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시프트 시대 도래, 다각적 변화 일어나

정부… 노동정책전환 혁신, 기업… 경영 프로세스 전반 개혁 필요

2016-06-03     뉴스피플 경제부

국가경제는 물론이고 기업들도 기존에 경험할 수 없었던 노동자와 소비자가 모두 고령화되는 새로운 환경인 시니어시프트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 시니어시프트로 인해 발생되는 경제환경 변화와 기업대응 트렌드를 알아본다.

최근 인구구조의 고령화에 따라 발생하는 경영 및 경제적 영향에 대한 이슈제거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6년을 정점으로 둔화가 예측되나,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 비중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고령자의 증가로 경제의 또 다른 한 축인 소비자의 고령화가 진행됨으로서 노동자와 소비자 모두 고령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국가는 물론이고 기업들도 기존에 경험할 수 없었던 노동자와 소비자가 모두 고령화되는 새로운 환경인 시니어시프트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시니어시프트란 일본 최대 유통업체 이온(AEON)이 ‘시니어 시프트(Senior Shift)’ 전략을 발표하면서 알려진 신조어다. 교령사회로의 진입에 따라 경영경제 환경이 고령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즉, 소비자와 노동자 모두 고령자가 주력이 되는 시대의 도래에 따라 기업들도 기존의 생산과 판매 등의 경영 전략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새로운 혁신 전력이 필요하다.

시니어시프트에 따른 산업 규모
고령자 관련 시장 규모가 매우 클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자 관련 시장 규모는 금융업을 제외하고 약 27조원 규모로 모태산업 대비 비중은 약 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친화산업 시장규모는 여가산업 시장 9.3조원으로 가장 크고, 식품시장 6.4조원, 의약품 시장 3.8조원, 요양시장 2.9조원, 고령친화용품시장 1.7조원, 주거관련 시장 1.4조원 등의 순서다. 고령친화산업 시장의 모태산업 대비 비중은 고령친화용품 시장은 100%, 요양 시장 93.9%, 의료기기 시장 32.1%, 의약품 시장 27.9%, 식품 시장 14.7%, 화장품 시장 9.8% 등의 순서로 집계됐다. 시니어시프트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고령자 관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국내 고령친화산업의 경우 매년 약 13%의 성장률을 보여 2020년에는 약 78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설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령자 관련 시장이 이처럼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에 대비하여 기업들의 보다 철저한 시장분석이 필요하다.

근로자 구성
고령노동자의 꾸준한 증가와 동시에 대졸 이상의 고령 노동자가 급증하고 있다. 퇴직연령의 고령자가 계속 경제활동에 참여함으로서 노동시장 내 고령노동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2000년 약 59%였던 퇴근연령의 경제활동참여율이 2014년 66.2%까지 증가하면서 고령노동자의 노동시장 비중이 늘어났다. 가장 고령화된 일본의 경우 2013년 65세 이상 취업자 비중이 세계 최초로 전체 취업자의 10%를 넘었는데, 고령노동자의 증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한국도 이런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령노동자 중 대졸 이상의 고학력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들의 시장 내 경쟁력은 유효할 가능성이 높다. 60세 이상 근로자 중 대졸이상은 2009년 약 5만 명에 불과했으나, 2014년 약 10만 명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따라서 고령노동자의 대졸 이상의 기본적인 학력과 숙련 기술이 결합될 경우 고령노동자의 경쟁력 저하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이들의 노동시장 내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

고령자 소비성향
고령자의 평균소비성향이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식품 및 의약품 등을 가장 필요로 한다. 60대 이후에도 평균소비성향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연령별 평균소비성향을 살펴보면, 20대 0.74, 30대 0.71, 40대 0.77, 50대 0.71, 60대 0.70, 70대 0.76으로 나타났다. 70대의 경우 가장 소비성향이 높은 40대에 근접하다. 한편 2010년 65세 이상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중이 약 25%였으나, 2035년에는 약 45%로 크게 증가하는 등 65세 이상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시장의 주요 당사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고령자들은 식품과 의약품, 의료기기 등의 제품을 가장 필요한 제품으로 선택하고 있다. 필요제품 1순위는 식품 34.8%, 의약품 24.1%, 의료기기 10.0%, 일상생활보조용품 7.3% 등의 순서다. 1순위에서 3순위까지 합산한 결과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다만 일상생활보조용품보다 운동용품이 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1인 고령자 가구가 증가하는 사회 현상과 맞물려서 고령자의 선호에 맞는 식품이나 의약품 등이 주요 타깃 시장이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 동향 변화돼야
선진국들은 고령자 지원보다는 고령자를 노동시장에 장기간 머물게 하는 ‘적극적 고령화(active ageing)’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국의 고령자 정책 동향을 살펴보면, 독일과 영국은 근로자 소득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일본은 기업지원, 핀란드는 나이차별 금지와 같은 기업문화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정년 문제에 있어서도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 정년이 없거나 우리나라보다 정년이 긴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은 기업들의 고령자에 대한 고용지원을 장려하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고령노동자의 개인적 문제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예를 들어 임금피크제 등 고용유지를 위한 기업 노력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고령자의 신규채용을 위해서 전문인력 채용 시 지원, 장년취업 인턴제 마련, 시간선택제 일자리 제공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시니어시프트, 기업대응 트렌드
시니어시프트 시대의 환경 변화에 따른 기업 대응전략을 VRM(Value Reference Model)1)의 개발/디자인, 생산, 물류유통, 마케팅 프로세스에 따라 살펴본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등을 활용한 고령사용자 참여형 제품/서비스에 대한 기획개발을 확대했다. 기업의 R&D나 디자인개발 등은 고령소비자들의 행동특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인간중심 설계를 기본으로 진행되고 있다. 제품개발 변화 트렌드의 중심에는 고령소비자들의 행동특성을 적응적으로 반영하여 R&D나 디자인 개발 등을 진행하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콘셉트의 인간중심 디자인 설계가 자리잡아 가는 중이다. 최근에는 성별, 나이, 장애의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시설 및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각광받고 있다. 파나소닉의 경우 2003년부터 전사유니버설디자인추진체제를 발족시켜 유니버설디자인 중심의 제품 개발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모션캡쳐, 설문조사 등을 통해 사용자의 제품이용 상황과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실무자와 전문가의 평가를 통해 아이디어를 입안하고 다시 사용자평가를 거쳐 상품화하는 단계를 거쳤다. 이를 통한 파나소닉의 고령자 맞춤 틸트형 세탁기는 유럽에서 크게 성공했다.

생산방식… 2조 2교대 제도
고령자의 증가와 사회분위기 변화에 따라 생산 및 업무방식 트렌드는 과거 장기간 노동에서 노동시간이 감소되는 추세로 변화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OECD 국가 중 노동시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노동시간을 감소하는 추세가 고령사회로의 진입과 맞물려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제조업 등 생산 현장의 경우 근로자의 노동시간을 직접적으로 감소하는 방법으로, 서비스업은 과거 정형화된 근무 형태에서 벗어나 고령자의 특성에 맞추어 다양한 근무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자동차, 철강 산업 등 제조업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던 2조 2교대 교대조 생산방식이 주간연속 2교대제도로 전환되는 등 노동시장을 감소하는 방향으로 개편되고 있다. 대표적 서비스업인 은행의 경우 콜센터에서 고령자에게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조정해주면서 업무를 맡기는 연령관리훈련(Age Management Training)이나, 연령 다양화전략(Age Diversity Strategy)을 통해 같은 연령대의 소비자를 응대할 수 있도록 고령자 업무를 전환하는 유연시간근무제를 통해 고령친화적 기업문화를 형성했다.

옴니채널 전략 유통채널
유통채널 트렌드가 과거 오프라인 매장만 존재하던 단일채널에서 소비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동시에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옴니채널로 전환되는 추세다. 특히,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고령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동시 활용 기업들이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 기업도 오프라인 기업처럼 유통채널에 투자하여 매장을 보유하고, 오프라인 기업도 온라인 매장을 갖는 등 온라인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 쇼핑을 자주하는 사람의 경우 옴니채널 활용자가 전체의 63%인데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고령자의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세븐일레븐의 경우 1999년 50세 이상 고객이 14%였으나, 2013년 50세 이상 고객은 30%로 크게 증가하면서 고령자를 위한 옴니채널 전략을 적극활용하여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예를 들어, 고령자가 유선으로 구매 결정하면 택배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으로, 주문한 도시락을 집에까지 배달해주는 세븐밀 서비스의 회원 가운데 3분의 2 이상은 60세 이상이었다.

고령자 니즈 맞춘 마케팅
과거 소극적 마케팅에서 적극적이고 다양한 마케팅으로 전환됨에 따라 노년층의 심리와 행동특성을 동시에 고려한 마케팅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소비자는 과거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던 일반소비자에서 제품을 자신의 니즈에 맞게 재창조하여 소비하는 모디슈머(modisumer)로 전환되고 있는데, 고령자들도 점차 자신의 니즈를 제품에 투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고객관리는 과거 단순한 데이터베이스 관리에서 벗어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령자를 관리할 수 있는 큐레이션 마케팅으로 변화했다. 따라서, 기업들도 고령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관리를 강화하는 마케팅 전략을 통해 지속성장을 요구받고 있다. 일본 유통업체 이온은 시니어시프트 시대에 적합한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온은 소비에 적극적인 시니어세대를 그랜드제너레이션(Grand Generation)으로 포지셔닝시키고, 이들을 위해 G.G몰을 오픈하거나 G.G카드 등을 비롯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여 성공했다. 예를 들어, G.G 몰은 고령자를 위해 가격 글씨를 확대하였고, 매장 POP도 유니버셜 디자인을 적극 활용했을 뿐 아니라, 직원들로 하여금 시니어서비스 자격증을 획득하게 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고령근로자 증가,
- 노동시간 재편 등 혁신 필요 
시니어시프트 도래에 따른 고령화된 근로자의 증가 등 경제 환경변화에 대비하여 정부는 노동정책전환 등 혁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첫째, 적극적 고령화(Active Ageing) 정책 추진을 통해 생산인구 감소를 대비하여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적극적 고령화 정책 실시를 위해 기업이나 시민사회의 협조를 바탕으로 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직장 내 나이차별 가이드라인 등을 제공하여 나이에 따른 균등 기회보장 확대로 연결되도록 유도해야 하고, 고령자의 기술개발 성과에 대한 기업 인센티브 지원 정책을 강화하는 등 기업들이 고령자에 대한 채용과 고용 유지에 강한 유인을 갖도록 고용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 ▲ 둘째, 생애맞춤형 노동시간 체계 혁신을 통해 고령노동자에게 적합한 탄력적인 노동시간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시간의 문제가 저연령층이나 고령층 등 모든 근로자에게 동일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가정을 벗어나 생애주기별 노동시간과 그 영향을 세분화하는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고령근로자의 노동시간에 대한 기준이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하여 현재의 노동시간 체계를 고령자에게 적합한 생애맞춤형 노동시간 체계로 재편해야 한다. ▲ 셋째, 정부차원의 체계적 직업능력개발 시스템 구축을 통해 고령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본다. 고령화와 저출산 등 양적 노동력 감소에 대해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질적 대비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인적자원에 대한 효율적 교육훈련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고령근로자에게 적합한 직종이나 직무를 개발함과 동시에 교육훈련과 평생학습을 연계하는 통합적 직업능력개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고령자 특성에 맞춰야
시니어시프트를 기업경영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업경영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개혁이 필요하다. ▲ 첫째, 고령자를 위한 제품 개발을 위해 인간중심 설계나 유니버설 디자인 등 다양한 방안들이 도입되어야 한다. 고령자의 행동 특성과 신체적 반응 정도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인간중심 설계 등의 관점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개발부서에서 제품을 새로 제작할 경우 인간중심 설계를 적극 도입하여 고령자의 특성에 적합한 제품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 둘째, 고령자 관점에서 기업에게 필요한 새로운 인적자원개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고령근로자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이 생산의 핵심인력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들에게 적합한 생산방식이나 조직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향후 증가하게 될 고령근로자 개인의 속도나 수준에 맞는 유연한 훈련 방안의 필요성과 훈련 기회에서의 차별을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 셋째, 고령자 중심의 새로운 고객접점센터 등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시니어시프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기존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전략은 시니어시프트 시대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고령자를 위한 유통채널과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고령자의 접근성을 고려한 매장 위치나 구성 형태, 고령자의 기호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수행해야 한다. <NP>

※ 자료제공: 현대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