경기를 예상한다.
스위스도 해 볼만하다고 생각하는데 만만치 않을 것 같다.우리가 상대하기에는 프랑스나 토고보다 더 까다롭지 않을까. 조직력도 빼어나 우리에게는 매우 어려운 팀이 될 것 같다. 쉽게 득점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3경기 모두 한 두 골 차의 피를 말리는 승부가 될 것 같다.
# 월드컵을 앞두고 후배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우선 당당해졌으면 좋겠다. 2002년에 했던 것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걸맞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비록 경기 장소가 홈이 아닌 적지지만 위축되지 말고 월드컵 4강의 자부심을 가지고 상대와 당당하게 맞서 싸우면 기대 이상의 좋은 경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황 코치 자신에게 ‘축구인’으로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축구인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월드컵 대표팀의 감독을 하는 것이 최종목표다. 지도자로 월드컵을 나가고 2002년과 같이 전 국민에게 커다란 기쁨을 준다면 성공한 축구인 아니겠는가. NP
유상철, 매 경기가 결승전이란 각오로
# 최근 근황과 구체적인 향후 계획은
은퇴를 하면 시간적 여유가 많을 줄 알았는데 막상 하고나니 여기저기 인사할 곳도 많고, 만날 사람도 많아서 선수 때보다 더 바쁘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선수 때 못한 가족들과의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중이다.
은퇴 후 많이들 가는 코치 해외연수와 다르게,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스포츠 재활 쪽으로 공부를 하려고 한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제 2의 축구인생을 가야하는 나로서 평소 스포츠 재활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국내에서보다는 축구의 전반적인 모든 분야에서 앞서있는 해외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우선 언어적인 부분과 스포츠 생리, 역학 등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접하면서 스포츠 재활분야 공부를 위한 준비를 할 예정이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유럽 및 미국에서 공부를 할 계획이다.
# 직접 그라운드를 누빈 4년 전과 월드컵을 기다리는 마음가짐이 다르다면
솔직히 이번 월드컵을 뛰고 나서 은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부상 때문에 은퇴를 하게 되었고 이제는 선수가 아닌 해설자로서 월드컵을 맞이한다는 것이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4년 전이나 지금이나 좋은 성과를 간절히 원하고 있고, 대표팀 선수들이 훌륭하게 잘 해낼 것이라고 믿고 있다.
# 경기 해설가로서의 각오는
지금도 경기장에서 선수로 뛰라면 자신이 있는데, 막상 마이크를 잡고 해설을 한다고 생각하면 솔직히 많은 부담감이 느껴진다. 틀에 박힌 딱딱한 해설이 아닌, 선수입장이 되어서 경기장에서 느끼는 모든 감정을 잘 표현해서 축구팬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실감나는 해설을 하려고 한다.
# 우리 대표팀의 독일 월드컵 성적을 조심스레 예상해보자면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대표팀 선수 전원이 2002년 당시의 정신력만 가지고 있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월드컵 본선에 나오는 나라 중 어느 한나라도 실력이 없는 나라는 없다. 항상 그러하듯, 경우의 수를 생각하기보다는 매 경기가 결승전이라는 생각으로 승리를 위한 경기를 펼쳐야할 것이다.
# 후배 선수들에게 당부의 한마디
2002년도와는 달리 한국에서 벌어지는 경기가 아니라 타국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현지 환경에 최대한 빨리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절대로 긴장하지 말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량과 능력을 100% 발휘하여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플레이를 펼친다면 만족할 만한 결과가 있을 것이다.
# 유상철 선수를 사랑하는 전국의 축구팬들에게
아껴주시고 많은 응원 보내주시는 팬들에게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순 없지만, 이제부터는 선수가 아닌 축구인 유상철로 인사드린다. 축구가 제 인생에 전부이기에 앞으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서 노력 할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이 아시아 최강이 아닌 세계 최강의 축구 강대국이 될 수 있도록 저의 모든 역량을 다해 축구발전에 기여 할 것이다. 여러분들의 더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