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재활용업체들만의 산업단지 조성

손성익 회장, 친환경적인 재활용 사업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2015-06-04     박용준 기자

[부산=시사뉴스피플] 박용준 기자

철스크랩업체들의 숙원이었던 산업단지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냈다. ‘부산자원순환특화단지’로 명명된 이곳은 국내 최초로 금속 및 비금속원료재생 업체들이 모여 친환경적으로, 상당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외국산 스크랩의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철강사 제품의 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하게 됐다. 현재 산업단지 조성은 6월말로 예정돼 있으며, 업체별로 건축허가를 받아 공사를 완료하고 입주한 업체들도 제법 있다.

국내 최초 스크랩업체를 위한 산업단지 조성

 
자원없는 우리나라지만 현재 세계 5대 철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사업인 자동차와 조선 등은 국내 경제를 지탱하는 주춧돌이 됐다. 중심에는 국내 굴지의 제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대한제강 등이 있지만, 사실상 숨은 공로자는 묵묵히 일선에서 일하는 철스크랩업체들이다. 이들로 인해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자원 재활용이라는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주위의 시선은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저해 시설로 인식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국내 최초 ‘부산자원순환특화단지’ 완공이 눈앞에 온 것. 이 단지는 부산·경남 철 스크랩 사업협동조합이 지난 2009년 부산시에 전용단지 건설을 제안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허남식 부산시장의 관심 속에 T/F팀 구성, 부산도시공사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의 노고가 십분 발휘돼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부산·경남스크랩사업협동조합(회장 경원스틸(주) 손성익 대표이사)을 결성하기 위해 애쓴 회원사들의 열정적인 자세와 노력이 함께했다. 여기에 뜻을 함께하며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헌신한 서부산재활용협동조합의 노고도 있었다. 손성익 회장은 “6년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합법적으로 산업단지에 입주하자는 열의가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면서 “이제 소음이나 분진 등에 대한 민원에서 자유로워지고 자원재활용 업체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며 국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른 ‘자원순환단지’

 
자원순환단지는 총 16만 8,000평으로, 산업용지 10만 3,000평, 지원시설 1만 2,000평으로 조성되어있다. 이 지역에는 부산경남스크랩사업협동조합 45개사와 서부산재활용협동조합 30개사들이 들어 올 예정으로, 모두 실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혹시나 하는 부동산 투기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 분양 규모는 500평에서 3,500평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 지역의 장점은 먼저 위치적인 우위. 가락IC와 인접해 교통이 편리하다. 또 인근 녹산공단이나 지사과학단지, 강서산업단지 등이 있어 스크랩 수급이 용이해 업체 간 서로 윈윈할 수 있다. 특별한 혜택도 있다. 2015년 입주확정기업에 한해 2017년까지 취득세 100%와 재산세 50%를 감면해준다. 뿐만 아니라 입주업체 모두 동종업체라 민원에서부터 자유롭다. 손성익 회장은 “그동안 재활용업체들은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사회적 인식 저하로 인한 각종 민원들이 발생했다. 때문에 업체들은 외곽으로 몰려들게 되는 등 여러 고충이 따랐다”며 “이제는 합법적으로 산업단지 입주해 당당히 친환경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자원순환단지 건립을 위해 애써준 모든 관련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한편, 전국에서 최초로 재활용업체들이 입주하게 되는 산업단지가 조성되자 각처에서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들이 찾아 감탄하고 돌아갔다고. 

재활용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도심은 계속 개발되고 있다. 이 말은 재활용 업체들이 설자리는 점점 없어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로서는 재활용 사업을 발전시켜야 할 명분을 가지고 있다. 이번 산업단지 조성은 변화의 시작에 불과하다.” 손성익 회장의 말이다. 손 회장은 “사실 집성화단지 보다는 각 공장들과 함께 입주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공장들 사이에 일정 비율로 합법적인 시설을 갖춘 재활용업체가 들어서면 물류비 절감 등 이점이 많다는 얘기다. 그는 “아마 생곡 자원순환단지 같은 대단위 산업단지가 들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다. 산업현장에서 나오는 재활용 품목들을 수거해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재활용 업체가 가지지 못하는 ‘제조사 허가’에 대한 법망을 수정해 함께 산업단지 입주가 용이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렵게 파지나 빈병, 고철 등을 주워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각종 규제로 생업을 포기해야 할 지경이다. 도심에 위치한 재활용수집소를 없애기 보다는 철저한 관리하에 어르신들을 위한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들에게도 호소했다. “요즘은 각 가정마다 생활공간에 화장실이 함께 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면서 “같은 맥락으로 재활용업체를 봐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부산·경남스크랩사업협동조합은 대한제강 협력업체인 경원스틸(주)을 경영하고 있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선행에 늘 앞장서고 있는 그는, 현재 부산지역 철스크랩업을 영위하는 업체들로 구성된 부경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