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보내며...한국예선업의 오늘과 내일을 말하다

-예선업은 항만의 숨은 엔진
-“작은 예인(曳引) 하나하나가 우리의 바다와 경제를 지키는 큰 힘이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예선업협동조합  김 일동 이사장
한국예선업협동조합 김 일동 이사장

[시사뉴스피플=손영철문기자] 바다와 항구의 풍경은 늘 그렇듯 조용해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한시도 멈추지 않는 치열함이 흐른다. 선박의 안전한 입출항을 책임지는 예선(曳船)업은 그 흐름의 가장 깊은 곳에서 우리 해운·물류 산업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근간이다. 올해 역시 한국예선업계는 세계 경제의 변동, 항만 물동량 감소, 인력난, 안전 규제 강화라는 여러 파도를 헤쳐왔다.2025년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이 분야의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한국예선업협동조합 김일동 이사장을 만났다. 그는 올 한 해를 “위기와 기회의 경계에서 보낸 해”라고 표현했다.

변화의 바다 위에서 2025년 예선업의 현실
예선업은 항만에 진입하는 대형 선박을 밀고 당겨 정확한 위치로 이끄는 작업을 담당하는 고난도의 전문 산업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국제 경기가 흔들리고 주요 항만의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업계 전반에 그늘이 드리워졌다.국내 항만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일부 항만은 물동량이 회복세를 보였으나, 전체적으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예선업계는 물동량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매출 변동이 크고, 비용 구조는 고정적인 특성을 가져 어려움이 컸다.
김 이사장은 올 한 해를 이렇게 정리한다. “예선은 바람이 조금만 세져도, 항만의 일정이 조금만 흔들려도 바로 영향을 받습니다. 올해는 정말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술과 경험만큼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인력난도 올해 업계를 괴롭힌 큰 변수였다. 해기사 인력의 고령화, 신규 승선 인력 부족, 젊은 층의 이탈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문제였지만, 2025년에 이르러 체감되는 속도는 더 빨라졌다. 예선 선박 특성상 고도의 숙련이 필요하고 긴 항만 대기시간 등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에서 신규 인력 유입이 더욱 어려워진 것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예선업은 ‘안전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잃지 않았다. 실제로 올해 국내 예선 현장에서 대형 사고 소식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이 성과는 조합 소속 선사들의 안전투자와 직원 교육 강화에 따른 결실이었다.

2026년을 준비하는 예선업 기술 혁신의 서막
올해 예선업계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된 주제는 ‘기술 혁신’이었다. 특히 친환경 예선 도입, 하이브리드·전기추진 예선 연구가 본격화되었고, AI 기반 예선 스케줄링 시스템, 자율 예선의 가능성까지 공론의 장에 올랐다.
김 이사장은 기술 혁신을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단언했다. “전 세계 해운업이 친환경과 자동화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예선업도 더 이상 과거 방식에 머물 수 없습니다. 한국예선업의 미래는 기술로 결정됩니다.” 그는 실제로 조합 차원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
들을 언급하며 내년을 “기술 도약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 예선 운영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항만·예선 플랫폼 구축
• 예선 선박 연료의 친환경 전환 로드맵 마련
• 빅데이터 기반 해상 위험요소 분석 시스템 개발
• 신규 승선자들의 학습을 돕는 VR 기반 예선 조종 시뮬레이터 도입 검토
이 모든 흐름은 예선업이 단순한 ‘항만 보조 서비스’가 아니라 미래 해운물류 시스템의 핵심 전력이 될 것임을 보여준다.

예선업, 항만 경쟁력을 좌우하다

예선업의 중요성은 종종 일반 국민이 체감하기 어렵다. 그저 항구에 배를 밀어 넣고 꺼내주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예선 작업이 10분만 지연돼도 항만 전체의 일정이 흔들리고, 대형 선사의 출항 스케줄이 꼬이면 하루 수억 원의 손실로 이어진다.
김 이사장은 말한다. “예선업은 항만의 숨은 엔진입니다. 엔진이 꺼지면 자동차가 움직일 수 없듯, 예선 없이는 어떤 항만도 정상 운영이 어렵습니다.”
국내 항만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예선업의 품질, 숙련도, 장비 수준, 대응 속도가 모두 높아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원양선사들이 항만을 선택할 때 단순히 비용보다 예선 대응력’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는 추세다. 따라서 예선업의 발전은 국내 항만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일동 이사장이 말하는 2025년 송년 메시지
대담 말미에, 김일동 이사장에게 한국예선업을 이끌고 있는 리더로서 2025년을 마무리하는 송년 메시지를 부탁했다.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조용하면서도 묵직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25년은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위기를 버티고, 동시에 미래를 준비한 해였습니다. 예선업의 본질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든 것을 움직이는 힘’입니다.올 한 해 조합과 회원사 여러분이 보여주신 헌신과 전문성은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증거였습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어 그는 내년 예선업계의 방향성에 대해 이와 같은 비전을 제시했다. “2026년은 예선업의 체질을 바꾸는 해가 될 것입니다. 친환경·디지털 혁신, 인력 구조 개선, 조합의 조직 역량 강화에 전력을 다하겠습니다.‘우리 손으로 우리 산업의 미래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함께 걸어가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으로 업계 전체에 따뜻한 격려를 남겼다. “예선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고 중요한 산업입니다. 앞으로 더 당당하게, 더 전문적으로, 더 안전하게 나아갑시다.또 정부·항만당국·조합·금융·학계가 공동의 비전 아래 예선업의 안정적 전환을 지원할 때, 대한민국 항만의 안전성과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며, 2026년을 준비하는 지금, 작은 예인(曳引) 하나하나가 우리의 바다와 경제를 지키는 큰 힘이 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한 해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가오는 2026년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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