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기분도 ‘양극화’…상류층 ‘즐겁다’ vs 하류층 ‘즐겁지 않다’
[시사뉴스피플=이남진 기자] ‘민족대이동’이 예고되는 최대 명절 추석이 다가온다. 평소 자주 보지 못하는 가족과 친지를 보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마냥 즐겁지 않은 사람도 있다. 특히 추석 명절 기분도 생활수준별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씁쓸함을 준다.
8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8월 30일~9월1일 전국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추석 명절이 다가오는 것이 즐거운 일인지 여부를 물은 결과 ‘즐겁다’ 59%, ‘즐겁지 않다’ 30%였으며 12%는 의견을 유보했다.
하류층일수록, 나이 많을수록 즐겁지 않아
특히 경제적 수준이 높을수록 즐겁다는 사람이 많았다. 생활수준별로 상/중상층, 중층에서는 ‘추석 맞이가 즐겁다’는 응답이 60%를 넘었지만 중하층은 56%, 특히 하층은 ‘즐겁다’와 ‘즐겁지 않다’가 각각 43%, 40%로 비슷했다. 그 외 무직/은퇴자, 추석 때 따로 사는 가족·친척 만남 계획이 없는 사람 중에서도 약 40%는 즐겁지 않다고 답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즐겁지 않다는 응답이 많았다. 연령대로 보면, ‘추석이 즐겁다’는 응답은 20대에서 76%로 가장 많고, 50대에서 47%로 가장 적었다. 특히 50대는 41%가 ‘즐겁지 않다’고 답해 타 연령대에 비해 추석맞이 부담감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추석맞이가 즐겁다는 사람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591명, 자유응답) '가족/형제/자녀/친지와 만남'(68%), '연휴가 길어서/쉴 수 있어서'(16%), '최대 명절/고유의 전통'(7%), '고향에 갈 수 있어서'(3%)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사정’이 명절 기분에 가장 큰 영향
반면 추석 맞이가 즐겁지 않은 사람은 그 이유로(299명, 자유응답) '경기·경제 사정 안 좋음/경제적 부담'(47%), '일이 많고 힘들어서/가사 부담'(15%), '친척 부담스러움/가족 관계 안 좋음'(8%), '명절이 싫다/귀찮아서'(6%), '건강하지 않음/가족이 아파서'(4%) 등을 지적했다.
추석 맞이가 즐겁지 않은 이유로 남성은 62%가 '경제적 부담', 4%만 '가사 부담'을 꼽았으나 여성에서는 '경제적 부담'(32%) 못지않게 '가사 부담'(24%) 응답도 많아 성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여성의 명절 가사 부담 응답은 2001년 49%, 2006년 36%, 2016년 24%로 감소세”라며 “이는 만혼(晩婚)과 맞벌이 증가, 제례 간소화, 그리고 일명 ‘명절 증후군’으로 불리는 주부 스트레스 인식 제고 등의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